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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5일, 트럼프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던진 한 마디가 여전히 조용히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오픈AI 같은 AI 회사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거였죠. 그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미국 국민이 AI 회사의 파트너가 되는 그림이라는 겁니다.
같은 주말, 부통령 JD 밴스도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비슷한 입장을 흘렸습니다. 자기는 공화당이지만, AI 회사들이 10~20년 뒤 수조 달러를 쌓아두게 한 다음 나중에 노동자에게 재분배하겠다는 발상은 회의적이라고요. 부분 국유화를 정당화하는 발언이거든요.
공화당 정부가 사기업 지분을 국민이 가져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그림은 흔치 않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의외의 사실 하나. 이 아이디어를 처음 트럼프 행정부에 가져간 사람이 샘 알트만입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알트만은 2025년 초부터 트럼프에게 직접 제안했고, 그 뒤로도 정기적으로 논의를 이어왔다고 합니다.
오픈AI는 올해 4월에 "Industrial Policy for the Intelligence Age"라는 13쪽짜리 정책 페이퍼를 발표하면서 이 구상을 공식화했습니다. Public Wealth Fund(공공 자산 펀드)를 만들고, AI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지분을 기부해 그 펀드를 채운다는 거죠. 펀드 수익은 미국 국민에게 직접 배당 형태로 돌려준다고 했고요.
왜 알트만이 먼저 이런 제안을 했을까요?
며칠 전 다룬 오픈AI 재무제표를 떠올려보면 윤곽이 잡힙니다. 2025년 손실 385억 달러. 향후 5년간 약속한 인프라 투자 6,000억 달러. 이 정도 규모는 사적 자본으로 감당이 안 되거든요. 국민이 주주가 되면 정치적 정당성도 생기고, 인프라 보조금 같은 정부 지원도 자연스러워진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입니다.
정부 안에서도
재밌게도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의견이 갈려 있습니다. 세마포(Semafor) 보도에 따르면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트럼프 어카운트(미국인 개인 계좌)에 직접 분배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국부펀드 모델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국민 한 명 한 명한테 직접 줄지, 정부 펀드가 굴리다가 배당으로 줄지의 차이죠.
러트닉이 이미 인텔에 10% 지분을 받아낸 사람이라는 점도 짚어둘만합니다. 트럼프 2기 들어 이미 정부가 인텔, IBM, 양자 컴퓨팅, 희토류 회사 등 20여 곳에 직접 지분을 가져갔거든요. AI 회사는 그 다음 자연스러운 카드인 거고요.
디테일 하나 더 짚어둘만한 게 있습니다. NOTUS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 협상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페이블 차단 사건의 그 앤트로픽이요. 한쪽에선 정부가 모델을 강제로 끄게 만들고, 다른 한쪽에선 오픈AI랑은 지분 협상을 하고 있다는 거죠. 말을 잘 들으면 같이 가고, 안 들으면 도구로 친다는 그림이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는 거고요.
샌더스
그리고 이 흐름에 좌파 진영도 같이 올라타고 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6월 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문을 올리고, 미국 AI 국부펀드법(American AI Sovereign Wealth Fund Act)이라는 법안을 곧 발의하겠다고 밝혔거든요.
내용은 한층 강합니다. 오픈AI, 앤트로픽, xAI 같은 주요 AI 회사들에게 일회성 50% 주식세를 매기겠다는 거죠.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요. 그 결과 미국 정부는 이 회사들 지분의 절반을 가져가고, 의결권과 이사회 자리까지 받게 됩니다.
트럼프는 자발적 기부 형태, 샌더스는 강제 50% 과세 형태. 양 끝에서 출발했는데 방향은 같은 거죠. AI에서 나올 부가 너무 커서, 그걸 사적으로만 두기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졌다는 합의가 양당에 동시에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자유주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가 짚은 게 정확합니다. 트럼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고, 민주당이 다음에 이걸 쓸 때 공화당이 무슨 말로 막을 거냐는 거였죠. 정부가 한 번 사기업 지분을 가져가는 길을 열어두면, 그 다음에는 어떤 정당이 들어와도 같은 카드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받아들일까
AI 업계 반응은 갈립니다. 오픈AI는 본인이 먼저 꺼낸 카드라 적극적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백악관과 이 문제로 대화한 적 없다"고 했고요. 공화당 상원의원 신시아 러미스, 존 케네디도 회의적입니다. 트럼프 진영 안에서도 데이비드 색스 같은 실리콘밸리 인사들이 반대하고 있고요.
법적/기술적 난관도 만만치 않습니다. AI 회사들은 대부분 이익을 배당으로 내지 않고 재투자하는 구조라, 정부가 지분을 들고 있어도 국민에게 돌려줄 배당이 실제로 발생할지가 불분명합니다. 사기업 주식을 정부로 옮기는 법적 메커니즘도 명확하지 않고요. 세마포 보도는 이 협상이 결국 실현 안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 정치가 AI 회사를 보통 사기업으로 더 이상 안 본다는 점이죠. 인텔에 정부가 10% 지분을 가져간 게 작년 일이고, 페이블이 정부 명령으로 차단된 게 일주일 전이고, 알트만이 오픈AI 지분을 정부에 기부하는 협상이 6월에 진행 중입니다.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죠. AI가 너무 커져서 정치가 그냥 두지 못하는 단계에 들어왔다는 거고요.
9월쯤 예정된 오픈AI 상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 진행될 텐데, 만약 진짜로 미국 국민 펀드가 오픈AI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그림이 들어가면 일반 IPO와는 전혀 다른 종목이 됩니다.
저희 입장에선 좀 부러운 부분도 있죠. 미국은 AI 회사가 너무 커서 국민이 나눠 가질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저희는 우리 자체 AI 회사를 어떻게 살아남게 할지를 논의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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