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성규 디자이너

위성규 디자이너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성규라고 합니다. 저는 국내 대형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시작해서 스타트업, IPTV 개발 솔루션 회사, 인하우스 플랫폼, 자율주행용 산업용 로봇 도메인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어요. 시장 흐름에 따라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하면서 여러 디바이스를 디자인한 경험이 제가 가진 강점입니다.

제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살리고, 팀과 회사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영향력이 생길때마다 도움을 드리는데요, 그럴때마다 어린 시절의 제 자신을 돕고 있는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서로 돕는 문화가 계속되길 희망합니다.

Q.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실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술이 고도화되고 자동화되면서 디자이너가 UX에 대해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좀 더 비즈니스 관점에서 아래의 4가지 항목을 분석하고 의사결정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협업이 중요합니다. 첫째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서 리딩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고려하여 내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AI로 인한 UIUX의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AI로 인해 디자이너가 일자리를 잃는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정작 사용자는 프로덕트를 사람이 만든 것인지 AI로 만든 것인지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더 편리하고 저렴하게, 그리고 더 적은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실무에서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분명 바뀌게 될 것입니다. AI가 반복 작업을 대신하면서, 디자이너들은 기획, 리서치, 비즈니스, 마케팅, 그리고 데이터 분석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디자이너들의 핵심 역량은 동료들과의 협업 능력뿐만 아니라, AI와의 협업 능력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동안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성장은 혼자서 이루기 힘든 일입니다. 성장이 멈췄을 때, 그 시간은 고립과 단절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현장과 온라인 세미나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비싼 세미나도 있었지만, 나에게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였어요. 특히, 디자인 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세미나를 많이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UI/UX 사용성 분석 실습" 과정은 평일 저녁과 주말에 총 18시간 동안 진행되었어요. 이 과정이 저의 사고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독서였어요. 온라인 강의도 좋지만 종이책이 주는 힘은 여전히 강했죠. 전공 도서와 툴 학습 도서를 종이책으로 사서 읽고 따라 했어요.

마지막으로는 프롬 세미나와 스터디였어요. 다른 사람들이 공부한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해 주는 스터디는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주말에 자기 시간을 써서 공부하는 분들의 열정에 놀랐습니다. 감사드려요.

Q.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포트폴리오 한 가지를 소개해 주세요.

사회 초년생 때 한 프로젝트인데 [유플러스 C-games 프로젝트]가 저에게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모바일, TV, PC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서비스였어요. 규모가 큰 프로젝트여서 작업 과정을 정석으로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어요.

먼저 리서치 단계에서는 여러 온·오프 자료를 분석하고, 서베이를 통해 타깃 니즈와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시안 단계에서는 밴딩 머신과 게임을 섞어 메타포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키워드를 시각화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여러 디바이스에서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각 디바이스에 맞게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사용자 환경과 디바이스 특성을 고려하여 열심히 연구하면서 디자인을 진행했어요.

당시에는 저의 경험과 실력이 많이 부족했지만, 프로젝트 구축부터 운영까지 맡으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 리더로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사 일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말처럼, 디자인 역량뿐만 아니라 좋은 레퍼런스를 선별할 수 있는 큐레이션 능력과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잘 분석하고 협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중에서 협업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디자인팀 입장에서만 보면 내 업무만 과중해 보일 수 있지만, 시야를 넓혀서 전체적인 프로젝트 맥락을 이해하고 사이드 이펙트까지 살펴본다면 버튼 색상이나 픽셀 오차 같은 디자인 퀄리티 이슈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구성원이 실력을 과시하려고 하모니를 뚫고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PL은 전체 프로젝트의 맥락을 읽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하는것 외에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일정, 고객의 요구사항, 개발팀의 사정, 그리고 QA 팀의 압박 등을 파악할 수 있는 PL은 프로젝트를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롭게 이끌 수 있을 겁니다.

Q. 후배 디자이너의 성장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기적의 재료는 성실함입니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탐구와 리서치를 통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수정하며, 어떻게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은 성장합니다.

단기간에 성장하기 위한 방법은 카피와 콜라주입니다. 독학에서 카피만큼 좋은 과외 교사는 없습니다. 좋아 보이는 요소들을 모아서 재구성하는 콜라주는 단시간에 좋은 시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제는 미드저니에서 콜라주 작업마저 대신해 주는 시대가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협업은 정말 어렵지만 중요합니다. 주로 협업에서 불협화음이 나올 때가 많은데요. 이때는 단순한 가이드보다는 왜 그 일을 이렇게 했는지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때로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고 상대를 신뢰하게 됩니다.

Q. 일상에서 언제 영감을 받으시나요?

머릿속에 예쁜 할머니를 떠올리면, 영감이 자주 찾아옵니다. 주로 온·오프를 통한 리서치를 통해 영감을 얻지만, 창의력은 다른 활동을 할 때 더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저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원리는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제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기도 합니다.

그리고 작업에만 몰두해 있으면, 해결점이 잘 안 보일 때 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퇴근길이나 샤워를 할 때 생각이 명료하게 정리되어 방향성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또한 천장이 높은 곳에 있을 때도 아이디어가 자주 떠올라서 종교시설이나 서울숲에 가곤해요.

Q. 일상에서의 경험과 영감을 디자인에 적용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프롬 스터디에서 린 캔버스와 더블 다이아몬드를 공부하면서 현재 프로젝트에 적용할 생각과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또한, UI/UX 사용성 분석 실습 과정을 통해 설계서가 어떻게 오는지, 정량적 리서치를 정성적 자료로 가공하고 고객의 Needs와 Unmet Needs를 고려하는 과정을 배우고 실무에서 활용하면서 업무 역량이 향상되었어요.

디자인 진흥원에서 교육받은 UI UX 사용성 분석과 실습 사진

그리고 쉴 때는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요. 좋은 스토리나 명언들을 캡처해 두었다가 남들을 설득할 때 활용합니다. 최근에는 영국이 마차 마부를 보호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그 결과 영국의 자동차 산업이 퇴행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특강 때 활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Q.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 있으셨나요? 프롬 디자이너들과 같이 생각해 볼만한 문장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최근에는 스캇벡 박사님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절제는 삶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슬픔이나 기쁨, 그리고 절망에도 절제가 필요한데요.

현대 사회에서는 조급함, 불안, 그리고 바쁨에 휩싸여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기억하면 좋겠어요. 하루를 돌이켜보고 회고하는 시간이 없거나, 실패를 되새기는 시간이 없다면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마치 노예처럼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요.

Q. 현재 프롬에서 포트폴리오 멘토 및 자소서 특강을 해주시고 계신데요. 프롬 디자이너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려요.

요즘은 초보가 다른 초보를 가르치는 시대죠. 저도 포트폴리오를 보러 갔다가 갑자기 멘토가 되었습니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건 쉬운데,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는 훨씬 어려운 일이죠. 이렇게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마다 취향도 다양하고,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업무 롤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경쟁과 우열을 다투는 사회에서는 실패가 늘 두려움의 대상이죠. 더욱이 우리 사회는 실패자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에 야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타 강사의 공부법, 찍기 신공, 합격자 포트폴리오 레시피 등이 유행하곤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생각이 들죠. 그러나 타인의 방식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거든요. 개인의 고유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해요. 실패하고 넘어져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에디터_m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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