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NFT가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거대한 성공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사랑하는 일을 더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뿐입니다. 좌절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고민할 뿐입니다. 사랑하는 일을 계속 하면서 좌절하지 않으려면 자연스레 비즈니스를 고민하게 됩니다. 오너십을 갖기 위해 사업자와 수익모델과 사업모델을 탐구합니다. TMI.FM의 러브N비즈니스는 이러한 분들을 소개하고 응원하는 텍스트 라디오입니다. 오늘은 '국악 NFT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3PM은 2021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음악 NFT 스타트업입니다. 그동안 NFT 음원 컴필레이션이나 아티스트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행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업 초기에 자주 만나 새로운 사업과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콘텐츠진흥원 행사 같은 곳에서 함께 세션을 진행한 인연이 있어요. 임지순 대표는 하이브에서 위버스 사업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3PM에서 국악 NFT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제목은 '온음' 프로젝트인데 '온음'이란 ‘장음계에서, ‘미ㆍ파’, ‘시ㆍ도’ 이외의 장2도 음정. 두 개의 반음을 가진 음의 간격(출처: 네이버 국어사전)’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온음 프로젝트'는 이 단어가 지닌 온전한 음이라는 뜻을 빌려 음악과 비주얼이 하나의 온음(whole tone)을 이루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온전한 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온음 프로젝트의 NFT는 솔라나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generative NFT인데요, 일반적인 PFP와는 다르게, 이 프로젝트의 NFT 소유자는 NFT에 포함되어 있는 국악기 사운드 샘플 및 아트워크를 자신의 창작활동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국악기 샘플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1344개의 샘플이 발행되는데, 창작자는 1개의 NFT를 소유해도 전체 1344개와 이후에 추가되는 샘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트워크도 포함되는데요. 8종의 0세대(gen0) 악기 소리는 각각 호랑이, 봉황, 달토끼, 여우, 사슴, 용, 선녀, 학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리듬, 음계, 사물놀이의 여부는 각각 캐릭터의 헤어스타일, 아이템, 배경으로 표현되는데요, 이러한 이미지 요소는 뮤지션 Delta.O.Yanni와 NFT 작가 ShinyTiger가 협업했습니다. 

온음 프로젝트는 6월 6일까지 사전등록을 받고, 사전 등록한 홀더들 대상으로 프리민팅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에서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피드백을 받은 뒤에 퍼블릭 미팅을 할 예정인데요, 퍼블릭 민팅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전 등록을 하려면 솔라나 지갑을 만들면 됩니다.

3PM은 '온음 파트너 아티스트'를 찾고 있는데요, 파트너가 되면 온음 샘플을 활용해 제작한 오리지널 트랙에 대한 프로모션 지원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온음 프로젝트는 [온음 컴필레이션] 제작/발매, 송캠프 개최, 추가 샘플 확보 및 웹 DAW 출시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임지순 대표와 간단히 Q&A를 진행했습니다. 

"미래 가치를 팔기 시작하면 내재 가치를 나중으로 미루게 돼요." / 임지순 3PM 대표

차우진: '제너레이션 0'라고 부르던데, 그럼 이후에도 계속 늘어나는 건가요?

임지순 대표: 네, 이게 끝이 아닐 수 있으니까 열어두고 시작한 건데요. 지금 1344개의 샘플이 있는데 만약에 홀더들이 더 늘어나고 실제로 프로듀싱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면 더 많은 소리를 원할 수 있잖아요. 그때 이 프로젝트의 수익금으로 샘플을 추가로 조달하면 그때 다음 세대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차우진: 프로젝트가 향후에 송캠프도 열고 DAW 출시까지 예정되어 있는데, 이런 구조를 고민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임지순 대표: 최근 이날치, 슈가의 "대취타" 같은 곡이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 그럼 왜 이제까지 이런 노래가 없었지?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곡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가 인프라가 없어서 라고 생각했어요. 

요즘 작곡은 사실 직접 악기를 녹음하기보단 가상 악기의 샘플을 레고 블록 쌓듯이 조립을 하는 것에 가까운데요. 그런 샘플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생태계도 매우 활성화되어 있죠. 하지만 여기서 제공하는 샘플들은 70% 이상이 EDM 사운드라고 봐요. 그 다음이 어쿠스틱 사운드, 오케스트레이션.. 이런 것들인데 오리엔탈 사운드, 그 중에서도 국악기 샘플은 거의 찾기 어려워요. 

특히 80년대부터 신시사이저를 제작한 회사들이 일본 기업이 많다보니 기본으로 제공하는 악기 샘플에 국악기가 들어갈 일이 거의 없는 거죠. 있어도 오리엔탈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일본, 인도, 한국의 악기가 구분없이 섞여 있는 경우도 많고요. 

이렇게 샘플 자체를 구할 수 없는데 콘텐츠가 나올 리 없잖아요. 샘플이 없으니 인프라도 없고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고, 오랫동안 국악기 VST를 개발해 온 웨이브트리(Wavtree)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NFT를 발행하게 된 거죠. 

차우진: 그런데 음악 NFT 분야에서는 EDM이 강세 아닌가요? 

임지순 대표: 저는 EDM이 NFT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은 안 해요. 최근에는 다양한 사례들도 나오고요. 단지 초기에는 EDM 음악가들이 기술에 조금 더 가까워서 빨리 진행된 거지, 장르와 NFT가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온음 프로젝트 참여를 문의하는 분들 중에 EDM 프로듀서들이 더 많긴 하지만, 장르를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차우진: 저는 음악 NFT도 IP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보게 되는데요, 그러한 관점으로 이 프로젝트를 본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임지순 대표: 온음 프로젝트로 만들어질 컴필레이션 앨범은 장르가 아니라 국악 샘플이라는 공통점을 가질 거에요. 일부러 장르를 더 다양하게 둘 생각인데, 음악가들이 샘플을 활용하는 방법이 완전히 다를 거고, 상상도 못한 음악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그레고리안 성가에 태평소가 들어갈 수도 있겠죠. 음악적으로 문법을 파괴하는 이러한 시도들이 저희의 IP로 누적될 거라고 봐요. 3PM은 블록체인과 NFT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지만, 동시에 음악 회사거든요. 뮤직테크 회사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의 IP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려면 결국 웹2, 그러니까 스트리밍 유통도 진행해야 해요. 그래서 저희 목표는 이제 [온음 컴필레이션]을 계속 늘리면서 실험적인 아티스트들과 더 많이 만나는 거라고 할 수 있죠.

차우진: 3PM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세요?

임지순 대표: 사실 NFT 시장에서는 미래 가치를 파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그러면 자꾸 내재 가치를 나중으로 미루게 돼요. 미래 가치라는 건 결국 가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만 약속을 하거나 준비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본질이 없어질 수 있거든요. 배당형 코인의 문제가 펀더멘탈, 그러니까 내재 가치 관리를 못하게 되면서 이 펀더멘탈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콘텐츠 비즈니스에는 그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또 제가 그런 비즈니스를 하고 싶지 않은 거죠.

차우진: 그러면 3PM이 생각하는 본질이라는 게 음악의 가치, 혹은 음악이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걸 수치화하기는 어렵잖아요. 

임지순 대표: 웹3 업계에 일종의 관성 같은 게 있다고 보는데요, 모든 것을 정량적인 가치로 바꾸는 것 같아요. 그게 현금 밸류에이션일 수도 있고 토큰 밸류에이션일 수도 있는데, 콘텐츠를 금전적 가치로만 정량화하다 보니까 지표가 본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콘텐츠 업계에서는 이런 게 사실은 매우 위험하다고 보고 있어요. 후행 지표가 중요한데 숫자를 만들기 위해서 선행 지표에 집중하는 게 사실 굉장히 좀 위험한 접근일 수 있다... 이런 생각입니다.

차우진: 사실 모두가 새로운 산업이 자리 잡으려면 생태계가 중요하다, 생태계에 기여하거나 생태계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말을 해요.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제로 그걸 기반으로 의사결정하거나 방향성을 설정하는 건 매우 드물거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3PM은 음악 NFT의 생태계에 집중하고, 그걸 위해 '온음 프로젝트' 같은 걸 기획한다고 보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이나 환경을 만드는데 에너지를 쓰는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매우 어려운 길을 가신다는 생각도 들고, 3PM이 잘 되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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