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일을 '왜'할까? 스스로를 공부하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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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은 서비스나 콘텐츠를 분석하는 이야기는 아니야. 우리가 로봇도 아닌데 맨날 그런 얘기만 할 수는 없잖어? 게다가 분석, 해석, 지표, 리뷰 같은 말에 좀 질리기도 했고, 유료 콘텐츠를 발행하게 된다면 소위 트렌드와 무관하지만 오랫동안 곱씹어도 괜찮을 만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오케이, 그게 바로 오늘이야. 

1. 40대 후반에도 '커서 뭐가 될까' 고민하면 한심해?

작년 말이었던 것 같아. 애인과 대화하다가 무심결에 '나는 커서 뭐가 되려고 이러지?'라고 말했는데 그게 너무 웃겼어. 둘이 깔깔대다가 문득 이 말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서 내내 생각해봤지. 나는 커서 뭐가 될까? 이 얘기가 신선했던 이유는 간단해. 은연 중에 우리는 10대에 인격이 형성되고 20대에는 자기 삶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많은 책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또 많은 선배들도 그렇게 얘기하기 때문이야.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 20대에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언제 어른이 될까?'이고, 30대가 되어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어른이란 될 수 없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이것도 적절한 답은 아닌 것 같아. 답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질문을 바꿔야 해. '언제 어른이 될까?'라는 질문을 '어른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바꾸면 이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들을 할 수 있어. '어른의 조건'에 대해서, '어른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

물론 여기서 나는 매우 높은 기준을 잡아버리면서 실패한 기억이 있어. 아아 그러면 나뿐 아니라 보통의 어른들도 사실은 어른이 아니구나. 세상에 진정한 어른 따위는 없는 거네. 그러면 어른 따위 되지 못해도 괜찮은 거군! (응?)

뭐 10년 쯤 전이니까 이럴 수 있다고 생각해. ㅎㅎ 다만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살아 온 만큼 앞으로도 살아야할 것 같으니, 이왕이면 이 고민을 좀 더 깊이 해보자고 생각했지. 그럴려면 먼저 나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게 필요했어.

일단 고백하자면, 수없이 실패했어. ㅋ

제일 먼저, 되도록 자주 일기를 쓰기로 했어. 실패했어. 1년이 다 지나도 노트 절반도 못 채우더라고. 두번 째로 한 일은 내 욕망에 집중하는 거였어. 이것도 실패했어. 큰 종이에 내 욕망을 적으려니 처음엔 조금 부끄럽더라고.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거나 등등. 음, 조금 아니 너무 한심하더라고. 중2병 같고. 어 뭐 실제로 중2 때 했던 생각이지만. 아무튼, 적어내려가는 욕망들이 너무나 어이없고 한심하고 속물적이라서 내가 정말로 못난 사람처럼 느껴졌어. (그렇다고 이게 나쁜 건 아니야, 나중에 알았지만, 정리하는 순서가 바뀌었던 것 뿐이야.) 

그러다가 음악 산업에서 일종의 영감을 얻었어. 21세기의 음악 산업은 음반에서 음원이 분리되는 바람에 생겼다는 걸 깨달으면서, 아 그러면 내가 이제까지 쪼갤 수 없다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쪼개질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그렇게 했어. 나의 욕망, 나의 과거, 내가 잘못한 것들, 내가 도달하고 싶은 것들을 대책없이 적은 다음 그것들이 실제로 어떤 욕망이고 어떤 바람인지를 쪼개고 쪼갰지. 그러니까 대략, 문제가 뭔지 보이더라고. 진짜 문제가 뭔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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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나는 이 일을 '왜'할까? 스스로를 공부하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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