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와 좀비 영화
이제는 명사나 형용사화 되어 버린 것 같은 MBTI! 저는 대문자 N인데 N의 특징 중 하나가 ‘만약에’라는 상상을 자주 한다는 것이라고 하죠. 공감하는 바입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만약 주인공의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거든요. 가끔은 불량한(?)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화가 나거나 되는 일이 없을 때, ‘빌어먹을 놈의 세상 확 망해버려라!’ 같은 상상이요. 물론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기에 그런 날은 나쁜 놈을 가차 없이 응징하는 내용의 영화나 때려 부시는 영화, 아니면 정말 세상이 멸망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보곤 합니다. 세상의 멸망을 담은 작품은 대중문화 장르를 표현하는 용어로써 아포칼립스(Apocalyse)라 부르는데요. 개인적으로 꽤 즐겨보는 장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신약성경의 마지막 권인 ‘묵시록’을 뜻하는데요. 묵시록에 묘사된 ‘종말’의 이미지와 흡사하다는 점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정도의 재난을 그린 작품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보통 현대 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병이 번진다거나 (전염병 아포칼립스), 지구 밖의 존재로부터 침공을 당한다거나 (외계인 아포칼립스), 현대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사건이 벌어진다거나 (좀비 아포칼립스) 하는 등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se)’라고 부릅니다. 작품을 꼽아보자면 <우주전쟁>, <콰이어트 플레이스>, <미스트>, <더 로드>, <월드워 Z>, <매드맥스 시리즈> 등이 생각나네요.
아포칼립스 장르의 묘미는 긴장감 넘치는 극적인 연출을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단순히 재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때로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 군상의 갈등과 고뇌 속에서 윤리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기도 하거든요. 누군가의 본성은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난다고 하잖아요. 만약의 나라면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어떤 선택을 내릴까 등을 고민해 보는 게 꽤 흥미로운 지점이더라고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중에서도 좀비 아포칼립스는 ‘좀비가 대량으로 발생해 인류 대부분이 좀비가 되어 주인공을 포함한 소수만 생존한 상황’을 담고 있는데요. 포스트 아포칼립스 하위 장르 중에서 가장 즐겨보는 만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 4편을 꼽아봤습니다.
28일 후… (28 Days Later…)
대니 보일 감독, 2002년 개봉
<28일 후…>는 장르의 마술사로 불리는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로 엄밀히 따지면 좀비 영화는 아닙니다. 일종의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는 ‘분노 바이러스’가 확산해 인간들이 좀비처럼 변한 모습을 그리고 있거든요. 그러나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고,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좀비와 흡사 하기는 합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800만 달러 저예산으로 제작해 1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이며 성공했고, 이후 속편 <28주 후>가 제작되어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고 흥행에 성공했는데요. 영화가 흥행할 수 있었던 요소이자 지금도 좀비 영화의 표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가 기존에 그려진 좀비 이미지를 바꿨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처음으로 미친 듯이 달리는 좀비를 등장시켜 관객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거든요.
📼 줄거리
영국의 한 영장류 연구시설에 무단으로 침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폭력적인 장면에 노출된 침팬지들이 묶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풀어주려 합니다. 연구원이 침팬지들은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풀어주면 안 된다 경고하지만, 운동가들은 이를 무시하고 곧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들로부터 공격받습니다. ‘분노 바이러스’가 유출된 지 28일 후.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입원해 있던 짐은 런던의 한 병원에서 깨어나는데요. 텅 빈 병원에 당황하며 밖으로 나오고 런던 시내가 텅 비어 버린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람의 흔적을 찾아 헤매던 짐은 한 성당에서 겹겹이 쌓여있는 시체 더미를 발견하고,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부와 감염자 무리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에 처해 쫓깁니다. 필사적으로 달아나던 짐은 또 다른 생존자 셀레나와 마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영국을 황폐화시키고 세계로 번져버린 ‘분노 바이러스’에 관해 듣습니다. 가족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셀레나, 마크와 길을 나선 짐은 감염자의 공격으로 마크를 잃고 다시 은신처를 찾아 방황하던 중 한 건물에서 프랭크와 해나 부녀를 만나고 그곳에서 생존자들을 지켜준다는 무장 군인의 방송을 듣습니다. 그러나 헨리 소령을 찾아 맨체스터로 향한 그들은 그곳에서 감염자들의 공격보다 더 끔찍한 상황을 맞이합니다.
🔍 마리의 리뷰
영화는 공포심을 다루면서도 동시에 생존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균열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공포 심리를 그리는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항상 느끼는 불쾌함, 인간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하는 위험요소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28일 후…>는 “일종의 쥐덫이고, 그 안에 들어가면 꼼짝없이 90분 동안 얼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다음에는 극장 밖으로 빠져나와 이제 괜찮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라며 무섭지만 동시에 상쾌한 영화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영화 후반부터 결말까지 보고 나면 어느 지점에서 상쾌함을 느껴야 할지 찝찝하긴 합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에 입문하게 된 작품이자 좀비 영화의 틀을 바꿔놓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에드가 라이트 감독, 2004년 개봉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23호에서 소개한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출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작품으로 좀비가 창궐한 런던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호러를 가장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제작사가 영국의 로코 명가 ‘워킹 타이틀’!)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현대 좀비 영화의 창시작으로 불리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패러디했는데요. 영화는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연속성을 지니는 트릴로지와 달리 주인공이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 듀오라는 점을 제외하면 3부작의 내용과 설정은 모두 다릅니다. 이는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3부작>을 패러디한 것으로 ‘코르네토 3부작’으로 부르는데요. 코르네토는 영국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각 영화들은 순서대로 딸기맛, 바닐라 맛, 페퍼민트 맛을 상징하고 있다고 해요. (1편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딸기맛, 2편 <뜨거운 녀석들>은 바닐라 맛, 3편 <지구가 멸망하는 날>은 페퍼민트 맛!)
📼 줄거리
전자제품 판매원으로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숀은 서른이 앞둔 청년입니다. DJ가 꿈이었던 숀은 추억의 레코드 판을 수집하는 것으로 꿈을 대신하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직업에 만족하지도 그렇다고 삶의 목표도 없는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기만 합니다. 그에게 삶의 유일한 기쁨은 매력적이고 지적인 여자친구 리즈와 엄마 바바라뿐입니다. 그런데 3년이나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차인 숀은 큰 상심에 빠지고, 술을 왕창 마시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영국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좀비들이 배회하는 세상이 되어버립니다. 자다 일어나 좀비와 맞닥뜨린 숀은 죽마고우이자 룸메이트 애드와 함께 사랑하는 엄마와 여자친구를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 마리의 리뷰
영화는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가 가지는 클리셰를 패러디하면서도 기존의 좀비 영화였다면 가장 희생되었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모아 놓았다는 점이 특이한데요.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각본에도 참여한 사이먼 페그는 “미국 영화를 보면 위기가 닥쳤을 때 주인공들이 대처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걸 보게 되는데 만약 나에게 저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하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숀은 술이 덜 깬 상태로 일어나 좀비가 활보하는 거리를 가로질러 슈퍼에 다녀온다거나, 집 뒤뜰에 들이닥친 좀비를 물리치려 모아놓은 LP를 던지는 와중에도 던져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등 영화는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웃음이 터집니다. 감독은 영화를 호러가 아닌 ‘주인공들의 만남을 방해하는 제3자가 좀비로 등장’한 로코로 봐주길 바랐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좀비 영화지만 유머로 가득 차 있고, 동시에 코믹하지만 연출은 굉장히 잔인하게 묘사되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사이먼 페그의 유쾌한 코미디 연기를 좋아하거나 영국식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좀비랜드 (Zombieland)
루벤 플레셔 감독, 2009년 개봉
<좀비랜드>는 루벤 플레셔 감독이 연출하고 제시 아이젠버그, 우디 해럴슨, 엠마 스톤, 아비게일 브레스린 주연을 맡은 코미디 좀비물로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너드남 콜럼버스 (제시 아이젠버그)가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 위에서 만나게 된 인물들과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유쾌하게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는 공포와 긴장감으로 가득한 좀비 영화와는 다른 결을 가진 호러 보다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소개하는 4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좀비물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기존 좀비 영화의 틀을 깨며 흥행에 성공, 1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후 10년 만인 2019년에는 속편 <좀비랜드: 더블 탭>이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속편에는 1편의 주인공들이 모두 출연했는데 1편이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인지도와 몸값이 어마어마하게 오른 상태에서 모두 출연했다는 것이 가장 놀라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 줄거리
겁 많고 소심한 청년 콜럼버스는 주말에도 집에만 틀어박혀 게임을 즐기며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인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콜럼버스는 자신을 보호할 규칙을 만들어 철저하게 지켜온 덕분에 생존할 수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살고 있는 동부 콜럼버스로 향하던 그는 온갖 무기로 무장하고 같은 방향인 동부로 향하는 탤러해시를 만나 동행하게 됩니다. 꾀자 같은 면을 지닌 탤러해시는 트윙키라는 간식에 집착해 마트에 들르고, 그곳에서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자매를 만나 선의를 베풀려다 오히려 자매들에게 무기와 차를 빼앗기고 맙니다. 그러나 억세게 운 좋은 두 사람은 다시 새로운 차와 무기를 마련해 목적지로 향하던 길 위에서 다시 자매들을 만나 합승까지 하게 되고 네 사람은 적대관계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동료로 성장해 나갑니다.
🔍 마리의 리뷰
<좀비랜드>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영화 중 가장 유쾌한 B급 감성의 코미디 영화로 평론가를 비롯한 관객들에게도 좀비 코미디물의 진수라 평가받는데요. 좀비 영화이면서 동시에 주인공들이 길 위에서 만나 함께 하며 위협을 헤쳐나가는 로드 무비와 전혀 다른 이들이 모여 또 다른 공동체를 이루는 가족 영화의 특징도 지니고 있습니다. 좀비 영화는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갈등이 등장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 부수고, 시종일관 시니컬하고 코믹한 톤을 유지하고 있어 처음 봤을 때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는데요.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작 중에서 딱 한 편만 봐야 한다면 <좀비랜드>를 추천드립니다!
월드워Z (World War Z)
마크 포스터 감독, 2013년 개봉
<월드워 Z>는 맥스 브룩스의 소설 『세계대전 Z』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원인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UN 조사관이었던 주인공 제리가 감염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브래드 피트가 주연과 함께 제작에 참여하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기도 한데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시간 여행자의 아내>, <머니볼> 등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관심을 보여온 브래드 피트는 원작 소설의 판권을 두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끄는 제작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판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해요.😲
📼 줄거리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사람들은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하고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군인 출신이자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전직 UN 조사관 제리는 위험 속에서 가까스로 가족들과 탈출에 성공하고 이제껏 본 적 없던 대재난에 맞설 적임자로 지목됩니다. UN의 지원아래 발병의 근원지로 추측되는 도시부터 최초로 방어벽 구축에 성공한 도시를 오가며 재앙의 원인을 찾아가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끊임없는 좀비들의 공격에 맞서 필사의 사투를 벌입니다.
🔍 마리의 리뷰
원작 소설은 주인공이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면, 영화는 핵심적인 줄거리만 유지하고 주인공 ‘제리’의 시선에서 그가 겪는 재난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무엇보다 타이틀에 걸맞게 여러 대륙을 오가며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극적인 연출과 스펙터클 한 장면들이 시종일관 펼쳐지는 ‘화려한 좀비 영화’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영화와 달리 속편 제작이 무산되었다는 점 이랄까요. 원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연출로 속편을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오랜 시간 미뤄지더니 제작비 이슈로 무산되었다고 하네요.
Epilogue
🎞함께보면 좋은 콘텐츠: <부산행 (Train to Busan)>, 연상호, 2016년 개봉
<부산행>은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한국형 좀비물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영화로 주목받은 작품입니다.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는데요. 국내에서는 여름 시즌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한 것은 물론 “양면성을 담은 현실적인 이야기와 강한 주제 의식을 접목시켰다”는 평단의 호평을 끌어냈습니다. 영화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한반도에 번지고 부산행 열차를 탑승한 승객들이 최후의 보루로 남은 부산에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그렸는데요. 개인적으로 한국형 좀비물 중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함께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으로 함께 보기 좋은 영화로 추천합니다!
🔗 추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OTT
🔖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자료 출처 표기방식)
- 영화의 줄거리는 '네이버 영화 소개'란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 개봉년도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제작년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씨네21 <부산행> 제작노트
- 씨네21 <월드워Z> 제작노트
- 유운성, “낡고 익숙하지만, 매혹적인 공상 <28일 후…>”, 씨네21 2003-07-08
- 이지연, “[런던] 좀비야, 내 사랑을 막지 마라!” 씨네21, 200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