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버스 유럽 2022] 리포트(1) | 갈라게임즈의 진짜 비즈니스는?

갈라게임즈는 2022년 6월 6일~8일까지 3일 간 몰타에서 <갈라버스 유럽 2022>를 열었습니다. '갈라버스'는 갈라게임즈의 노드 오너(=갈라시안)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유료 멤버십 행사입니다. 

3일 행사는 크게 '갈라게임즈의 최신 소식 공유'와 '주제별 AMA(Ask Me Anything)'로 구성되었고, 일정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는 행사장 근처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함께 저녁 식사가 제공되었는데요, 첫 날에는 톰 미쉬, 노엘 갤러거, 조지 에즈라의 공연이 있었고 둘째 날에는 레미 울프, 에디터스, 피닉스, 베이스재커스, 디스클로저가 공연했습니다. 공연시간은 모두 4~50분 정도.

3일 행사의 티켓 가격은 900만원 수준이고, 한국에서 몰타 왕복 항공권이 이코노미 기준으로 300만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이 행사에 참석한 한국인들은 최소 1200만원 이상을 지불한 셈입니다. 전체 참가자 800여 명 중 한국인들은 150명 정도 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 행사에 다녀왔는데요, 몰타에서 열린 <갈라버스 유럽 2022>를 직접 체험하고 국내외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갈라게임즈에 대한 이모저모를 3개의 리포트로 정리합니다. 

0. 오프라인에 진심인 블록체인 게임 회사?

유럽의 휴양지 몰타에서 열린 <갈라버스 유럽 2022>는 몰타 최대 규모의 컨벤션 홀인 MFCC에서 열렸다. 이탈리아 아래 쪽에 있는 섬나라 몰타는 유럽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최근 저렴한 어학연수지로 각광받고 있는데, 면적은 강화도와 비슷하다. MFCC의 메인 전시장은 코엑스 전시장 1곳과 같은 크기(8천㎡)다. 

왜 이 얘기부터 시작하냐면, <갈라버스 유럽 2022>는 관계자가 등장해 신작 게임을 소개하고, 게임 시연을 하다가 또 다른 행사를 보러 가는 컨퍼런스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테마파크에 가까웠다. 8천㎡의 전시장은 게임 컨셉을 반영한 테마 공간으로 채워졌고, 각 컨셉에 맞는 재연 배우들도 투입되어 관객들에게 말을 걸거나 공연을 진행했다.

게다가 이 행사장에만 3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물론 항공 물류와 아티스트 섭외 비용도 포함된 비용이겠지만, 그럼에도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기업이 지출하는 비용은 목적이 분명하다. 동시에 오너의 의지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갈라게임즈가 이런 행사장에 이 정도의 돈을 쓴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었다. 덕분에 <갈라버스 유럽 2022>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질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블록체인 게임 회사가 왜 오프라인 이벤트에 이렇게 진심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중성'과 '연결성'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1. 대중성: 에픽 게임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한국에 소개된 <갈라버스 몰타 2022>에 대한 뉴스는 대체로 조이시티, 원유니버스, 엔드림, 라운드2 등 국내 게임사들이 갈라게임즈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한다는 소식이었다. 한국 게임 제작사의 글로벌 경쟁력 뿐 아니라 갈라게임즈가 한국 게임 업계에 얼마나 큰 관심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방증이었다.

하지만 <갈라버스 유럽 2022>의 메인 이벤트는 두 개의 뉴스였다. 하나는 신작 게임 <그릿>(GRIT)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한다는 소식이고, 또 하나는 전설적인 SF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블록체인 게임 제작 발표였다. 

<그릿>은 서부를 배경으로 배틀로얄 스타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를 서부 배경으로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바로 이 점 때문에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갈라게임즈는 이번 행사장에서 섹션 하나의 이름을 'GRIT'으로 정할 만큼 이 게임의 홍보에 열심이었다. (다른 섹션들은 '캐슬타워', '이너 시티', '아포칼립틱' 등 컨셉을 강조했다.)

<그릿>은 에픽 게임즈 스토어에 입점하는 최초의 블록체인 게임이 될 예정이고, 이것은 다시 말해 블록체인 게임의 대중화가 머지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갈라게임즈는 <그릿>을 통해 '누구나 플레이하는 P2E 게임'이라는 미션에 한 발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1978년부터 1979년까지 미국 ABC에서 방송된 SF 드라마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다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Syfy 채널에서 리메이크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데뷔 에피소드는 2005년 '휴고상 최우수 드라마 부문'을 수상했고 시리즈 전체는 피바디 상을 수상했다. Syfy 채널은 사이언스 픽션 전문 채널로 알려졌지만 주로 B급 공상과학 시리즈와 괴수물(대표작이 <샤크네이도> 시리즈....)로 더 유명하다.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이제까지 그 인기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게임으로 선보이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 발표는 해외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으로 들렸다. 

Syfy 채널은 NBC유니버설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이다. NBC유니버설은 2004년 NBC와 유니버설 픽처스가 합병한 회사로 유니버설 픽쳐스와 유니버설 뮤직을 포함, 영화/음악/TV시리즈/스포츠/뉴스/테마파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3년에는 컴캐스트가 인수해 그 산하로 들어갔다. 컴캐스트는 현재 AT&T,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함께 세계 3대 미디어 그룹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갈라게임즈는 <배틀스타 갤럭티카>와의 협업에 대해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협업'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표현은 <배틀스타 갤럭티카> 외에 다른 작품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게 된다. 참고로 유니버설에서 제작한 아이코닉한 작품 중에는 <킹콩>과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있다.

2. 연결성: 갈라 필름의 등장

이번에는 갈라 뮤직에 대한 업데이트도 있었다. 하나는 갈라 뮤직 플레이어의 베타 버전에 대한 시연이었고, 또 하나는 스눕독, 아이스 큐브, E포티, 투샷의 프로젝트 그룹 '마운트 웨스트모어'의 NFT 앨범 [BAD MFs]의 발매 소식이었다. [BAD MFs]는 14 트랙이 수록된 앨범으로 갈라 뮤직의 독점 NFT로 505개 한정반으로 발매되었다.

물론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고, 찾아보면 전곡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NFT 음원은 과거의 DRM과는 다르다. 독점적 권리를 위한 제약이 아니라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유틸리티다. 그래서 예상하건대 이들의 음원은 조만간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유통될 것이다. 다만 NFT 음원은 갈라 뮤직 노드와 연동되면서 아티스트(레이블)과 팬에게 별도의 수익(=갈라 뮤직 코인 채굴)을 안겨주는 기능성 NFT로 작동할 것이다. 

한편 갈라 뮤직 플레이어는 베타 버전의 시연이 있었다. 갈라 뮤직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 여름에 뮤직 플레이어의 베타 버전과 갈라뮤직 코인의 상장에 대한 계획이 있는데, 그에 따른 결과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 가을에 갈라 뮤직 생태계가 어느 정도 완성될 것으로 본다. 물론 그를 위해선 갈라 뮤직의 라이브러리가 충분히 채워져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는 갈라 필름에 대한 소식도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Watch to Earn'이란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면서 '인디펜던트 무비 메이커/애니메이터와 월드 클래스 크리에이터/스트리머가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오너십을 지원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한정으로 24시간 동안 '갈라 필름 패스'를 판매했다. 가격은 300만원 정도. 게임 노드, 뮤직 노드와 비슷하게 영화 관람을 통한 코인 채굴 기능이 있을 것 같지만, '노드'가 아니라 '패스'이기 때문에 관람권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행사에서 갈라 필름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없었지만, 또한 그게 언제 공개될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갈라게임즈가 게임과 음악에 이어 영화 산업에도 진출한다는 점이다.  

행사 기간 내내 갈라게임즈가 스스로를 '웹3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소개했다는 점을 새삼 떠올린 순간이었다.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이 회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음악-필름의 연결 구조를 짜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웹3 엔터테인먼트'란 무엇일까? 그 정의는 아마 앞으로 우리가 목격하게 될 사례들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그걸 위해 

를 풀어내는 방법론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갈라게임즈가 말하는 '웹3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은 IP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IP 비즈니스는 콘텐츠 비즈니스가 필연적으로 지향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갈라게임즈는 블록체인 게임이 아니라 IP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하면 이들의 사업모델과 비전은 상당히 달라진다.  

3. 갈라게임즈와 넷플릭스 

행사 현장에 도착했을 때의 첫 질문은 '갈라게임즈는 왜 오프라인 행사에 진심일까?'였다. 그런데 행사가 진행되면서 이 질문은 '왜 게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할까?'로 확장되었다. 갈라게임즈의 사업모델의 방점을 게임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에 두면 그 범위는 확실히 넓어진다. 그건 마치 스포티파이가 음악이 아닌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링크)과 같다.

이때 스트리밍은 기술적 기반에 불과한데, 이것을 갈라게임즈에 그대로 적용해볼 수 있다. 갈라게임즈에게 블록체인은 기술적 도구일 뿐이고, 이들이 지향하는 것은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확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이 스스로를 '웹3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리고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콘텐츠의 권리, 즉 IP다. 

갈라게임즈는 단순한 게임 제작사가 아니다. 이들은 전세계의 블록체인 게임 제작사에 투자하면서 갈라게임즈 내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계약 조건은 알 수 없지만, 갈라게임즈는 직접 제작보다는 제작 투자를 통해 게임 카탈로그를 확보하고 있다. 사실상 넷플릭스에 가까운 구조다. 갈라게임즈는 넷플릭스의 방법론으로 블록체인 게임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게임은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나 시리즈만큼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고, 블록체인 게임의 시장성도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성패는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 달려있지만, 현실 세상에서 블록체인은 여전히 '투기 목적의 무언가'로 여겨지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게임의 제작기간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블록체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이 필요한데 이 중 갈라게임즈가 택할 수 있는 것은 첫번째다.

물론 갈라게임즈에 대한 비판 중 출시된 게임이 사실상 1개 밖에 없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지만, 동시에 출시 예정 게임의 퀄리티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나로서는 후자의 경우 갈라게임즈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진다.

블록체인 게임은 단지 재미있는 게임을 하는 것 외에 더 많은 전제를 조건으로 가진다. 게임 제작사/유통사는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기여해야 하고, 플레이어는 게임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한다. 그럴려면 블록체인 게임은 여느 대작 게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게임의 퀄리티와 완성도는 오히려 일반 사용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된다. 갈라게임즈의 게임이 게임 전문가들에게 비판받는 지점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엔 갈라게임즈가 강조하는 '게임의 재미'는 전문가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이들이 스스로를 '웹3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하는 지점과 일맥상통한다. 엔터테인먼트는 특정 계층이나 그룹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위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4. 갈라게임즈와 디즈니 

디지털 포메이션이 이뤄진 후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모델을 개발해왔다. 이유는 단 하나,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음악에서는 음반이 주요 상품이었다. 영화는 극장 수입과 타이틀 판매로 돈을 벌었다. 게임도 마찬가지였고, 출판은 말할 것도 없었다. TV는 광고를 팔았다. 하지만 디지털로 전환된 후에는 제품이 팔리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콘텐츠'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콘텐츠를 팔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발명된 것이 바로 IP 비즈니스다. 

IP 비즈니스는 권리 기반의 사업이다. 왜 권리일까? 콘텐츠가 담긴 제품은 팔리지 않지만 콘텐츠의 인기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다시말해, 그나마 팔 수 있는 게 인기였기 때문에 권리가 중요해졌다. 저작권, 사용권, 초상권, 상표권 뿐 아니라 콘텐츠의 핵심 아이디어, 비주얼 콘셉트, 캐릭터 디자인 등등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권리가 상품화되는 것이 바로 IP 비즈니스다.   

그리고 이러한 권리는 바로 대중적 영향력에 기인한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을수록 IP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쉬워지며,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영역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갈라게임즈는 이러한 IP를 양방향으로 활용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기존의 슈퍼 IP를 사서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으로 만든다. 올해는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있었지만, 작년에는 먼저 <워킹 데드>의 게임화를 선언했다. <워킹 데드>의 제작사 AMC 네트워크는 인디펜던트 제작사로 <매드맨>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 같은 시리즈와 <보이후드> 같은 영화 제작사로 유명하다. <워킹 데드>는 그중에서도 TV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시리즈로 손꼽히는 IP다.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워킹 데드>에 비하면 그리 강력하지 않은 IP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연결고리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AMC 네트워크와 비교도 안될 만큼 거대한 IP 카탈로그를 가진 곳이고, 이런 관점으로 봤을 때, 유니버설과 갈라게임즈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매우 다양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한편 갈라게임즈는 자사의 게임을 IP로 상정하고, 그 IP들이 개별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파생된 <아케인>처럼, 게임을 IP로 여길 때 게임 캐릭터의 스토리를 확장하는 애니메이션 제작도 가능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0여 년의 아카이브를 연결하는 '광야'라는 유니버스 구조를 만드는 것처럼, 갈라게임즈도 자사의 게임 캐릭터나 세계관이 연결되는 '갈라버스'를 구축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회사가 스스로를 '웹3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고 소개하면서 게임 뿐 아니라 음악과 필름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이런 비즈니스 구조의 선구자이자 롤모델은 역시 디즈니다. 디즈니가 <스타워즈>와 <어벤저스> 같은 콘텐츠를 영화에서 장난감으로, 장난감에서 게임으로, TV 시리즈로, 스핀오프로, 뿐만 아니라 콘텐츠에서 테마파크, 리조트, 식품과 생활용품 등으로 무한 확장한다. 콘텐츠 업계에서 이러한 IP 비즈니스가 이제는 상식처럼 자리잡았다고 본다면 갈라게임즈의 목표는 에픽게임즈나 라이엇게임즈가 아니라 디즈니라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IP는 자산이다.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가치도 생긴다. 이제까지 IP는 기업들의 자산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이 구조를 개인에게도 열어주는 동시에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새로운 순환구조도 출현시킨다. 

이러한 경제 구조는, 지금은 팬덤으로 퉁치고 있지만 사실은 소비자/투자자/팬/크리에이터 등이 뒤섞인, 특수한 공동체를 조성하게 된다. 그리고 내 생각에 이러한 공동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갈라게임즈가 구상하는 모델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어떤 미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5. 에필로그: 음악 사업의 재정의

사실 이 리포트를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흔히 '콘텐츠 비즈니스'라고 부르는 영역은 사실은 여러 분야가 얼기설기 연결된 연합체다. 이것을 하나의 대륙으로 보면서 사업을 전개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각 영역들의 연결 구조 자체에 집중하며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는 영화, 음악, 만화, 출판 등 콘텐츠 사업을 개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익숙하다. 그런데 나는 앞으로 이런 관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개별 사업을 분석하는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각 영역들이 연결되는 구조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음악 시장은 영화나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 그럼에도 음악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갈라게임즈가 굳이 음악을 주요 사업 분야로 정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갈라게임즈의 핵심 IP는 블록체인 게임에 있다. 그 IP가 필름(혹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갈라게임즈의 유니버스 체제가 구축된다면, 음악은 이 과정을 좀 더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게임과 필름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음악 IP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다시 말해 음악의 수익은 음원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또한 그래야 한다. NFT는 그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음악이 음악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게임이나 필름의 매우 중요한 연결 수단이 될 때 비로소 합당한 가치를 가진다는 뜻이다. 이것은 음악 사업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리포트에서 다루게 된다. 다음 리포트는 갈라 뮤직을 총괄하는 레인 베이커와의 인터뷰로, 갈라게임즈가 현재의 음악 산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는지 보다 자세히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갈라버스 유럽 2022] 리포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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