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23. 무더위를 날려버릴 질주

무더위를 날려버릴 질주, 영화 속 카 체이스 장면들

‘카 체이스 신’은 액션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말하는데요. 격투 신, 총격 신과 함께 액션 영화의 3대 요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보통 주인공이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차량과 차량이 부딪치고 깨지는 장면이 연출되는데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만큼 제작 과정에서는 안전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큰 자본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자본력은 카 체이스 신을 만드는데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보통 자동차 회사에서 PPL로 차량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출시 되기 전 영화를 통해 미리 홍보하기도 한다고 해요. 저는 자동차 추격신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고가의 차량이 파손될 때인데요.😂 이는 해당 차량을 재현한 레플리카를 사용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마음 편히(?)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추천 영화를 소개하기 전, 카 체이스 신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담긴 작품 3편을 간추려서 소개해 드릴게요.

① <블리트 (Bullitt)>, 피터 예이츠, 1968년

첫 번째 작품은 피터 예이츠 감독의 <블리트> 입니다. <블리트>는 오늘날 카 체이싱 연출 스타일을 정립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데요. 범인과 형사가 타고 있는 차량이 쫓고 쫓기는 장면을 박진감 넘치게 담아냈습니다. 10분가량 이어지는 카 체이스 신은 이후 많은 영화에서 오마주 되기도 했고요. 해당 작품은 스티브 맥퀸의 대표작이기도 한데요. 스티브 맥퀸은 취미로 카레이싱을 즐기던 스피드광으로 불린 만큼 영화 속 대부분의 장면을 직접 운전했다고 하며 (사실은 맥퀸이 촬영분의 일부만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배우가 이미 사망한 뒤라 진실은 저 너머로…), 촬영 역시 실제 도로에서 실제 차량 속도에 맞춰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을 활용한 화면구성에 자동차 엔진 소리와 시점 쇼트를 오가는 박진감 넘치는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는 장면이 완성됐습니다.

②<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폴 그린그래스, 2002년

두 번째 작품은 <본 시리즈>입니다. 개인적으로 첩보 영화 주인공은 ‘제이슨 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요. 007의 ‘제임스 본드’나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는 화려한 장비와 조력자들의 지원이 뒷받침된 잘 다듬어진 느낌이라면, 제이슨 본은 날 것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카 체이스 신에서도 고물에 가까운 오래된 자동차로 추격전을 벌이고요. 시리즈마다 카 체이스 신이 등장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본 아이덴티티>에서 낡은 ‘오스틴 미니’를 타고 파리에서 펼쳐진 추격 장면으로 보고 있으면 좁은 파리 골목을 누비려면 주인공의 차량이 미니였어야만 했다 납득하게 됩니다.😆

③<드라이브 (Drive)>, 니콜라스 빈딩 레픈, 2011년

마지막 작품은 영화를 본 남성 관객들이 전갈 자수가 놓인 블레이저를 찾아 다녔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드라이브>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추격 장면들은 긴박한 추격 신과 대비되는 라이언 고슬링의 무덤덤한 표정과 눈빛이 인상적인데요. 카 체이스 신의 정석인 역동적인 면과 이와 대비되는 정적인 면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드라이브>는 11호 ‘덴마크 영화 특집’에서 소개한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작품으로 감각적인 카 체이스 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정작 감독 본인은 운전면허 시험에 여러 번 낙방했다고 해요.😂

소개한 3편 외에도 온몸으로 카 체이싱 전용 영화임을 내뿜는 작품도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1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아닐까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카 체이스 신들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영화 전체가 2시간에 걸친 카 체이스 장면으로 이어진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황무지를 달리는 주인공의 유조차와 이를 뒤쫓는 악당들의 구도가 돋보이는데요. 현실감 넘치는 촬영과 관객들이 보기 편한 화면 구도 등으로 카 체이스의 교과서를 다시 만들었다는 좋은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작품들 모두 즐겁게 관람했지만, 추천작 2편은 그중에서도 개인 취향이 한껏 반영된 <베이비 드라이버>와 <포드V페라리>입니다.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에드가 라이트, 2017년 개봉

<베이비 드라이버>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작품으로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는데요. 노미네이트 목록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음악을 훌륭하게 활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감독의 플레이리스트를 엿보고 싶을 만큼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 액션신, 각종 효과음과 어우러져 영화가 아닌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요. <베이비 드라이버>는 엄밀히 따지면 음악 영화가 아님에도 주인공 베이비가 늘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에 영화 속 음악을 찾아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베이비 드라이버> 집필에만 18년이 걸렸다고 밝혔는데요. 긴 시간 동안 각본을 집필하면서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영감이 된 것으로 아이팟을 꼽았습니다. ‘깨어있는 동안 언제 어디서든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의 기능’을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가득 채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해요. 여기에 책 <뮤지코필리아>에서 귀울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음악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서술한 내용을 보고,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이명을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 모든 사람이 ‘베이비’라 부르는 청년 드라이버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영화 제목은 사이먼 앤 가펑클의 앨범 [Bridge Over Troubled Water]의 수록곡에서 따왔다고 해요.

주인공 베이비 역에는 감독이 염두에 둔 배우가 있었으나 <안녕, 헤이즐>의 안셀 엘고트가 여러 번에 걸쳐 오디션을 보러 오는 등 작품에 대한 열정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여 캐스팅되었는데요. 안셀 엘고트는 ‘안솔로’라는 이름의 DJ로도 활동하는 등 음악에 대한 애착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감독 역시 이에 감흥해 캐스팅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릴리 제임스, 케빈 스페이시, 제이미 폭스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하여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습니다.

귀신같은 운전 실력과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그에게 음악은 필수로 늘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의 그녀 ‘데보라’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 탈출을 꿈꿉니다. 그러나 같은 팀인 박사, 달링, 버디, 배츠는 그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요. 과연 베이비는 팀원들의 손에서 벗어나 데보라와 함께 새 출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영화 속 세상은 모든 것이 음악에 맞춰 진행되는데요. 마치 음악이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역할을 하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요한 만큼 감독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4년 전부터 30여 개의 곡으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해 대본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밝혔는데요. 명곡에 맞춰 연출된 시퀀스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의 리듬과 박자에 딱딱 맞아떨어져요. 자동차 액션부터 인물들의 움직임까지 영화의 모든 요소에 음악을 맞춰 연출하기 위해 시아의 ‘샹들리에’ 뮤직비디오 안무를 맡은 ‘자리언 헤핑턴’의 조언을 얻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배우들이 대본을 읽는 동안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장면에 맞는 리듬을 몸으로 읽힐 수 있도록 대본을 태블릿 PC로 전달했다고 해요.

<베이비 드라이버>는 스토리가 돋보이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에 “러닝타임을 꽉 채운 음악”과 “이명으로 늘 이어폰을 꽂고 음악과 함께하며 모두가 ‘베이비’라 부르는 청년 드라이버 캐릭터”가 더해져 영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고 생각해요. 베이비는 ‘장난기 많은 소년 같은 면과 어떤 순간에도 나를 지켜줄 것 같은 강인한 남자 같은 면’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안셀 엘고트가 완벽하게 표현,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베이비를 완성시켰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스토리가 단순하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과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카 체이스 신은 단연 오프닝 시퀀스죠.😎 6분 남짓한 시간 동안 감독이 그리고자 했던 ‘베이비’의 외형, 성격, 삶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은 물론, 흘러나오는 음악의 리듬과 박자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베이비의 몸짓과 드라이빙은 한 편의 신명 나는 뮤직비디오를 보는 기분입니다. 영화의 오프닝만 보고 ‘나 이 영화 진짜 재밌게 볼 것 같아!' 확신이 드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요. <베이비 드라이버>는 오프닝부터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어요.

포드 V 페라리 (Ford V Ferrari), 제임스 맨골드, 2019년 개봉

<포드V페라리>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레이싱 전기 영화입니다. 1966년 포드의 CEO 헨리 포드 2세의 지시에 따라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꺾기 위한 포드의 도전과 숨은 주역이었던 셸비 아메리칸의 자동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르망 24시’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레이싱과는 결이 조금 다른데요. 단순히 속도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의 내구성까지 평가하는 경기로, 24시간 동안 한 차량을 3명의 레이서가 교체하며 경주하여 빠르고 내구성까지 좋은 자동차를 가려냅니다. 영화는 1965년 첫 도전 후, 이듬해 1966년 매년 우승하던 페라리를 꺾고 우승한 포드의 영광과 그 뒤에 가려져 있던 ‘캐롤 셸비’와 ‘켄 마일스’의 실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찬 베일이 포드의 테스트 드라이버 ‘켄 마일스’를,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이 포드 GT의 디자이너이자 셸비 아메리칸 창업주 ‘캐롤 셸비’ 역을 맡았는데요. 감독은 거의 동시에 두 사람에게 배역을 제안했는데 크리스천 베일은 “맷 데이먼이 하면 하겠다”, 맷은 “크리스천이 하면 하겠다”라고 답해 두 배우의 만남이 성사됐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왜 두 배우가 서로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내보였는지 알 수 있는데요. 서로 대비되는 캐릭터 사이의 합이 중요한 만큼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이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렸어요.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켄 마일스’는 영국 출신의 레이싱 선수로 영화에서 다뤄지는 포드의 레이싱카(포드GT) 탄생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요. 포드가 르망 24시 참가를 위한 자동차를 제작할 때 레이서로 참여하여 직접 차를 몰고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캐롤 셸비’ 역시 1954년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레이싱 선수인데요. 심장 질환으로 레이서에서는 일찍 은퇴했지만, 고성능 자동차 개발에 관심을 두고 레이싱카 튜닝 전문 업체인 ‘셸비 아메리칸’을 설립하여 이후 켄 마일스와 함께 포드의 레이싱카 개발을 이끌었습니다.

1950년대, 매출 감소에 빠진 포드는 판매 활로를 찾기 위해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페라리와의 인수합병을 추진합니다. 막대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계약에 실패하고, 엔초 페라리로부터 모욕까지 듣게 된 헨리 포드  2세는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차량을 만들 것을 지시하는데요. 포드와 페라리의 대결에서 미소 지을 승자는 누가 될까요?

영화는 두 주인공이 협업을 통해 포드의 르망 24시 우승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그 과정에서 셸비와 마일스 각자가 마주한 실존적 결단에 관한 이야기로도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오프닝과 엔딩 속 내레이션을 통해 암시됩니다. “7000 RPM 어딘가에는 그런 지점이 있다. 모든 게 희미해지는 지점. 차는 무게를 잃고 그대로 사라지고 남는 건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몸뿐이다. 7000 RPM, 바로 거기서 만나는 거다. 그 순간 질문 하나를 던진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너는 누구인가?’ ” 두 주인공은 영화의 종반부에 다다르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고, 두 사람의 과제와 목표는 서로 반대되는데요. 셸비는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야 하고, 마일스는 ‘함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답해야 합니다.

셸비와 마일스는 완전히 정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인물인데요. 명쾌하게 표현하면 셸비는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줄 아는 ‘현실주의자’, 마일스는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이상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언제나 승리하는 쪽은 ‘현실’이라 인생이 어렵고 힘든 것이겠죠.😔 정반대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은 함께 하는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셸비는 타인에게 맞춰 무조건으로 타협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조금씩 ‘나는 누구인가’를 깨닫습니다. 마일스 역시 본인의 신념을 고수하던 모습에서 타인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는 듯 보이는데요. 이는 르망 24시 단독 우승의 기회를 포기하고, 포드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됩니다.

두 주인공은 ‘포드’와 ‘페라리’라는 거대 자동차 회사에도 대입해서 볼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포드를 대변하는 것은 셸비 팀과 대립각을 세우는 포드 경영진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표면적인 상징에 불과할 뿐 진짜 포드를 상징하는 건 셸비입니다. 포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양차 대전 이후 베이비붐 세대들을 겨냥해 ‘대량생산을 통해 최대 다수의 만족’을 추구하는 방식 때문인데요. 셸비는 마케팅도 잘하고, 때로는 속에 없는 말도 할 줄 아는 현실적인 인물로 자본주의 사회의 비지니스 구조를 정확히 파고든 포드와 닮았습니다. 페라리를 상징하는 건 마일스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는 마일스처럼 페라리 역시 ‘한 사람이 차량 전체의 공정을 책임지는 수공업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으로 이런 고집스러움 때문에 페라리와 마일스 모두 파신 직전에 이르기도 하고요. 장인은 장인을 알아본다는 말처럼 영화에서 르망 24시 경기가 끝나고 마일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람 역시 엔초 페라리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단순히 포드와 페라리의 대결을 다룬 가벼운 레이싱 영화라 생각했는데요. 장르 안에서 실존적 위기에 직면한 주인공들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게 한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무엇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잔상처럼 오래 남았는데요. 평소의 마일스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제안을 수락하고, 눈 뜨고 코 베인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다음 경기를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셸비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묵묵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걸어가는 진정한 장인처럼 보였습니다. 냉정한 현실에서 ‘신념’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 속에서도 묵묵히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팍팍한 현실을 견뎌내는 우리에게도 많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마일스는 극 중에서 아들에게 “자동차에게 다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계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면서 버텨 주길 바라려면 그 한계가 어디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저는 데이토나 레이스 장면에 마일스의 자동차에 대한 애정과 레이싱에 임하는 마음 그리고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몰두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도전과 과감한 결단력까지 느껴져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Epilogue

‘카 체이스 신’은 격투 신, 총격 신과 함께 액션 영화의 3대 요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보통 주인공이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차량과 차량이 부딪치고 깨지는 장면이 연출되는데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만큼 제작 과정에서는 안전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큰 자본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자본력은 카 체이스 신을 만드는데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보통 자동차 회사에서 PPL로 차량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출시 되기 전 영화를 통해 미리 홍보하기도 한다고 해요. 저는 자동차 추격신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고가의 차량이 파손될 때인데요. 이는 해당 차량을 재현한 레플리카를 사용한다고 하니 앞으로는 마음 편히(?)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카 체이스 장면을 보다 보면 문득 “제작비에 위험부담까지 감수하며 찍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아마도 시각적 쾌락 때문이 아닐까요. 영화만큼 스펙터클 한 요소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예술도 없고, 이를 가장 극대화해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이 카 체이스 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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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날이 좋을 때면 주말마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편인데요. 영화 속 베이비처럼 드라이브는 음악과 함께합니다. 카 체이스 특집인 만큼 추천 콘텐츠는 최근까지 즐겨 들었던 드라이브 플레이리스트로 골라봤어요. 이번 주말에는 추천 영화 감상 후, 드라이브를 부르는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가벼운 드라이브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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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 자료 출처 표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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