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을 활동가 목사입니다."
이청훈의 신앙 이야기
“청훈아, 누구든 엄마 옆에 있으면 기쁘지 않을까? 아마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엄마랑 있으면 좋아질거야.”
항상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어머니께서 제게 들려주시던 말씀입니다. 저는 무한긍정의 어머니를 쏙 빼닮은 목사이자 마을 활동가입니다. 무슨 일이든 열정으로 임하고 어려운 난관이 있어도 해결하고 완성하려 합니다.
이기풍 목사님처럼
초등학교 1학년 때 동네 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 교회에 갔는데 참 좋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교회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으니 다녀도 좋다며 제 등을 적극 떠밀어주셨습니다. 그렇게 교회에 출석하게 됐고, 올해로 목사 안수를 받은지 20년이 되었습니다.
목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입니다. 주일 저녁 예배에서 <순교보>라는 영화를 상영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기풍 목사님처럼 살고 싶어졌습니다. 강렬한 마음이 저를 휘감았고, 그때의 마음이 지금껏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입시가 코앞이었던 고등학교 3학년 때도 늦은 저녁까지 가스펠 찬양집의 첫장부터 끝장까지 다 부르고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을의 교회는 제 성장의 삶터였습니다.
11년, 현장에서 깨달은 신앙의 배움
대형교회 전도사로 첫 사역을 시작했고, 6년간 초등학교 5-6학년을 맡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제 자신을 단단하고도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계기였을까요. 지금껏 어린이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교육훈련개발원’, ‘남성사역연구소’,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 ‘낮은울타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총회본부 교육개발원'에서 보낸 11년의 활동과 경험이 제게는 큰 자산입니다. 다양한 기독교 단체의 연구원과 행정 일을 하면서 저는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목회자와 교수님들과의 만남, 그분들의 글과 강연이 제 안에 있던 신앙의 문제들을 진지하게 풀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부단한 성실과 열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독교의 핵심 가치를 놓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11년간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은 제가 담임목사로 바로 설 수 있는 토대가 됐습니다.
"온전한 신앙고백은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것"
입술의 고백을 넘어서
기독교신앙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시작되며 인간의 어떠한 행위나 성품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할 수 있는 성령은 내 안에 임하셔서 우리로 온전한 신앙고백을 하게 하실(고전 12:3) 뿐만아니라 성령의 열매도 맺게 하시고(갈 5:22-23) 신의 성품에도 참여하게(벧후 1:1-11)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신앙은 결코 입술의 고백에 머물지 않고 이를 넘어서 삶의 영역마다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나라는 개인을 넘어서서 이웃과 사회, 국가와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신앙은 담임목회자로 만난 개별적인 상황과 제 열정이 결합되어 ‘마을목회’라는 목회철학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주중에는 서대문구 마을 활동가로 섬기며, 주말에는 담임목회자로 광의적 개념의 목양을 하고 있습니다. (노컷뉴스 기사 참조 <목회 이중직 기획② 선교적 이중직 목회를 실천하는 이들>(naver.com)
마을목회와 하늘뜻담은교회공동체
서대문구는 제가 47년을 살아온 정겨운 마을입니다. '마을목회'는 제 목회철학의 시작이며 결과이기도 합니다. 목사가 된 후 어느 자립교회의 목회자로 선택되어 목양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주일에 성도들과 만나는 기쁨도 컸지만, 주중에 좀더 광의적 개념의 목양활동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교회 인근 3km내에 있는 식당과 커피숍 등을 다니며 마을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교제했습니다.
만나서 일상을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하면서 사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다가오는 이웃들이 늘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교동협의회, 마을 동장, 복지담당 주무관들과 관계가 형성되면서 주민과의 교류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 공동체 활동으로 변모했습니다. (데일리뉴스참조 한국교회 새패러다임 '마을 목회', 사례연구로 해법 찾는다 < 신학·학술 < 종교 < 기사본문 - 데일리굿뉴스 (goodnews1.com)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착한 친구"
경청과 관심은 마을목회의 중심
어느덧 관계의 친밀함은 다양한 섬김이 필요한 일들이 되었습니다. 가령 주민센터와 협력해 독거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을 통해 독거어르신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독거어르신들에게는 후원금과 과일바구니도 소중하지만, 당신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진정한 친구가 필요했지요.
한 통의 전화, 필요한 물건 사다드리기, 외출 도움, 꽃구경과 단풍놀이에서 행복해하시는 그분들의 웃음은 제게 더없는 기쁨이었습니다. 마을목회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짓지도 않았던 그때, 저는 이미 마을목회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체계적이고 학술적 차원에서 마을목회에 관해 공부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살펴보니, ‘마을목회’ 타이틀로 여러 저서가 출간되었더군요. 그때 ‘마을학스터디’에 타교단 목회자로는 유일하게 초대를 받아 2년여 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선교적교회와 공공신학 그리고 마을목회의 전문가분들을 모셔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자리였는데, 학문적으로 목회적으로 정리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지금의 하늘뜻담은교회공동체는 그렇게 모임을 가지며 출발했습니다.
베트남 아이의 웃음이 곧 나의 웃음
어느날 반찬 나눔을 통해 베트남에서 오신 한 부모 가정을 만났습니다. 그 가정의 첫째 자녀가 '도담도담마을학교'(하담커뮤니티센터가 운영하는 서울시 교육청 지원사업)에 참여했습니다. 4개월간 아이와 공동체의 사귐을 가졌는데, Kpop댄스, 기타연주, 연극, 종이접기, 요리배우기 그리고 놀이동산 같은 곳을 함께 탐방했습니다.
남다른 외모와 어눌한 한국말 때문에 늘 왕따였던 아이는 어느새 밝고 명랑해졌습니다. 아이가 변하자 이혼으로 힘들어 했던 아이의 가정도 달라졌습니다. 심지어 불교인으로 타종교를 배타적으로 생각했던 베트남 엄마로부터 “아이들에게 예수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으니, 주말에도 아이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을목회는 기독교신앙과 교회공동체의 존재이유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고 확장시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사회적 공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과 같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 나타날 때 진정 복음이 될 수 있습니다.
"구약학자의 폭넓은 본문 이해에 이끌려"
균형과 상식의 성경 이해, 김근주 목사님
우리가 무엇을 말하든지 무엇을 행하든지 결국은 성경이 말한 바를 따르는 것입니다. 성경의 묵상에서부터 삶이 나옵니다. 평소 김근주 목사님이 들려주시는 성경에 관한 이야기는 균형있는 신학을 바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목사님은 우리들의 존재론적 상식에 대해 강조합니다. 구약학자로서 폭넓게 성경 본문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그 시대의 인물이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고민들과 행동들을 풀어내십니다. 그리고 상식의 기준으로 성경을 균형있게 볼 수 있도록 이끄십니다. 이런 김근주 목사님에 대한 제 평소 마음이 연결되어 김근주읽기와도 함께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성경공부, 계속 고민하고 궁리해야
저는 개인적으로 김근주읽기가 본격적인 성경공부의 방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양한 분들이 함께 유용한 툴로 책을 읽고 나눌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과도하지 않은 읽을 분량을 제시하고 소감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는 읽기 프로세스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하는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 단계라는 것은 대략 2-3단계로 마무리 되는데, 열심을 가지고 있는 소수가 과정을 수료하면 대부분 중단이 됩니다. 많은 교인들은 스스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면 더는 공부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제 교회공동체에서 답달기식으로 행해지던 성경공부와 제자훈련도 좀더 새로운 고민과 궁리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말씀이 적용되고 실행되어지는 구체적인 삶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야 합니다.
"황상수 님 댓글에 힘이 나"
김근주읽기의 유익
김근주읽기의 유익은 참여하면서 만나게 된 톡방지기님들과 함께 읽기 가족들입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한 느낌과 소감을 썼을 뿐인데, ‘좋아요’와 ‘댓글’ 그리고 ‘질문’이 달리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습니다. 저를 향한 격려로 다가오기도 했구요.
특별히 지난 시즌에 제 글에 황상수 톡방지기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신 것에 힘을 얻었습니다. 읽기를 함께 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사실 목회 현장에 있다보면 성경에 대해서, 신앙에 대해서, 신앙생활에 대해서 차츰 질문이 없어지는 것을 느끼며 흠칫 놀라곤 합니다. 질문은 저를 긴장시킵니다. 다시 긴장을 갖고 성경본문을 읽어야 할 이유지요. 질문으로 인해 제 신앙을 다시 돌아봅니다.
김근주 목사님의 공부법이 궁금해요
여러 유튜브채널을 통해서 김근주 목사님의 강의 영상들을 즐겨보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한 편의 설교 말씀이나 책을 저술하는 일련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성경본문을 가지고 원어를 살피고 설교문을 작성하고 주제를 담아내는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의 영성주의를 넘어
현재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메시지는 지나치게 개인 영성에 경도되어 있습니다. 거룩과 경건을 골방에서의 기도와 개인 말씀묵상으로 한정지어 버렸습니다. 천국은 죽어서 가는 나라가 되었고 더 이상 이 세상에서의 어떤 기독교윤리도 제시되지 못하는 경향이 깊어집니다.
나를 넘어서 이웃으로, 마을로, 사회로, 하나님 나라를 사는 구체적인 사회적 공의를 담아내는 종교가 되어야 합니다. 내 이웃들을 돕고 사랑하는 선한 경주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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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경
귀한 마을 활동가 이청훈 목사님! 경청으로, 교통봉사로, 도시락 전달로.. 외롭고 힘든 분들의 친구가 되시는 목사님,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시니 참 좋습니다^^♡ 주민들과 교류를 넘어 가족처럼 지내신다니 그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사진 속 따님들과 사모님의 밝은 얼굴에 행복이 보입니다. 낮은 곳에서 소외된 분들과 소통하시는 목사님을 존경합니다! 여러 섬김을 어찌 다 하시나 싶습니다. 놀랐습니다. 올려주신 뉴스도 잘 보았습니다.👍 김근주 읽기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 또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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