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 독해
두 번째 좌표는 우리가 ‘본다’고 믿는 세계가, 사실은 얼마나 얇은 막 위에 서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AI가 나를 완벽히 비추고 있는데, 왜 나는 더 쉽게 나를 잃어버리는가
강의는 먼저 ‘보기’의 조건부터 꺼냅니다.
태양이 쏘는 빛은 감마선부터 라디오파까지 이어지지만, 인간이 실제로 볼 수 있는 건 그중 아주 좁은 가시광선 대역뿐입니다. 우리는 적외선과 자외선 너머의 방대한 영역을 애초에 보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지각이 허락한 만큼만 잘려 들어온 세계입니다. ‘필터링된 현실’은 누군가의 조작이 아니라, 인간 지각의 기본값인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강의는 라캉의 삼부도식을 불러옵니다. 상징계는 이미 세워진 규칙·제도·질서의 층이고, 실재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의 층(무의식과 욕망이 포함된 ‘아직-말이-되지-않은 것’)이며, 상상계는 내가 나를 바라보고 타인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는 이미지의 층입니다. 이 좌표가 겨누는 곳은 바로 이 상상계의 비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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