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1. 사랑의 형태 (배우특집 ep.1)

Issue 1. 사랑의 형태

제게는 저만의 영화배우 계보가 존재해요. 한 배우에 빠지면 필모 도장 깨기를 하며 틈날 때마다 작품을 챙겨보는데 영화는 영화를 부르고 배우는 부른다고 했던가요.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에서 또 다른 좋아하는 배우를 만나게 되는 거죠. (좋아하는 배우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배우가 하나씩 쌓여가는 겁니다!🤓) 그 시작점에 있는 배우가 바로 브래드 피트! 20세기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이라 필모그래피 역시 화려한데요. 가장 좋아하는 건 대부분 그의 90년대 작품입니다. 사실 그 시절 브래드 피트의 미모는... 멸망 직전의 우주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은혜로운 미모 뿐만 아니라 몇 번을 돌려 봐도 좋은 <흐르는 강물처럼>과 <조 블랙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 로버트 레드포트 감독, 1992년 개봉

<델마와 루이스>로 존재감을 나타낸 후 본격적으로 브래드 피트를 알리게 된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자체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흥행과는 별개로 평이 좋은 작품입니다. 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을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브래드 피트의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노먼 맥클레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원작으로 강에서 하는 플라잉 낚시를 통해 1900년대 미국 몬태나주의 광활한 자연,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브래드 피트는 노먼의 동생 폴 역을 맡았는데 엄격한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르며 순탄하게 살아가는 형과 달리 낚시 안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 나가는 반항적이고 도전적 기질을 가진 인물로 결국 그 기질 때문에 비극적인 결말을 맡게 되죠.

<흐르는 강물처럼>은 브래드 피트의 낚시 장면과 더불어 이해하기 힘들었던 아들의 모습과 아들을 잃은 상실감까지 사랑으로 포용한 아버지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영화였어요. 영화의 마지막,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폴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은연중에 드러냈던 아버지의 연설 장면은 몇 번을 다시 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는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었어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영화를 보고 제가 가진 사랑에 대한 믿음이 때로는 교만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애초에 누군가를 완전하게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조 블랙의 사랑 (Meet Joe Black>, 마틴 브레스트, 1998년 개봉

<조 블랙의 사랑>은 거칠고 남성적인 면모가 많이 부각되는 브래드 피트의 다른 작품과 달리 소년미마저 느껴지는 로맨틱한 브래드 피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영화에요. 저승사자와의 운명적 사랑이라는 판타지 로맨스에 보고만 있어도 은혜로운 리즈 시절의 브래드 피트 미모 때문에 여자들이 가장 좋아할 영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제가 그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는 별것 없습니다. 성공한 인생을 산 윌리엄 패리쉬 (안소니 홉킨스 역)가 죽음을 앞두고, 인생의 마지막 역경을 이겨내고 딸에게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준 후 떠난다는 진부한 스토리입니다. 그러나 이 뻔한 이야기를 그럴싸한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 주는 건 자신의 직업에 싫증 난 저승사자라는 설정과 저승사자 조 블랙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그의 빛나는 미모!) 덕분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진부해 보이지만 <조 블랙의 사랑>은 B와 D 사이의 C가 아니라, B와 D 사이의 Love를 말하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해요. 윌리엄은 아내가 자신을 처음 만난 날 입었던 옷차림과 분위기까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할 만큼 아내를 깊이 사랑했고, 일찍 떠난 아내를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딸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서로가 아니면 죽고 못 살 만큼 절절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죽음 앞에서 늘 아쉬워하고 슬퍼하는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승사자 조 블랙에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소중함을 깨닫도록 도와주고 조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인간의 마음, 관계의 소중함과 사랑을 이해하게 되죠.

Epilogue

사랑은 인간을 살게도 죽고 싶게도 만드는 감정이자 내면의 수백 가지 감정 중 가장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감정이기에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다름을 알고 그래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서로를 완전하게 사랑했던 <흐르는 강물처럼> 속 사랑과 이성도 꺼버릴 만큼 열정적이고 뜨거운 <조 블랙의 사랑> 속 사랑 중 무엇이 더 가치 있는가를 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작품을 보며 느낀 한 가지는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우리의 삶은 사랑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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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한 컷과 플레이리스트를 관통하는 한 줄. offweb의 플레이리스트를 추천드립니다. 미래의 조와 수잔의 첫만남에서 시작되는 플리는 듣고 있으면 댓글 평처럼 영화 속 그 장면으로 우리를 데려다주는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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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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