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이 아닌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서 두려운 순간은 의외의 곳에서 찾아옵니다. 바로, 드로잉북이나 스케치북의 첫 장을 대하는 순간입니다. 그새 저의 두 번째 드로잉북의 마지막장을 채우게 되어서 새로운 드로잉북을 펼쳤습니다. 순결한 새 드로잉북의 첫 장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죠. 그동안 수없이 많은 첫 장을 맞이했지만 첫 장의 그림이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첫 장은 언제나 실패한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세 권의 야외 드로잉북들의 첫 장은 우연하게도 누군가와 함께했습니다. 사실 이번 세 번째 드로잉북, 첫 장 그림의 현장에도 그녀가 있었습니다. 예쁘게 그려주지 못해서 그림 속 주인공에게 언제나 혼나고 있죠. 이제 핑곗거리가 생겼네요. "운 없이 당신이 첫 장에 등장해서 그래요..."
각각의 드로잉북을 우리 인생의 마디마다 찾아오는 이벤트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드로잉북의 첫 장은 그 이벤트들의 첫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가장 실력이 형편없을 때가 시작하는 순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기가 너무 두려운 것이죠. 드로잉북은 첫 장만 있는 것이 아니죠. 계속 그리다 보면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옵니다. 새로운 시작의 순간, 당연히 잘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음장에 또 그리면 되죠. 드로잉북 한 권을 다 망쳤다고요? 새 드로잉북은 많이 있습니다.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2023. 05. 15 ~ 0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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