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SNS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죠. 하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보여주기식 콘텐츠에 지친 사람들에게, SNS는 점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 현상에는 더 이상 과장된 일상보다는 ‘진짜 연결’과 ‘꾸밈 없는 기록’을 원하는 마음이 이 조용한 거부감에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진짜 연결'을 원하는 분들께 딱 좋을 것 같은 어플을 하나 소개 해 드릴게요.
📌 은하맨숀 이백마흔 네번째 이야기 '레트로(Retro)'입니다.
레트로는 론 팜 랩스(Lone Palm Labs)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인 네이단 샤프(Nathan Sharpe)를 포함한 여섯명의 멤버들이 만든 폐쇄형 SNS 어플리케이션 입니다. 처음 보면 마치 사진 클라우드 앱 같기도 한 이 단순한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 사진의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루,그리고 한 주의 기록을 정리해주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 종종 하는 ‘포토 덤프(photo dump)’를 앱 형태로 구현한 셈이죠. 복잡한 기능 없이, 하루의 사진들을 모아 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그 날’의 이야기가 만들어져요.
📕 꾹꾹 눌러담는 진짜기록✨ 나만의 비밀 사진 교환일기장
레트로에서는 그저 사진을 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필터도, 태그도 필요 없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이라는 단어는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물론 예쁜 하늘이나 귀여운 고양이처럼 공들여 찍은 사진을 올릴 수는 있지만, 제한된 인원에게만 공개되는 이 앱에서는 ‘보여주기 위한’ 이미지보다 ‘기억을 위한’ 이미지가 중심이 됩니다. 마음 편히, 솔직하게. 그 자체로 일기장 같고, 친구와 나누는 편지 같아요. (이미지에 메세지를 담아서 보내는 엽서기능이 진짜로 있긴 합니다.) 이제는 TV를 대체할 수 있을만큼 거대한 정보의 장이 된 다른 SNS들과 다르게 오직 일상을 기록하는데에 촛점을 맞춘 느낌이죠.
레트로의 기본 설정은 ‘비공개’인만큼 선택한 친구들만이 나의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써보니 정말 가까운 친구들과 교환일기를 쓰는 느낌을 들게 했달까요? 특히 그중에서도 잠긴 내 과거 일기장을 읽을 수 있는 사람, ‘열쇠 보유자’만 4주 이상 지난 기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검색 기능이 없다는 점, 영상이나 고용량 파일 업로드가 제한적이라는 아쉬움도 조금은 있었지만요.
📆 일주일로 묶이는 일상들
레트로는 ‘주’ 단위로 사진이 묶입니다. 이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소식을 나누기에 가장 적절한 속도라고 판단한 네이단 샤프(Nathan Sharpe)의 철학에서 비롯된 결정입니다. 그는 "만약 인생을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시간이 아주 많게 느껴지지만, 주 단위로 환산하면 약 4000주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1주를 소중히 여길 때, 오히려 시간이 더 넓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하죠. 레트로의 이 '주 단위' 구성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앱이 추구하는 시간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 요소이기도 합니다.
🚀 '라켓'도 써봤어요
레트로와는 다른 성격의 폐쇄형 SNS, ‘라켓(Rocket)’도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 앱도 짧게 같이 소개하자면 기본적으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식이었어요. 레트로가 인스타그램의 피드게시글 기능을 가져왔다면, 로켓은 스토리와DM의 핵심 기능을 담은 느낌?! 다만 직접 사용해본 결과, 개인적으로는 순간을 기록하고, 그걸로 실시간 소통을 해야한다는 점이 제게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나중에 기록하는 방식의 레트로가 조금 더 편하게 사용하게 되더라구요.
💭우리는 어떤 소통을 선택하게 됄까?
오늘 소개해드린 어플들처럼, 복잡해진 SNS 생활에 피로해진 사람들을 위해 등장한 수 많은 대안 SNS들은 니치한 영역을 공략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기나 파급력을 갖지는 못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요, 저는 종종 '그렇다면 SNS 피로도와 소통 욕구 사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강한 태도는 무엇일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마 인스타그램처럼 넓고 가벼운 관계를 유지하는 공간은 그대로 두되, 그 이면에선 더 작은 플랫폼에서 진솔한 감정과 시간을 나누는 것이지 않을까 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고, 또 이용하고 계신가요?
(폐쇄형 SNS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거나 SNS 이용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다면 소식지 댓글로 경험을 나눠주세요!)
🎧 오늘의 음악 추천곡
촉촉한 6월입니다.
작년 6월에도 '벌써 6월이야?' 싶었던 것 같은데
6월엔 늘 데자뷰를 겪는 기분이네요.
그래서 골라본 노래입니다. (썰렁했다면 미안해요)
그럼 다음 소식지에서 또 만나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