2023년 주간모기영 87호

[박일아의 요즘 한국영화] <어쩌다 활동가>(2023, 박마리솔), [모기수다 후기] <더 차일드>(2005), [5회 모기영] 후원에 감사합니다.

2023.05.20 | 조회 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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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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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아의 요즘 한국영화

세상을 좀 덜 지옥스럽게

<어쩌다 활동가> 박마리솔, 2023

3주 전, 올해 24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의 한국경쟁 후보작이었던 영화<어쩌다 활동가>는 박마리솔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입니다. 전주에서 머무르는 2박 3일 동안 <어쩌다 활동가>의 상영 스케줄은 그 이름도 유명한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와 동일 시간대였습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들며 연출하기에 누구보다 강력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더불어 사회비판적 메시지까지 겸비한 다르덴 형제이기에 ‘이 두 작품을 두고 무엇을 볼지 고민할 여지가 있나?’ 싶으면서도 <어쩌다 활동가>에 끌리는 마음이 분명했습니다.

독실한 교회 집사님으로 살아온 나의 엄마 이윤정. 윤정은 세월호 참사 이후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교회를 관두면서 다니게 된 곳은 일산의 어느 이주민 인권 단체 사무실. 윤정의 딸이자 이 영화의 감독인 나는 윤정의 변화가 신기하고 낯설고 멋져 보여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영화<어쩌다 활동가>의 영화 소개가 위와 같이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감독의 훌륭한 작품을 봐도 좋았겠지만, 이 다큐멘터리가 제 안의 오랜 답답함과 맞닿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작은 희망을 품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극장에서 처음 30분은 후회를 거듭했습니다만, 영화를 다 본 후에는 ‘이 영화 참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 포털사이트
출처 : 포털사이트

카메라 속 윤정은 어려움에 부닥친 외국인 노동자들 혹은 이주민들에게 수많은 도움을 요청받고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이들을 돕는 사람은 적어 절차는 무시되기 쉽고, 외국인들을 맞이하고 설명하는 것부터 각각의 국적과 인종, 사정도 다른 만큼 알아볼 행정법과 사법, 관련 기관들도 달라 쌓여있는 서류도 잔뜩인데, 이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윤정의 모습은 솔직히 비효율적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윤정이나 외국인들이나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의견을 전달하다 보니 통화의 내용은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염없이 울리는 전화를 붙들고 쩔쩔매는 윤정을 비추는 카메라의 시선. 그리고 윤정의 곁을 맴돌며 알짱거리는 윤정의 남편은 ‘제대로 돕지도 못할 거 그만두라’는 타박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주중과 주말, 밤과 낮 구분 없이 울리는 전화로 일상마저 흔들리는 윤정에게 감독은 왜 이 일을 하는지 묻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묻지요.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결혼과 동시에 가정주부로 살았던 윤정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교회에서 수십 년 동안 열심히 봉사를 해왔답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난 뒤, 더 이상 교회를 나갈 수가 없었다고... 그리고 세월호 리본 만들기를 함께 하다가 알게 된 소장님을 통해 이주민 관련 시민 단체에서 반상근 활동가로 함께하게 되었다고 언급합니다.

박마리솔 감독이 엄마 윤정을 향한 카메라는 그 시선에서 딸의 감정을 정도 바뀝니다. 초반에는 그녀가 밝히는 데로 가정주부로서, 그리고 교회 집사로서 꽤 안정적으로 살던 윤정이 전혀 접점이 없었던 외국인들을 위한 활동가로 변모하는 모습에 대한 호기심과 기록용처럼 보이지요. 그러나 영화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감독은 윤정을 객관적으로 두고만 볼 수 없게 되지요. 윤정이 하는 활동가의 역할은 대상마다, 상황마다 달라 외국 지사와 연락해 영어를 번역하거나 통화할 일들이 많아지고, 탄원서와 행정법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감독으로서 카메라만 들고 있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박마리솔 감독은 윤정이 어려워하는 활동을 야금야금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다큐멘터리 연출자이자 피사체의 딸 역할로 돕다가 이윽고, 윤정과 동행하는 동료처럼 보이기도 하는 혼재된 상황에 놓이게 되지요.

출처 : 포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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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큐멘터리로서 카메라와 대상과의 거리감 조절에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는 이런 지점들은 이 영화가 지닌 엄청난 힘으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그 진정어린 움직임이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는 현상이 목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영화의 처음과는 달리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저를 울린 감동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어쩌다 활동가>의 연출력은 어설프게 시작해서 시간이 흐를수록 느는 게 보이고, 활동가로서 어설픈 윤정의 모습도 후반으로 갈수록 정리되고 다부지게 변해갑니다. 그 진정성 앞에서 윤정이 흘린 한마디가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세상을 좀 덜 지옥스럽게”

윤정의 움직임이 딸 박마리솔에게 카메라를 들게 했듯이,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이 어떤 움직임을 일으켜 이 세상을 좀 덜 지옥스럽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영화가 어디 있겠는가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 포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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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수다 시즌2 ]

🎬  풍성한 모기수다, <더 차일드>(2005)

다르덴 형제 방한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 토요일, 모기수다 모임에서는 다르덴 감독님들의 2005년 영화 <더 차일드>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년초부터 짜놓은 영화 라인업이었는데, 마침 다르덴 형제의 방한 일정과 딱 맞아 떨어진 것은 놀라운 우연이네요! 
우리 시대를 극사실주의 화법으로 가슴 시리게 그려내면서도 언제나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영화 속에 남겨두는 다르덴 감독님들로부터 우리도 어떤 희망을 길어내며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모기수다는 지난 3월 모임부터 온라인 소셜링 플랫폼 '문토'라는 공간에 모임을 오픈하고 있는데요, 그 덕에 매주 새로운 분들이 모기수다 모임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영화를 매개로 한 대화를 찾고 있거나, 그저 새로운 만남의 공간을 찾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되어서 아주 좋은 변화라고 여겨지네요! 앞으로 모기수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문토' 어플리케이션에서 모기수다를 검색해서 함께해주시면 되겠습니다 :) 

▲ 이미지 클릭 - 문토MUNTO '모기수다' 클럽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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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영 정기후원자를 위한 <장기자랑>(2023) 상영회

오는 화요일에 있을 <장기자랑> 상영회 & GV, 아직 자리가 남아있어요!
후원자가 아니시더라도, 참여를 희망하신다면 사무국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010-2567-4764)

▲ 이미지 클릭 - 상영회 신청 (정기후원자 및 1~5회 영화제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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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영화제 후원모금]

강*중, 강*영, 김*현, 김*관, 더불어숲평화교회, 로고스서원,박*혜, 박*영, 박*선, 배*우, 박*홍, 북인더갭, 신*주, 아카데미숨과쉼, 윤*훈, 이*기, 전*영, 정*하, 지*실, 최 *, 허*호 님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미지 클릭 - 5회 모기영 후원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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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채워져가는 
5회 모기영을 향한 응원의 마음을 보며
영화제를 준비하는 발걸음에 힘을 얻습니다.
좋은 영화의 힘을 믿으며
혐오와 배제없는 축제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가시는 분들을
계속해서 기다리겠습니다.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세요!


글 : 박일아, 강원중 
편집디자인 : 강원중

2023.4.15.토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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