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넌 재미있고 시끄러운 아이였고
남자애들 사이에선 꽤 인기가 있었지
하지만 한 번도 반장은 해본 적이 없었어
여자애들이 널 찍어 주지 않았으니까
하루는 녀석들이랑 뛰어다니고 놀다가
실수로 네 가방을 퍽! 하고 밟아 버렸지
꽉 찬 가방 속엔 교과서 공책 등과 함께
뜯지 않은 우유팩 하나가 들어 있었지
넌 오직 남자애들한테만 인기 있는 남자애였고
우유팩이 터졌을 때
걔들은 그저 멍청히 보고만 있었지
재빨리 책들부터 꺼내서
털고 닦고 가방까지 씻어다 준 건
그전엔 단 한 마디도
너랑 해본 적 없었던 한 여자애였어
그 앤 작고 조용하고 안경을 낀 아이였지
걔가 널 왜 도와줬는지 넌 잘 모르겠지
혹시 널 짝사랑한 걸까? 그건 아닐 거야 넌
남자애들한테만 인기 있었으니까 음음
넌 오직 남자애들한테만 인기 있는 남자애였고
우유팩이 터졌을 때
걔들은 죄다 멍청히 보고만 있었지
어찌할 줄 모르던 널 도와준
그 애한테 고맙단 인사도 못한 너
그 아이의 이름도 잊어버렸다며 넌 지금
뭐가 좋아서 웃고 있니
나나나 나나나 나나 빠빠라 빠빠라 빠
-- "가을방학" [인기 있는 남자애] 가사
"가을방학" [인기 있는 남자애]
뮤지션 "가을방학"의 노래들은 언제나 저의 플레이리스트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뉴스레터 "그림 한 장 PlayList"에서 소개가 된 적이 있죠. ( https://maily.so/drawlife/posts/d5rykx24z1w ) 오늘은 "가을방학"의 허다한 명곡들 중 [인기 있는 남자애]란 곡에 집중해 보려고 합니다.

그 남자아이는 왜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없었을까요? 세속적이고 세상에 찌든 저의 추축으로는 얼굴이 못생겨서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하지만 못생겨도 그 진가를 알아보는 누군가가 꼭 나타나는 법이죠. 가사에서 그를 도와준 여자애가 그의 숨은 면모를 알아봤던 것은 아닐까요?
저의 어린 시절은 여자애들에게도 남자애들에게도 인기가 없는 그런 시기였습니다. 저의 진가를 알아보는 여자아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더군요.
[인기 있는 남자애]란 곡은 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듯한 감동을 주죠. 그렇다고 멜로디가 처지는 것도 아닙니다. 흥겨운 분위기와 경쾌한 리듬은 가사와 더불어 어린 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며 미소 짓게 합니다. 그리고 음악이 끝나갈 때쯤, 살짝 코끝이 찡한 묘한 감동을 맛보게 됩니다.
그동안 선정했던 플레이리스트들을 위의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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