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4 vol.09 | view more | SUBSCRIBE
CRSH : 이야기
안녕하세요, 초록편지 에디터 미아입니다. 🌿
지난 8호에서 사무실 식물 이야기를 전해드릴 때, 로즈마리를 잠깐 언급했습니다. 스튜디오를 방문한 래퍼 트루디 님이 임신 중에도 로즈마리를 손으로 비비고 향기를 맡으며 "이게 바로 식물의 힘이냐"고 놀라워했던 이야기였습니다. 8호 초록편지 이후, 로즈마리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해 달라는 분들이 계셔서, 오늘은 조금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 《햄릿》의 오필리아가 알고 있던 것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오필리아는 로즈마리 가지를 직접 건네며 말합니다.
"There's rosemary, that's for remembrance; pray, love, remember."
"로즈마리, 이것은 기억을 위한 것이에요. 제발, 사랑하는 이여, 기억해요."
로즈마리의 꽃말은 '기억'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로즈마리의 효과를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험을 보기 전, 학생들은 로즈마리를 머리에 얹거나 목에 둘렀습니다. 현재는 과학이 그 비밀을 밝힙니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교 연구팀은 로즈마리 향기가 나는 공간에 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이 평균 15% 이상 향상됐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연구팀이 2018년 《정신약리학 저널(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 발표한 후속 연구에서는 로즈마리 추출물이 장기 기억과 작업 기억 모두를 개선하고, 뇌 혈류까지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향기가 뇌에 닿는 방법
비밀은 로즈마리의 핵심 성분 1,8-시네올(1,8-Cineole) 에 있습니다. 로즈마리 향기를 흡입하면 이 성분이 혈류를 타고 뇌까지 도달합니다. 1,8-시네올은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분해되는 것을 막습니다. 쉽게 말하면, 뇌가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 쓰는 회로를 더 오래, 더 잘 작동하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2012년 같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혈중 1,8-시네올 농도가 높을수록 인지 과제의 정확도와 반응 속도 모두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속도와 정확도를 맞바꾸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상승시킨다는 사실입니다. 로즈마리 향기를 맡으면 뇌의 활동이 빠르면서도 정확해집니다.
🖥️ 책상 위에 로즈마리 한 화분
에디터 미아는 로즈마리를 만나면 가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러 향을 냅니다. 잎 표면의 기름샘을 자극하면 바로 향이 풍성해지기 때문입니다. 로즈마리 근처에서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사무실이나 공부 공간에 로즈마리를 두고 싶다면, 빛과 바람이 가장 잘 드는 창가 자리를 내어 주세요. 허브 중에서도 로즈마리는 비교적 강한 편이라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버팁니다. 흙이 완전히 마른 후 물을 주고, 과습에 주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화분을 오래 붙잡고 씨름하는 것보다, 작은 화분을 계절마다 새로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별도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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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전시
《性坡禪藝 성파선예: 성파스님의 예술세계》
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수액, '옻'을 기억하시나요? 그 옻으로 100여 점의 그림을 그린 분이 있습니다. 87세의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5년 신작 옻칠 회화를 중심으로, 통도사 서운암 밖으로 한 번도 나온 적 없던 삼천불전 도자불상 35점과 16만 도자대장경판 일부까지, 수행과 예술이 하나로 만난 작품 150여 점을 선보입니다.

로즈마리가 식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든 향이듯, 옻도 나무가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수액입니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연의 힘이, 수백 년을 버티는 예술이 되었습니다. 입장은 무료입니다. 봄이 깊어지기 전에, 옻칠이 품은 시간 앞에 잠시 머물러 보시길 권합니다.
📍 장소: 경기도박물관 전시마루 지하 1층 (용인)
📅 기간: 2026년 2월 10일 ~ 5월 31일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입장료: 무료
초록생활연구소의 한 주
🌱 컬처디자인 팀을 위한 EAP 프로그램
요즘 기업들이 재직자 힐링 프로그램에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힐링이란 사내 워크숍의 형태로 함께 하는 시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지속 가능한 실천일 때 비로소 효과가 납니다.
초록생활연구소는 기업 재직자를 위한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식물인문학으로 내면을 강화하고, 식물과 함께하는 힐링의 시간을 경험해 보세요. 오늘 로즈마리를 손으로 비벼 향을 맡는 것처럼, 작고 감각적인 경험이 삶의 질을 바꿉니다.
봄날, 식물의 힘을 함께 누리시려면 빠른 예약이 필요합니다.
초록생활연구소 소식
인문학 북클럽, 초록서원-3월 시작 확정
바쁜 일상에 구조적인 독서를 더하고 싶다면, 초록서원과 함께해 보세요. 식물인문학자 정재경 작가가 큐레이션한 책을 멤버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며, 나의 세계를 넓혀 갑니다. 어휘력과 표현력, 사고력이 자라는 것을 한 해 동안 직접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우리 공간을 치유의 숲으로 — 그린 생추어리
초록생활연구소는 기업의 유휴 공간을 '초록빛 생추어리'로 재탄생시키고, 그 안에서 진정한 휴식과 성장을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식물(Plant)부터, 마음을 채우는 인문학(Humanities)까지.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조직의 건강함을 되찾아 드립니다.
🌿 에디터 미아의 한마디
"기억을 위한 것." 오필리아의 말처럼, 로즈마리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수천 년의 경험이 지금의 과학으로 증명되는 것을 보면, 자연은 늘 우리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책상 위에 로즈마리 한 화분을 올려두세요. 향기가 당신의 뇌를 조용히 깨워 줄 거예요.
늘 식물과 함께,초록편지 에디터 미아 드림 🌿
P.S. 미세먼지 많은 요즘, 100만 원짜리 공기청정기가 필요 없는 공기정화식물 이야기, 꼭 누려보세요.
초록생활연구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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