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전력·길어진 계약

미국 데이터센터의 연평균 전력수요는 2025년 39GW에서 2030년 108GW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확충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전력시장인 PJM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필요한 발전용량이 약 6.8GW 부족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전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서버를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빅테크에는 전력 조달 비용뿐 아니라 실제 공급이 시작되는 시점도 중요한 문제가 됐습니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PJM의 용량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용량가격은 전력 수요가 높아질 때 필요한 발전용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지급하는 대가로, 2024/25년 28.92달러/MW-day에서 2027/28년 333.44달러로 급등했습니다. 2028/29년에도 상한인 325달러에 낙찰됐으며, 가격 상한이 없었다면 554.72달러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전용량을 확보하는 비용이 이처럼 높아지는 동안 빅테크는 전력시장의 공급 확대를 기다리기보다 발전사업자와 직접 장기계약을 맺어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콘스텔레이션과 체결한 계약도 이런 흐름에서 나왔습니다. 총 3,590MW로 앞선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의 개별 계약보다 규모가 크지만, 계약 전체가 새로운 발전량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890MW는 기존 원전의 출력을 높여 추가로 확보하는 용량이고, 나머지 2,700MW는 콘스텔레이션이 PJM에서 운영하는 기존 발전설비의 전력을 15년간 공급받는 물량입니다.
두 계약을 함께 체결하면서 구글은 기존 전력의 장기 공급을 확보하는 동시에 앞으로 늘어날 발전량까지 선점했습니다. 콘스텔레이션은 구글이 890MW를 20년간 구매하기로 약속한 데 힘입어 원전 설비 개선에 4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기존 발전량을 장기간 판매하는 계약과 추가 발전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함께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단순한 전력 구매를 넘어 발전사업자의 투자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