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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rspective

⁕ '클로드 블룸' 행사에서 못 다한 이야기

AI는 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까?

2026.04.15 | 조회 1.18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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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차우진

어제는 흥미로운 행사에 초대 받았습니다. '클로드 블룸'이란 행사였는데요, '클로드 블루: 실리콘 밸리 전체도 우울하다'란 글을 쓴 한원준이란 분이 링크드인에 관련 행사를 연다고 하길래 댓글로 관심을 보였더니, 오히려 연사로 초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사전 미팅에서 (클로드로 대변되는) AI로 인한 우울감과 FOMO는 어디서 오나, 이런 행사에 이토록 열정적인 반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런 대화를 꽤 길게 나눴고 행사에서 함께 풀기로 했습니다.

오늘 레터는 이 행사에서 제가 했던 얘기를 보완하고, 미처 못한 얘기도 정리하는 글입니다.

먼저, 다음 부분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 행사는 애초에 AI에 대한 최신 정보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AI로 인한 피로감이나 불안감에 대한 얘기를 나누려고 마련된 자리였고, 저도 그래서 연사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관련해서 정말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거든요.

그러나 현실적인 이유로 다하지 못했습니다. 시간 상 아예 꺼내지 못한 얘기도 많았는데요, 특히 커뮤니티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행사 요약본이나 후기가 아닙니다. 제 발언을 보완하고, 미처 받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행사 후기는 한원준님 링크드인, 클로드 커뮤니티의 앰버서더 최훈민님 링크드인, 그리고 이 행사와 함께 만들어진 디스코드를 확인하면 좋을 겁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발언할 기회를 주신 한원준, 최훈민 두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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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런 곳에 올 때마다 저는 제 소개하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일단 일을 시작한 지가 오래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몇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요약하자면, 음악 칼럼은 1999년부터 쓰기 시작했고, 회사는 2002년부터 다녔습니다. 2002년에 네이버의 서비스 기획자, 2006년에 매거진t(씨네21 자회사) 기자를 했고,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콘텐츠 기획자/음악평론가로 일하다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메이크어스, 스페이스오디티 같은 스타트업에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책도 쓰고, 서비스도 만들고, 콘텐츠도 기획했는데, 2020년부터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를 굳이 길게 하는 이유는, 현재 AI를 대하는 제 입장이나 관점이라는 게 결국 이런 커리어나 경험과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두 개의 직업이나 키워드로 설명되지 않는 삶을 살았고, 그런 정체성이 매우 큰 스트레스이자 콤플렉스였으며,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AI가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오랜 시간 정의된 가치를 재정의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저도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여러분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평론가로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업무 특성 상 '딥 리서치'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용한 건 2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제미나이와 젠스파크를 유료로 구독했습니다. 보조로 클로드와 글록을 썼고요. 올해 초부터는 클로드를 메인으로 쓰고 제미나이는 보조로 쓰고 있습니다. 클로드는 맥스를 구독 중이고요.

실제 업무에서는 클로드 채팅과 클로드 코드를 주로 씁니다.

클로드 채팅은 몇 개의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에요.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딥 리서치 기반의 칼럼 작성 프로젝트라든가, 링크드인 영어 게시글을 작성하는 프로젝트 등이 있어요. 단순하죠. ㅎㅎ 이보다 더 공을 들인 건, 기존에 정리한 원고와 제가 만든 개념이나 기존의 분석 이론 등을 때려 박아서 진단 도구를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니치 마켓으로 전환된 산업 환경에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거나 '아이콘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아티스트/브랜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도구인데, 저는 여기에 'W.E.I.R.D. 진단 도구'와 '아이콘 방정식'이란 이름을 붙이고 뉴스레터 콘텐츠로 활용합니다.

클로드 코드는 뉴스레터의 유료 멤버십 전용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어요. 주말마다 미국/중국/일본의 글로벌 엔터 산업 보고서를 만들고 있는데, 리서치-작성-커밋-배포까지 모두 자동화했어요. 꽤 오래 프롬프트를 다듬었고, 지금도 수시로 다듬고 있어서 퀄리티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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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문화연구소 글로벌 주간 브리핑 | 유료 멤버십 전용
엔터문화연구소 글로벌 주간 브리핑 | 유료 멤버십 전용

현재 고민은 AI를 정말 AI답게 쓰는 겁니다. 지금 제가 하는 건 사실 '리서치'에 불과한데요, 소위 '에이전트' 단계로 넘어가고 '오케스트레이션'도 구성하고 싶은데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고민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내가 하는 일에 이런 식의 AI 에이전트 모델이 필요한가,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고민이에요.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에, 정말로 빨리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이 만드는 사례와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뭐하고 있나... 빨리 따라잡아야 하는데... 더 공부해야 하는데... 기본 개념도 몰라서 큰일이네... 라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죠. 네, 확실히 우울해졌어요. 


Q. 어느 순간부터 우울감으로 바뀌었나요?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지금은 그 감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2월 중순이었던 것 같아요. 연초에 와다다 따라가면서 정말 즐겁고 신났는데, 구정 연휴가 길었잖아요. 그때 작정하고 연휴 내내 클로드 코드를 가지고 여러가지를 해봤습니다. 뭐가 만들어지니까 신기하고, 또 재미도 있었는데 어느 지점을 지나면서 기본 개념과 용어와 구조를 알아야 하는 단계가 느껴지더라고요. '바이브 코딩'이 무슨 마법처럼 느껴졌는데, 정작 필요한 걸 제대로 만들려고 하면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런데 사실 이건 원래 모든 분야가 그렇습니다. 디자인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3일 만에 포토샵을 120% 활용할 순 없잖아요. 그러니 저는 과욕을 부린 거죠. 그래도 현타가 온 건 사실이에요. 기술이 쉬워지는 건 ‘소비’ 단계의 문제일 뿐, 그걸 제대로 쓰려면 반드시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기술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의 문제에요.

좀 더 풀어보면, '내가 이걸로 뭘 할 수 있지?'에 대한 정의가 우선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속도에 휩쓸리니까 우울해지는 것 같아요. 1만 개 짜리 레고 박스를 공짜로 손에 쥐고 뭘 해야 할 지 막막한데, 옆에 애는 그걸로 멋지구리한 성을 쌓고 있는 거죠. 누구는 자동차도 만들고요. 어딘가에선 레고로 아예 또 다른 레고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맙소사... 저는 이제야 겨우 레고는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수준인데요. 

이런 수준에서 전세계 상위 0.1% 수준의 뉴스가 계속 보입니다. 이걸로 실제로 내가 얻는 게 뭔지,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 건지, 애초에 내 문제가 뭔지 모르는 채로 속도에 휩쓸리니 제정신이 아니죠.


Q. 우진님이 정의하는 '클로드 블루'는 무엇인가요? 

사실 AI 같은 기술 혁신은 기존 개념과 가치를 재정의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 같아요. 기존 체제가 흔들리니까 균열이 생기고 유동성도 생기죠. 결국 기존 질서가 재편됩니다. 그래서 AI는 위기이자 기회라고들 하죠. 

특히 AI는 '노동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라 사회 구조, 제도, 문화, 시장을 모두 바꾸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게 '클로드 블루'는 AI로부터 오는 우울감이 아니라 '정체성의 변화에서 오는 우울감'이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정체성이 바뀌기 때문에 우울하죠.

결국 이건 제게 '주체성'의 문제입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죠. 독립적으로 살고 싶다, 다시 말해 내가 100% 관리할 수 있는 독립적인 노동/경제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있거든요. 이런 부분은 AI 시대가 와도 본질적으로 달라질 건 없지만, 기술과 세상 변화의 속도에는 더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오히려 제게 필요한 질문은, 'AI 발전 속도에 내가 이토록 민감해질 필요가 있는가?'일 겁니다. 요즘 저는 이 질문을 이해하고 답해보려고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있어요. 오늘 이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Q. 한국 사람들이 유독 AI FOMO에 예민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에 한국은 위험 사회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얘기한 대로, 안전망이 없는 사회라서 그렇겠죠. 정해진 트랙을 따르지 않으면 실패하고, 한 번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 살 길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믿음이 깊이 박혀 있어요. 진학, 취업, 결혼, 주거, 사업, 커리어,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고학력 지향, 특별한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봐요.

그래서 속도가 중요해집니다. 왜? 늦게 움직이면 뒤처지고, 뒤처지면 망하거나 죽는다고 생각하니까요.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 우리는 역사적으로도 빨리 움직여서 성공한 사례를 너무 많이, 과잉 학습했다고 생각해요. IMF 시절에 성공한 사람들을 봤고, 금융 위기 때 성공한 사람들, 코로나 때 성공한 사람들을 봤습니다. 과거에는 이걸 학습하는데 10년 쯤 걸렸다면 지금은 겨우 몇 년 단위로 줄었어요. 그래서, 뭔가 하기 전에 심사숙고하는 게 좀 멍청한 일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요. 전 사회적으로요.

미디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실제 사회가 그렇게 재구성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최근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적어도 3~40년 동안 쌓아온 것들의 결과값이라고 봐요. 

대안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저를 포함해서, 'AI에게 대체되면 어떡하지?'라는 공포가 있는데... 오히려 'AI에게 대체되면 어때?'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휴, AI에게 좀 대체되면 뭐 어때?" 경쾌하잖아요? ㅎㅎㅎ

그런데 이건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고, 그래서 사회와 제도, 공동체가 더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봐요. AI에 대해서 이런 얘기를 진지하게 시작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죠. 이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AI로 우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많다? 그러면 우리가 모여서 뭘 시작할 수 있을까?' 그게 모임의 동기이자 동력이 될 수 있겠죠.


Q. 사전 미팅에서 오늘 이 행사가 또 다른 FOMO를 만들 수 있다는 걱정을 하셨는데요. '클로드 블루'를 다루는 자리가 '클로드 블루'를 만드는 아이러니를 벗어나, 이런 커뮤니티가 진짜 의미 있으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보세요?

이 부분에 대해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많습니다. 솔직히 너무 많아요. 압축하자면, 일단 커뮤니티에 대한 정의부터 진지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 좁은 시각일 수 있지만, 한국에서 커뮤니티는 전에 비해 훨씬 더 목적 지향이 된 것 같아요. 뭔가를 얻어가거나 뭔가를 이루거나 뭔가를 배울 수 있어야 커뮤니티가 '기능'한다고 보는 거죠. 

그런데 커뮤니티는 '공동체'입니다. 같은 개념인데 우리는 둘을 조금 다르게 보잖아요. '아티스트'와 '예술가'가 뜻은 같은데 뉘앙스가 다른 거랑 비슷합니다. 제게 공동체는, 애초에 목적지향이라기보다는 정서적인 유대감, 이를테면 안전함 같은 것들이 핵심 가치인 모임이에요. 팬클럽도 마찬가지입니다. 핵심은 안전함이에요. 그래야 구성원들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모임 자체를 특별하게 생각하게 되죠. 이번 행사가 커뮤니티로 발전하려면 그런 부분에 대해 정말로 진지하고 깊게 고민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가 일반적인 커뮤니티와 다른 방향과 속도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이 커뮤니티가 확장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마 이 커뮤니티의 가장 나쁜 미래는 '한국에서 AI를 제일 잘/많이 쓰는 사람들의 위로&격려 모임'처럼 여겨질 때일 겁니다. '강남 빌딩 건물주들의 주말&힐링 모임'처럼 들리잖아요?

그래서 오늘 같은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첫 모임이니 저 같은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 진짜 중요한 건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왔는지, 무엇에 불안하고 무엇에 두려워하는지 듣는 거라고 생각해요. 공동체는 거기서 시작됩니다.

한 마디 더 하자면, 역할이 아니라 위치에 대해 고민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역할에 집중하면 ‘우리가 뭔가 해야 한다'거나 '할 수 있다’고 믿게 되는데요. 그러면 그러한 힘을 욕망 하게 되고, 그런 힘이 생기면 또 당연히 그 힘을 쓰고 싶어집니다. 손에 있는 돌멩이는 한 번 던져보고 싶고, 미사일은 한 번 쏴보고 싶어지니까요. 

선한 영향력은 괜찮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저는 애초에 영향력이 선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향력은 언제나 양면적이고, 그걸 통제하려면 더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역할 말고 위치에 집중하면 조금 달라집니다.

역할이 목적 지향에 주도적이라면, 위치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해 우연히 얻게 된 것에 가깝습니다. 사실 이 모임도 우연히 열리게 된 거잖아요. 우리는 하필 그 시점에 그 게시물을 봤을 뿐입니다. 원준님이 '클로드 블루'에 대한 글을 작년이나 내년에 썼다면 아무 관심을 못 받았을지 모릅니다. 브런치가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에 썼다면요? 링크드인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면요? 제목에 '실리콘밸리'가 들어가지 않았어도 이렇게 바이럴되었을까요? 물론 의도가 있었고 그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온 거지만... 오늘의 이 자리는 사실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거죠. 이건 변증법의 기본 원리지만, 핵심은 이 우연한 결과에 우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 모임의 역할을 생각하지 말고, 이 모임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놓이게 된 위치에 신경을 쓰세요. 그 위치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고, 바뀔 수 있습니다. 의미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면, 우리가 얻은 것을 과잉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첫 번째 조건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모임의 정체성이나 역할이나 비전 등에 대해 더 의미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지어 이 모임 자체가 지속되지 않는 게 목표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러니 작게, 짧게, 소멸을 향해 움직이면 좋겠습니다. 굳이 이 세상에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여기 모인 사람들이 AI에 대한 자신의 마음, 감정, 욕망을 정직하게 마주하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리더들이 서포트하고 해야 할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Q. 기술을 해석하고 비평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정확히 말해서, 저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우리 삶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긴 합니다. 물론 세상 모든 게 결국은 전부 다 이어지고 연결되므로 '문화 평론'은 사실상 '모든 것 평론'이긴 합니다만... ㅋㅋㅋㅠㅠ 

아무튼, 저는 '주의와 집중'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하나의 문장으로 말하자면, '집중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는 AI와 같은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사실 진짜 필요한 건 '주의를 기울이는 거'라고 봐요. 네. 이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AI는 장기적인 변화입니다. 그런데 집중은 단기 모델이에요. 네, AI는 장기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는 건 사실 기능적인 부분인데요, 새로운 기능이 놀랍지만... AI는 어차피 세상을 크게 바꿀 겁니다. 장기적으로요. 적어도 몇 년 혹은 더 오래 걸릴 거고, 그건 확실히 긴 시간이죠. 그래서 저는 집중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이자고 말하고 싶어요.

주의를 기울이는 건, 에너지를 분산하는 모델이에요. 뚫어져라 보는 게 아니라, 맞아 저쪽에 그게 있지? 오 움직이네? 오 빠르네? 오 재주도 부리네? 오 맙소사 대단한 걸?!!! 정도의 신경을 쓰면서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해야 우리는 AI가 바꾸게 될 미래와 겪어보지 못한 변화를 얘기하면서, 동시에 우리 마음과 관계에도 에너지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쉽지 않죠. 하지만 AI의 변화가 본질적이고 거대하고 뭔가 엄청나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나 자신을 비롯해 주변을 함께 볼 수 있겠죠. 우리가 여기에 굳이 AI의 최신 동향을 누구보다 빠르게 배우려고 모인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AI에 집중하지 말고 주의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Q. 당장 다가올 3개월 동안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일상을 채워가실 예정인가요?

저는 주로 '딥 리서치'를 쓴다고 했는데요. 이건 결국 '검색'에 불과합니다. AI는 검색을 재정의하는 게 아니라 검색을 더 고도화하고 있죠. 과거에 웹 2.0이나 시멘틱 검색이란 개념이 등장했던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AI는 검색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뭔가 만들어내잖아요. AI는 사실 상상 이상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는, 다른 존재라고는 생각해요. 

전 요새 이렇게 다른 존재랑 나는 어떻게 대화하고 관계를 맺어야 하지? 이런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AI를 잘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AI라서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고 실행해보고 싶어요. 여러 에이전트에게 일을 위임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AI를 중심에 두고 일하면 뭐가 달라지고 필요할까. 이런 거요.

그래서 앞으로 3개월은... 좀 더 본질적이고 급진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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