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왜 특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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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시드니에서 열린 스포티파이 하우스에 초대 받아 시드니에 다녀왔습니다. 스포티파이 하우스는 스포티파이의 자체 쇼케이스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총 4일간 진행되었는데요.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K-나이트’ 쇼케이스를 통해 샘김(Sam Kim), 황소윤(So!YoON!), 주니(JUNNY) 등 한국 아티스트를 소개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불렀습니다.

또한 스포티파이 하우스에서는 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 스포티파이의 라이징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인 레이더(RADAR), 인공지능 같은 주제로 관련 책임자들이 출연한 토크 세션도 열렸습니다. 그 중 플레이리스트와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정리합니다. 

🎧설리나 옹, 스포티파이 글로벌 뮤직 에디토리얼 총괄

설리나 옹(Sulinna Ong)은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에디토리얼 총괄로 스포티파이의 머신 러닝 역량과 큐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포티파이의 '에디토리얼'은 쉽게 말해 스포티파이가 직접 선곡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비롯해 여러 자체 콘텐츠의 제작과 편집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이다. 

설리나 옹은 음악과 테크 분야의 학위를 가진 인물로 약 15년 전 소니에서 출시한 아이보 로봇 관련 업무를 맡았다가 소니 레코드로 옮겨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다. 그때 설리나 옹이 담당한 아티스트들은 카사비앙과 블랙 라벨 모터사이클 클럽이었다. 이후 라이브 네이션으로 옮겨 라이브 공연과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현재 기준으로 설리나 옹의 커리어는 완벽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기술과 음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 이 두 영역은 하나로 수렴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죠."

아마 그런 믿음이 현재 그가 스포티파이의 에디토리얼을 책임지는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시드니의 미디어 Draw Your Box의 설립자이자 에디터인 알리시아 브라얄(Alicia Vrajlal)이 시드니 스포티파이 하우스에서 진행한 설리나 옹과의 토크 세션을 정리했다. 

Q: 스포티파이의 알고리즘은 플레이리스트와 큐레이션에 어떻게 작동하나요? 

A: 그런 질문을 해줘서 고마워요. 음악은 항상 기술을 수용해 왔습니다. 전기 기타의 발명, 디지털 포맷의 개발 등은 기술의 발전이었죠. 스포티파이는 항상 최고의 기술과 함께 최고의 문화적 지식을 수용해 왔어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문화적 지식을 가진 에디터와 현지 팀이 정말 중요해요. 알고리즘 뒤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예를 들죠. 여기 개인화 플레이리스트가 있어요. 이 목록의 대부분은 에디터가 실제로 원본 노래의 풀을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500곡의 노래를 선택했다고 가정해보죠. 하지만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100개의 노래만 표시될 수 있습니다. 개인화 플레이리스트는 머신러닝과 인간 중에 하나 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둘 중 하나만 고르거나, 그 둘을 분리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입니다. 우리는 항상 이 둘을 결합합니다.

Q: 스포티파이 뮤직 에디토리얼 팀에서 큐레이션한 플레이리스트들을 만들 때 지키는 핵심 원칙은 뭔가요? 

A: 우리는 기본적으로 각 국가 및 마켓의 에디터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현지의 문화와 사운드, 아티스트의 장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죠. 우리의 철학은 문화와 발견입니다. 로컬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발견과 최고의 문화야말로 우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에디토리 철학의 핵심 가치에요. 그걸 위해선 본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에 반응하는지 항상 경청하고, 아직 들어보지 못한 곡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해야 해요. 

Q: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신인 아티스트에게 큰 기회인데요. 스포티파이는 어떻게 그런 기회를 제공하고 있나요?

A: 지금은 음악 발견의 경로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2014년으로 돌아가 보죠. 그때 스포티파이는 50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했어요. 우리가 아티스트의 수입과 수출이라고 부르는 것은, 말 그대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개념이었죠. 그런데 2023년에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스포티파이는 180개 국가에서 서비스 되고, 미국과 영국 시장은 그때만큼 지배적인 시장은 아닙니다. 실제로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어요. 우리는 이제 한국, 콜롬비아 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보고 있어요. 이런 곳들은 음악 뿐 아니라 영화와 콘텐츠, TV에서도 크게 주목 받고 있죠. 

스포티파이의 결정적인 차이는 언어의 제한 없이 새로운 사운드를 소개할 수 있다는 거에요. 라디오는 비 영어권 노래를 재생하는 게 어렵지만 스트리밍에는 장벽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사람들이 다른 언어로 된 노래를 듣는 것에 훨씬 개방적인 것 같아요. 

Q: 사람들은 스포티파이가 현지 아티스트를 어떻게 지원하는지 궁금한 것 같아요. 글로벌과 로컬의 접근 방식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A: 그걸 위해서 우리는 모든 지역의 전문가를 두고 있어요. 나아가 에디터 뿐 아니라 아티스트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는 음악 팀이 전 세계에 포진해 있죠. 음악 팀이 없다면 우리 에디토리얼 팀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는 확실히 가장 강력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음악에 대한 현지의 전문성도 마찬가지로 갖추고 있어요. 약 10년 전부터 스포티파이는 이미 케이팝의 글로벌 잠재성을 발견했었고,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막 올라가던 현지의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케이팝을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음악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하고 연결하고 확인해왔죠. 

호주도 매우 강력한 수출 시장이에요. 작년에 저희는 LOUD & CLEAR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호주 아티스트의 로열티 중 거의 80%는 호주 밖에서 발생합니다. 매우 놀라운 통계입니다.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를 위한 Fresh Finds라는 플레이리스트는 전 세계의 에디터들이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는 신인 아티스트의 대표 트랙을 발굴하고 소개하죠. 현지 팀이 전 세계의 에디터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재생 목록을 채웁니다. 사실 사람들이 요즘 들을 음악이 없다고 말하는 걸 들을 때마다 우리는 정말 작은 피드백 루프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훌륭한 음악이 정말 많고 우리는 그 음악을 찾도록 돕죠. 그게 바로 우리 일입니다.

Q: 이 거대한 생태계에서 플레이리스트가 어떻게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A: 우리는 그걸 '플레이리스트 피라미드'라고 부르는데요. 기본적으로 성공으로 가는 길은 하나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아티스트는 로컬 장르 플레이리스트에서 첫 번째 지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게 잘되면 지원을 확대하고 다른 영역에서도 테스트를 시도하죠. 그 중엔 무드와 모먼트(Moods & Moments)가 있는데요. 이 둘은 기본적으로 액티비티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녁 식사나 운동 플레이리스트 같은 거죠.

저희는 리스너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방법은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티스트의 잠재 고객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공간에서 테스트하고 점진적이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는 '글로벌 큐레이션 그룹'이라고 부르는데, 매주 100명 이상의 전 세계 에디터들이 온라인으로 모여 음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곧 출시될 음악,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 신곡, 새롭고 흥미로운 사운드와 아티스트, 그들의 공연에 대해 대화합니다. 그런 식으로 전세계 음악 씬의 새로운 움직임과 사운드를 매우 빨리 파악할 수 있어요. 케이팝이나 멕시카나 팝처럼요. 매주 열리는 이 토론은 완전히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된 징후부터 메인스트림을 곧 장악할 문화적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Q: 플레이리스트에 자기 곡을 소개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플레이리스트에 오르려면 에디터와 친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게이트 키퍼'라는 개념을 믿지 않아요. 지금은 그런 역할이 없습니다. 누구도 우리를 사적으로 알 필요가 없어요. 항상 음악에 관한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스트리밍이 근본적으로 만든 변화에요. 예전엔 소수의 취향과 선택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리스너에 관한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저희의 아티스트 전용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의 시스템에 올라온 설명은 제가 직접 매일 읽습니다. 그러니까 꼭 작성해 주세요. 아티스트의 출신 지역, 악기 등을 기준으로 찾습니다. 저는 그 트랙을 모두 살펴보고 세부적인 내용을 읽어요. 저는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의 피치 도구에서 살고 있어요.

Q: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음악을 듣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생일이든 휴일이든 상관없이 일주일 내내 매일 최소 3시간 이상 체계적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사실은 더 많이 들어요. 제가 하는 일은 운동선수와 비슷해요. 매일 매일 체육관에서 몸을 단련하는 거죠. 그래야 전 세계의 모든 에디터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얘기했듯이, 우리는 게이트 키퍼가 아니에요. 우리의 특권은 봉사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직책을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아티스트는 자신의 음악을 진지하게 생각해요. 우리는 그런 음악을 다룹니다.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 돈을 쏟아 부은 예술을 다루기 때문에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Q: 음악 측면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롭나요?

A: 동남아시아에는 매우 젊은 청중이 많아요. 디지털에 정통하고 새로운 음악에 매우 개방적인 젊은 청중들이죠. 정말 흥미로워요. 그래서 전 세계에서 슈퍼 팬을 확보할 차세대 슈퍼 스타가 누가 될지 생각해 보면... 더 이상 미국이나 영국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동남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를 주목하고 있어요. 제가 10대였을 때만 해도 아시아 아티스트에 초점을 맞춘 레이블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인종적 다양성 뿐 아니라 소리의 다양성도 중요해졌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젊은 청중은 디지털에 정통할 뿐 아니라 다양성을 포용할 줄 아는 새로운 세대입니다.

Q: 에디토리얼 팀에서는 어떤 순간을 큰 성과라고 표현하나요? 아티스트가 특정 수의 스트림에 도달하거나 발견될 때인가요? 

A: 아티스트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이 얘기를 할 때면 수많은 예시들 중 로열 오티스(Royel Otis)가 Fresh Finds 플레이리스트에서 시작해서 전 세계의 다른 플레이리스트로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본 걸 떠올려요. 

아티스트의 여정에 함께하는 것은 정말로 특별한 일입니다. 그리고 누군가 제게 와서 스포티파이에서 이런 노래나 이 아티스트를 추천 받았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건 진짜 소박하지만 큰 기쁨이에요. 그런 기쁨은 절대 식지 않아요. 그건 정말로 우리 모두에게 매우 큰 특권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저희는 이걸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여러분이 만드는 음악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그 음악을 듣고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여기에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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