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일을 만드는 스토리를 전하는 해이든이에요 :) 🐳
여러분 혹시 '앱만추' (앱으로 만남 추구)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근에 MZ 세대를 중심으로 앱의 힘을 빌려 자신과 딱 맞는 연애 상대를 찾고자 하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기존의 데이팅 앱은 가벼운 만남, 그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과 딱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오늘 인터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으로 만나는 블라인드 소개팅, 북블라📖 이야기를 담아왔어요!
단 5일 만에 아이디어 도출부터 350명의 사용자를 모았고, 모집 기간 4주 만에 총 935명의 사용자를 모았어요!
대단한 성장을 만든 보통 사람들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팀과 서비스 소개
해이든 🐳 : 안녕하세요! 팀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세 얼간이 📖 : 안녕하세요! 가천대학교 창업대학인 코코네스쿨에서 "북블라"라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 세 얼간이입니다. 저희 팀은 총 3명인데요, 사람들에게 이름만 들으면 별거 없어 보이지만 멋진 결과물을 통해 역설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세 얼간이라고 팀명을 정했어요.
🐳 : 기발하네요! 세 얼간이답지 않게 계산적으로 팀명을 지었네요.
📖 : 그게 바로 저희의 본질이에요. 남들이 볼 때는 모자라 보이겠지만, 사실 다 계산된 행동이죠! 은밀하고 위대하게
🐳 : 북블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 : "같은 줄을 읽다, 같은 마음을 느끼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매칭 플랫폼입니다. 책을 통해 남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다 더 자연스러운 만남을 도와주는 서비스예요.
🐳 : 북블라를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 : 미국의 경우 데이팅 앱을 통해 이성을 만나는 일이 굉장히 자연스럽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았어요. 한국 사람들이 인식하는 데이팅 앱들은 너무 가볍고, 부정적이었죠. 이런 인식 때문에 데이팅 앱의 핵심인 여성 유저의 비율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현상의 원인을 '데이팅 앱은 외모를 1순위 판단 기준으로 둔다'로 판단했습니다. 저희는 더 많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매칭을 위해,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만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외모가 아닌 본인의 관심사를 가장 잘 표현하는 책을 통한 만남, 북 블라인드 데이팅, 북블라 서비스가 생기게 됐습니다.
🐳 : 저도 데이팅 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던 사람으로서 공감 되는 부분이 많네요.
관심사를 표현하는 많은 방법 중, 왜 책을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셨나요?
📖 : 저희의 생각에서 출발했던 건데요, 저희 셋 다 책 읽는 사람에 대해 반감이 없었어요. 오히려 호감이었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책을 읽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볼 것 같다는 가설을 세웠어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무작정 나가서 여성분들을 인터뷰했어요! 여성분들에게 책 읽는 사람이 어떤지 여쭤봤더니 50% 이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했어요. 저희 가설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던 거죠.
아이디어 검증 방법
🐳 : 요즘 책 읽는 사람이 없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호감이 생길 수 있겠네요!
검증은 어떻게 하셨나요?
📖 : 여성분들에겐 [ 이름 / 전화번호 / 좋아하는 책 ] 세 질문이 담긴 설문지를 배포하고, 남성분들에겐 [ 이름 / 전화번호 ] 를 묻는 설문지를 5일간 배포했습니다.
진짜 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다른 기능 전혀 없이 빠르게 구글폼과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무료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 : 검증 성공 기준이 있었나요? 몇 명이면 바로 Go 할 계획이셨나요?
📖 : 30명? 그 정도만 들어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요즘 책 읽는 사람이 너무 없잖아요. 저희도 똑같이 생각했거든요.
🐳 : 1기에 몇 명이 들어왔나요?
📖 : 350명이 들어왔어요! 저희가 기대했던 숫자보다 10배 넘게 들어와서 어안이 벙벙했죠. 그리고 이걸 어떻게 매칭 시켜주나 막막했어요 ㅎ...
저희도 처음 해보는 거라, 일일이 오픈 채팅방에 초대해서 매칭 시켜주는 걸로 계획했었거든요.
근데 웬걸 350명?
이틀 동안 밤새우면서 거진 120개의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어요.
메시지 안 보는 사람이 많아서 개인 카톡도 보내고, 전화번호도 일일이 등록해서 문자 메시지 보내고, iMessage도 보내고 그랬어요.
🐳 : 진짜 대단한 숫자네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아지는데, 아이디어 도출부터 350명 모집까지 얼마나 걸린 건가요?
📖 : 5일 정도 소요됐어요! 아이디어를 내고, 다음 날 바로 인터뷰를 나갔어요. 아이디어 검증을 위해 주말 동안 포스터와 설문지를 만들었고, 5일간 모집 신청을 받았습니다 :)
🐳 : 마케팅 비결이 있을까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을 모으셨나요?
📖 : 음.. 할 수 있는 홍보는 다 해서 된 것 같아요!
1. 인스타그램 게시
2. 에브리타임 5일간 매일 홍보
3. 학교에 포스터 붙이기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있어서 시즌 효과도 있었던 것 같아요.
첫 수익 창출
🐳 :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포스터를 예쁘게 꾸미신 것도 한몫한 것 같네요! 2기는 1기에 비해 달라진 게 있나요?
📖 : 네!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유료로 서비스를 바꿨습니다. 1기에 무료로 서비스를 만들었더니 장난으로 참가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중간에 안 한다고 사라지는 사람들도 많았고, '누가 들어왔다가 바로 나갔어요' 라는 후기도 빈번하게 들었어요. 이를 줄이기 위해 진입장벽으로 비용을 받기로 했습니다. 남자는 7천 원 여자는 5천 원, 대신 여자는 친구 할인 이벤트도 있었어요.
또한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이를 반영하여 [ 연락 스타일 / 흡연 여부 ] 를 추가했습니다. 책도 2권까지 추가하고, 정말 책을 읽은 사람과 만남 위해서 독서 퀴즈를 내도록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만남까지 촉진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만나면 환불해 주는 이벤트도 만들었어요!
🐳 : 피드백을 수집하고 바로 반영하는 게 정말 대단하네요!
그리고 확실히 기존 데이팅 앱과 차이점이 보이네요. 기존 서비스는 빠르고 가볍고 싸게 만남을 만들어 가는데, 북블라는 반대로 독서 퀴즈라는 관문도 생기고 비용이란 진입장벽도 생겼군요!
이런 방법이 유저들에게 정말 더 만족스러운 경험이 됐나요?
📖 : 확실히 '누가 들어왔다가 바로 나갔어요' 라는 후기가 줄어들었어요. 그리고 만남 이벤트 덕분에 만나서 환불받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실제 커플도 만들어졌었어요! 3기부턴 이전 기수 참여자의 추천을 통해 들어온 사람도 꽤 있었습니다.
🐳 : 3기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 : 3기부턴 여자, 남자 다 동일하게 10,000원을 받았어요. 물론 여자분들은 친구 초대 이벤트 할인을 해드렸습니다. 사용자들이 MBTI 질문 요청이 많아서, 3기부터는 [ MBTI ] 도 설문지에 추가했어요.
🐳 : 2기 때는 남자보다 여자의 참가 비용이 저렴했는데, 이번 3기엔 왜 동일한 가격으로 했나요?
📖 : 여자를 늘리기 위해 일부러 돈을 같게 만들었어요. 여자가 친구 초대 이벤트를 많이 이용해서 주변 친구들을 데려오길 바랐었습니다.
🐳 : 효과가 있었나요? 여성 유저 비율이 어땠나요?
📖 : 1기에서 3기까진 비율이 꾸준히 올랐고, 4기에선 조금 떨어졌어요.
1기 = 34.6%
2기 = 39.5%
3기 = 41.9%
4기 = 35.0%
🐳 : 다른 매칭 서비스에 비해 확실히 여성 유저 비율이 높네요. (매칭 서비스 평균 여성 비율 : 20%) 여성 유저를 모으기 위해 가격 할인 말고 다른 노력도 있었나요?
📖 : 저희는 모든 마케팅을 여성 중심으로 만들었어요! 질문지 업그레이드도 여성 유저들의 니즈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포스터도 여성 유저들을 위해 만들었어요.
🐳 : 확실히 여성 유저가 중요하군요. 4기도 3기와 동일하게 10,000원으로 진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가격을 10,000원까지 올리셨나요?
📖 : 사람들이 얼마까지 비용을 지불할까를 알아보기 위해 가격을 높였어요! 조금 비싸다는 의견을 받아서 앱으로 출시할 땐 좀 더 싸게 할 예정이에요.
앞으로 북블라의 계획
🐳 : 앱 출시는 언제 할 예정인가요? 현재 서비스와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 : 5월 중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일단 가천대 학생들로 테스트를 해 볼 예정이고, 점차 다른 대학까지 확장할 생각이에요. 여성 유저를 신뢰를 얻기 위해, 안전장치로 여성이 초대해야 들어올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 : 지금까진 에브리타임이란 교내 익명 커뮤니티에서 마케팅을 하셨는데, 이젠 마케팅 플랫폼을 바꿀 건가요?
📖 : 네. 최근 가장 어려웠던 점이 에브리타임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네트워크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익명으로 북블라 참가자들을 모함하는 글을 접하고, 진실되게 응대했으나 악플을 다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지금까지는 이럴 때마다 대응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생각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전에는 만난 사람이 이상하다는 얘기가 생기면, 이상한 사람을 만난 특이 케이스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유저가 만난 사람은 다 좋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클럽에서 소위 말하는 물관리를 하는 것처럼 저희도 매번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기 위해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에브리타임이란 커뮤니티를 떠나 다른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할 생각입니다.
🐳 : 고민을 많이 하신 게 느껴지네요. 이제 교내에서 벗어나 전국 대상으로 커진다면, 북블라만의 것, 북블라만의 냄새가 중요할 텐데 어떤 게 있을까요?
책으로 만나는 매칭 서비스가 현재 차별점이지만, 다른 매칭 서비스에서 책을 자기 서비스에 입혀버리면 그 차별점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 : 맞아요. 저희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점이에요. '진짜 책을 읽고 지성인만 모이는 곳이다.' 라는 인식을 줘야 할 것 같아요. 브랜드로서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 큐레이션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나가길 바랍니다.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 : 5월에 대학생 대상 북블라를 론칭하려고 합니다. 6월 넥스트 라이즈 행사에 맞추어 가려니 좀 서두르게 되네요. 대학은 여대 위주로 확장할 생각이에요.
자기 일을 만드는 보통 사람의 솔직한 후기
🐳 : 올해 계획도 멋지고, 현재 법인도 내며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자기 일을 꾸려가는 기분이 어떠세요?
📖 : 음.. 좋은데, 좋지 않고, 좋고.. 복잡하네요. 일이 커질수록 짊어지는 짐이 많아서 어렵고,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제 삶이 없는 느낌이라 좋지 않아요. 그래서 번아웃이 올 뻔했지만, 지금은 다시 추슬러서 가고 있습니다.
근데 확실한 건 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희는 좋습니다. 가장 능동적으로, 제 의지대로 만들어 갈 수 있어서 재밌어요!
🐳 : 마지막으로 자기 일을 하고 싶지만 두려운 사람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 : 성향 차이라서 창업을 무조건 추천해 주고 싶진 않습니다. 창업보단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 따져봤으면 좋겠어요 :)
북블라 인스타그램 📖 바로가기
인터뷰하며 제가 배운 인사이트
가장 쉽고 빠른 아이디어 검증
세 얼간이 팀은 길거리 인터뷰, 구글 폼, 스프레드시트로 북블라 서비스를 만들어 냈어요!
스타트업 용어 중, MVP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이란 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세 얼간이 팀이 가장 이상적인 MVP 를 만든 것 같아요.
1) 빠르고 간단하며 자본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아이디어 검증
2)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가치를 업그레이드
이들이 투자한 건 시간뿐입니다. 여러분들도 저도 할 수 있습니다.
핵심 사용자의 니즈 파악하기
여성 의류 쇼핑몰 중 가장 잘 된 곳의 비결을 들어보셨나요?
바로 남자 사장님이 운영한 게 비결이래요!
왜냐하면 남자 사장님이 여자 옷에 대해 잘 몰라서, 매번 여성 유저들에게 물어봤대요.
A 가 좋아? B 가 좋아?
여성 유저들의 대답을 그대로 반영해서 성공했다고 합니다.
세 얼간이 팀도 매칭 서비스의 핵심은 여성 유저라는 걸 파악했고, 여성 유저를 중심으로 모든 의사 결정을 했어요. (마케팅/ 포스터 / 업그레이드 등)
저희도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확히 핵심을 위주로 운영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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