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의 편지

멈춘 날에도 방향은 남는다

쉬어가는 하루도 결국 나를 앞으로 데려간다

2026.09.12 | 조회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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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쉼표 JEONGSEON입니다.

어제는 이것저것 꽤 많은 글을 썼습니다. 새로운 수익화 방법도 하나 시작했고, 글도 두 편 써 놓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끝내 놓았는데,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또 뭘 해야 하지?'

사람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하나를 끝내면 잠깐 기뻐하면 되는 건데, 우리는 금세 다음 할 일을 찾습니다. 특히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했을 때는 더 그렇습니다. 조회수를 확인하고, 반응을 들여다보고, 어제보다 숫자가 올라갔는지 확인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글을 쓰는 건지 숫자가 나를 끌고 가는 건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멈추는 것도 일의 일부라고.

밭에 씨앗을 심었다고 다음 날 흙을 파헤쳐 보지는 않습니다. 싹이 났는지 궁금해도 기다립니다. 햇빛이 들고, 비가 내리고,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가 움직이는 시간을 믿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제 내가 한 일이 오늘 당장 숫자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글 한 편이 누군가에게 닿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새로운 시도가 내 것이 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도 다시 걸을 힘을 채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조금 불안했습니다. 남들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래 걸어 보니 알겠습니다. 잘 쉬는 사람은 멈춘 사람이 아니라, 다음 걸음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오늘 해야 할 일이 별로 없다면 굳이 하나를 더 만들어 내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창밖을 한 번 오래 바라보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고, 며칠 동안 내가 걸어온 길을 가만히 돌아봐도 좋겠습니다.

앞으로 가는 것만이 전진은 아닙니다. 가끔은 멈춰 서서 내가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꽤 중요한 전진입니다.

오늘의 쉼표는 문장의 끝이 아닙니다.

다음 문장을 잘 쓰기 위해 잠시 찍어 두는 쉼표입니다.

이번 한 주, 당신이 찍은 쉼표 앞에서도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쉼표 JEONGSEON

 

이번 주도 여기까지 잘 걸어오셨습니다. 쉼표의 글과 이야기는 다른 공간에서도 계속됩니다.

 

P.S. 이번 주, 당신은 어디에 쉼표를 찍고 싶으신가요?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답장으로 들려주세요. 〈쉼표의 편지〉는 매주 일요일 저녁, 당신의 메일함에 안부를 놓고 갑니다.


 

 

 

 

쉼표 JEONGSEON 잠시 멈춰, 마음의 안부를 묻는 에세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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