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배가 자꾸 아프다는데 꾀병일까요?

복통으로 우리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

2026.02.04 | 조회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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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엄마에게 든든한, 한의사 엄마 예지쌤의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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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안예지 원장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단골 증상, "엄마 나 배 아파"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배 아프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하죠. 응가 하기 전에도 하고, 뭔가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 싶을 때도 하는 것 같고요. 이제 30개월이 된 찰떡이는 배 아프다고 했을 때 제가 '엄마 손은 약손~' 하면서 배를 만져주는 것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시시때때로 배 아프다며 약손을 해달라고 하는데, 이게 진짜 배가 아픈 건지 그냥 엄마가 만져주는 게 좋아서 그러는 건지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대부분은 그냥 장난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

 

이렇게 배 아프다는 말이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여러 날 여러 번 반복되면 이게 진짜 아픈 건지 꾀병인지 그냥 하는 말인지 헷갈리기 시작해요. 병원에 가보기도 애매한 증상인데, 그렇다고 계속 두고 보자니 아이가 아픈데 뭔가 놓치는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의 복통에 대해, 특히 당장 병원에 가야 할 증상과 조금 더 지켜봐도 되는 복통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당장 병원에 가야 할 복통

우선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부터 알아봐야겠죠. 이건 절대 놓치면 안 되니까요.

 

✔️ 아이가 1시간 이상 울면서 진정이 안 되거나, 배를 만졌을 때 딱딱하게 느껴진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 주세요. 특히 오른쪽 아랫배를 아파한다면 맹장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토하거나 대변에 피가 섞이는 경우, 38.5도 이상의 발열이 함께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통증 때문에 걷지 못하고 몸을 구부리거나, 얼굴이 창백하고 축 늘어진다면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배 아팠을 때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어떤가요? 대부분 이렇게 급하지 않죠? 오히려 "조금 더 지켜봐도 되는 복통"이 훨씬 많습니다.

 

보통은 이 정도에 가깝죠.

아이가 배꼽 주변이 살짝 아프다고 하면서도 물을 마시고, TV도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아요. 1시간 이내에 통증이 줄어들거나, 응가를 하고 나면 괜찮아졌다고 합니다. 열도 없고, 구토도 없고, 밥은 좀 안 먹겠다고 해도 물은 잘 마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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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배를 따뜻하게 해 주고, 집에 찜질팩이 있다면 가볍게 해 주셔도 좋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게 하고 가능하면 소화가 잘되는 가벼운 음식을 주세요. 그렇게 해서 증상이 완화된다면 집에서 지켜보셔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진정시키고 아이를 재웠는데 밤에 자다가 통증 때문에 깬다면 다음 날 꼭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자는 중에 깰 정도의 복통은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거든요.

 

그럼 아무 문제도 없는 건가요?

이 정도의 복통이 아주 가끔 생기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은 이 정도가 아니죠.

 

"병원에 가면 괜찮다는데, 일주일에 2~3번씩 배 아프다고 해요."

"한 달째 계속 배 아프다는데, 검사해도 이상이 없대요."

"학교 가는 날 아침마다 배 아프다고 하는데... 이게 꾀병인가요?"

 

일단 꾀병은 아닙니다. 꾀병은 아프지 않은데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는 거잖아요. 아이는 실제로 복통을 느낍니다. 이런 경우를 '기능성 복통'이라고 합니다. 진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최소 2개월 이상 매달 4번 이상 배가 아프고, 혈액검사나 초음파 같은 검사에서는 이상이 나오지 않으며, 체중은 정상적으로 늘고 있다면 기능성 복통으로 진단합니다.

 

즉, 실제 위나 장에 상처가 있거나 염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뇌와 장 사이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있어서 통증을 느끼는 겁니다. 피부가 예민한 아이들은 조금만 긁히거나 만지기만 해도 빨갛게 부어오르는 경우가 있죠? 기능성 복통이 있는 아이들은 장이 그렇게 예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른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자극에도 장이 과하게 반응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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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꾀병 부리지 마"라는 말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아이는 진짜로 아픈데, 엄마가 안 믿어주면 더 불안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배는 더 아파집니다.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기능성 복통은 왜 생기는 걸까요?

기능성 복통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스트레스입니다. 이게 가장 큰 원인이에요. 어른들도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죠?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이 있거나, 친구와 싸웠거나, 선생님께 혼났거나, 새 학기에 적응하는 중이거나, 부모님이 자주 싸우거나. 이런 심리적 스트레스가 장을 자극해서 실제로 통증을 만들어냅니다.

 

뇌와 장은 '뇌-장 축(Brain-Gut Axis)'이라는 연결 고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뇌가 스트레스를 느끼면 장에 신호를 보내고, 장은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경련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실제로 배가 아픈 겁니다.

 

둘째는 음식입니다. 모든 아이가 그런 건 아니지만, 기능성 복통이 있는 아이들 중 일부는 특정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유제품(우유, 치즈),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카페인이 든 음식, 매운 음식, 인공감미료가 든 과자나 음료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음식들이 예민한 장을 더 자극하는 거예요.

 

셋째는 유전적 요인입니다. 부모님이나 형제 중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다면, 아이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이 예민한 체질이 유전되는 거죠.

 

집에서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기능성 복통은 사실 치료제가 딱히 없습니다.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물론 증상이 심하고 오래된다면 한의학적인 치료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제일 많이 보고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 콜록콜록…… 😉)

 

우선은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아이의 배 아프다는 말을 너무 가볍게 듣지 마시고 믿어 주세요. 꾀병인가 생각이 드시겠지만,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지는 말아 주세요.

 

"배가 자주 아파서 걱정이네. 엄마가 도와줄게. 괜찮아질 거야."

이런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요즘 어떤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어떤 상황에서 긴장하고 예민해지는지 꼭 살펴주세요. 이 스트레스라는 것이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 학기, 이사, 학업 등 눈에 잘 띄어서 알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엄마가 세세하게 알기 어려운 친구 간의 문제, 사소한 고민, 지나가다 흘린 듯한 말이지만 아이에겐 신경 쓰이는 엄마의 말 한마디 등 어른들이 스트레스라고 인지하기 어려운 것들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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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자주 아플 때는 음식도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한데요. 사실 음식은 무조건 이게 좋다, 이건 나쁘다 하는 것은 없어요.

 

물론, 일반적으로 피하는 게 좋은 음식들은 있습니다. (마치 교과서를 읊어드리는 것 같지만) 튀김이나 피자 같은 기름진 음식, 콜라나 초콜릿 우유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 매운 음식, 과도하게 단 음식, 아이마다 다르지만 유제품도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공감미료가 든 무설탕 껌이나 사탕도 장을 자극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도움이 되는 음식은 흰쌀밥, 바나나, 삶은 감자, 토스트, 닭가슴살, 생선 같은 담백한 음식들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도 좋지만, 장이 많이 예민할 때는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가스가 차서 배가 아플 수 있으니 적당량 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얘기일 뿐, 우리 아이에게는 또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식사 일지를 기록하는 겁니다. 언제, 무엇을 먹었을 때 배가 아픈지 2주 정도 기록하면 패턴이 보일 거예요. "아, 우리 아이는 우유 먹으면 배 아파하는구나", "초콜릿 먹은 날은 항상 아파하네"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아이에게 맞는 맞춤 식단을 챙겨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내 환경을 개선해 주거든요. 단, 모든 아이에게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니, 치료제라고 생각하기보단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제로 생각하시고 꾸준히 복용하게 해 주세요.

 

당장 아이가 많이 아프다고 할 때 집에서 해줄 수 있는 것들은 이런 게 있어요.

  1. 따뜻한 찜질을 해 주세요. 자주 아픈 친구들이면 이럴 때 쓸 수 있는 찜질용 물주머니를 하나 구비해 두시면 좋아요. 없다면 따뜻한 수건으로 해 주셔도 됩니다. 약 15~20분 정도면 됩니다.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줄어들어요.
  2. 배 마사지를 해 주세요. 배를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시면 됩니다. 너무 세게 누르지 말고 손바닥으로 원을 그리듯이 쓰다듬어 주세요. 복부를 따뜻하게 해 주고 이완하는 데 도움이 돼요.
  3. 편안한 자세로 눕게 해 주세요. 당장 배가 많이 아프다면 똑바로 하늘을 보고 눕기보단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자세가 좋습니다. 심호흡도 시켜보세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 보면 긴장이 풀리고 통증이 완화될 거예요.

 

아이가 자꾸 배 아프다고 하면, 엄마 마음도 정말 아프죠. "또야?" 하는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혹시 꾀병?"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아주 흔해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가볍게 보고 방치하는 것도 좋지 않아요.

 

아이는 엄마가 자기 말을 믿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마음을 느낄 거예요. 그리고 천천히 아이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거죠. 스트레스 관리도, 음식 관리도 하루아침에 되지 않을 거예요. 조금씩 천천히,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해요.

 

아이에게 관심을 보여주고, 아이를 들여다보면 분명 해답이 보일거예요. 오늘도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주 1회, 든든한 육아 얘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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