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안예지 원장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은은하게 오래가는 기침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해요.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데, 잊을 만하면 간혹 기침을 하니 신경이 쓰이고 약을 먹이기도 애매하죠.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한 달째 이어지면 혹시나 싶어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럼 소아과에서도 "좀 더 지켜보자"고 하고, 인터넷에서는 천식이라는 글이 나오고, 같은 유치원 엄마는 비염약을 바꿔보라고 합니다. 엄마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는데 사실 뚜렷한 답이 없습니다. 오늘은 그 막막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명확한 기준을 드려보겠습니다.
왜 우리 아이 기침만 오래 갈까요?
건강한 영유아도 1년에 8~10번 감기에 걸립니다. 한 번 걸릴 때마다 기침이 2~3주 이어지니까,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기침이 끊일 날이 없다"는 게 정상입니다. 이를 의학에서는 '예기적 기침(expected cough)'이라 부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고, 특별한 검사가 필요 없는 기침이에요.
문제는 그 범위를 넘어서는 기침입니다. 4주가 넘어도 줄지 않거나, 밤에 유독 심하거나, 가래가 계속 끓거나, 체중이 안 느는 기침—이런 기침은 '비특이적 만성 기침'으로 분류되며, 아이의 연령에 따라 원인을 찾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침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2주 이상 기침을 오래 한다면, 절반 정도는 감기 바이러스가 기도 점막을 자극한 뒤 회복이 늦어지는 '감염 후 기침'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감기에서 회복하기도 전에 또 새로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침이 몇 달째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이때는 호흡기가 과자극 되어 있거나 예민한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을 관리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감기에 또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흔한 것이 후비루 기침입니다. 감기나 비염으로 인한 코 증상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인데요. 콧물이 앞으로 많이 흐르지 않아도 코막힘이 있고 목 뒤로 넘어가는 이물감이 있으면서 누웠을 때, 혹은 자고 일어났을 때 기침이 심하고 활동 시에는 거의 없다면 후비루 기침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기침을 완화하기 위해 코 증상과 비염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아이의 기침이 3주가 넘어가는데 숨쉬기를 힘들어하거나 수면과 일상생활에 방해가 많이 되고, 체중 증가가 더뎌진다면 위에 적어드린 원인 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점검해야 합니다. 그 외에는 대체로 적절한 생활관리와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해주세요
병원 치료나 약 복용과는 별개로, 오래 가는 기침에는 집에서의 환경 관리가 기침 기간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여러 논문에서 확실히 제시하는 것들만 정리해드릴게요.
첫째, 2차 흡연을 완전히 차단하세요.
너무 당연한 말이라 뺄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넣어봅니다. 베란다에서 피우거나 밖에서 피우고 들어오는 것도 해당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최고 수준(증거 레벨 A)으로 권고하는 유일한 환경 관리입니다. 2차 흡연에 노출된 아이는 기침 지속 기간이 1.5~2배 길어집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오늘 바로 금연하세요!
둘째, 생리식염수 코 세척이 도움이 됩니다.
후비루로 인한 기침이라면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을 하루 2회 정도 해주세요. 특히 잠자기 전에는 꼭 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 세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뉴스레터를 참고해주세요.
셋째, 기침에 대해 지적하지 말아주세요.
기침 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지면 사실 듣는 사람도 힘듭니다. 아이가 기침을 하면 걱정되는 마음이 들다 보니 그 소리를 듣고 계신 부모님은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기침을 하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참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ㅠㅠ
또 생각보다 유치원생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틱 증상 혹은 심인성 기침(심리적인 기침)이 꽤 자주 보입니다. 이럴 때 기침을 하지 말라고 다그치거나 참아 보라고 하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하니 아이가 기침하는 것을 지적하거나 너무 많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말하기보다는, 증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기록하고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기침의 횟수, 시간대, 마른기침인지 가래기침인지, 동반 증상 등을 간단히 메모해 두시면, 진료할 때 기침의 원인을 찾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엄마의 관찰이 그 어떤 검사보다 정확할 때가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사실 기침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침은 아이의 몸이 "여기 뭔가 문제가 있어요"라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정확히 읽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침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다만, 기침의 원인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의 기침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똑같이 한 달째 기침을 해도 2살 아이의 가래기침과 7살 아이의 마른기침은 원인도, 접근도, 예후도 완전히 다를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많은 부모님이 기침 증상을 겁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고도 여전히 "우리 아이의 기침이 어디에 해당되는 걸까?" 하고 오리무중인가요? 사실 그게 정상입니다.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하나씩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제거해 나가시면 됩니다. 걱정된다면 가까운 소아과나 소아 한의원을 찾아가셔도 좋습니다. 아마 아이에게 맞는 답을 같이 찾아주실 거예요.
오늘 내용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아이의 기침이 길어질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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