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훵클 (2023년 1주) - 2023년을 함께할 세 문장

이직을 통해 깨달은 점과 2023년을 함께할 세 문장을 소개해 드립니다.

2023.01.08 | 조회 4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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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훵키클리닉

빡센 세상을 더 유쾌하고 더 쉽게 살아가기 위해 이상한 티셔츠와 꼼수들을 연구합니다.

안녕하세요, 새해 첫 날 보내는 훵키클리닉의 세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2022년 마지막 두 분기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변화와 숙제가 몰아쳤던 기간입니다. 화이트보드를 꺼내어 주어진 문제를 모두 적고 하나씩 처리해가는 재미와 스릴이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옵션들을 눈 앞에서 놓치며 억울했고 속상했으며, 생각지도 못한 인연과 조언으로부터 온 기회를 잡으며 들뜨고 때론 너무 기뻐 소리도 쳤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굳이 실수하고 또 손해를 보며 쳐 맞아봐야 뒤늦게 뭐라도 배워가는 slow learner인 탓이고 충분히 기민하거나 영리하지 못한 탓입니다.

따라서 안타깝게도 제가 앞으로도 공유 드릴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인사이트라기보다는 '븅신아 그걸 이제 깨달았냐'스러운 다소 뻔한 기록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많은 분들에게는 재미와 우월감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복 받으십시오 선생님들. 

 


What I'm thinking - 커리어, 다섯번째 변화

“이 남자는 미치게 되거나 시대를 앞서가게 될 것이다.”

카미유 피사로

인상파 화가들의 정신적 지주라 불리는 카미유 피사로가 고흐의 미래에 대해 남긴 예언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예언은 둘 다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반 쯤 미쳐 가장 친한 친구도 떠나버렸고 살아있는 동안 아무런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저 새끼는 허상을 좇다 큰 좆이 되거나 운이 좋으면 성공할 것이다"

주변 형님들

 

제가 5년 전 잘 다니던, 나름 큰 회사를 나와 블록체인 뭐시기로 이직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들었던 반응은 둘 중 하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예언은 둘 다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좆이 되어 큰 깨달음을 얻거나 나름의 성공을 이루어 제 선택을 증명해내지도 못했지요.

첫 이직 후 객관적인 조건이나 역량 모두 압도적으로 좋아진 게 많지만, 크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참으로 애매한 상태로 시간만 흐른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단 한 가지, 저에게 확실하게 남은 것은 [모르는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한 도메인에만 머물러 있을 때는 [안 해봐서 모른다]는 이유로 새로운 분야로 이직이나 도전이 두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이직이 어려워지는 연차가 될 수록 점점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 해봐서 모르]긴 해도 결국 [알아야만 하는] 맥락으로 일단 나를 몰아넣고 나면 그 [모르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 같은 것이 생기긴 했습니다.

 

그렇기에 요즘은 오히려 [모른다]는 말을 더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모르는 그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어떻게든 + 빠른 시간 안에 [결국 아는 상태]가 될 것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모르는 걸 모르게 놔두지 않는 능력] 즉 학습력과 학습 의지에 대한 자기 인식이 저에게 가장 중요했던 게 아닐까 합니다. 현재 저 역시 학습력과 학습의지를 기준으로 사람을 찾고 있고요. 

 

 

 


“What is done is done. 
I did the best I could at that time 
and I am now wiser for it.”

새해를 맞아 저 자신에게 더 자주 해주고 싶은 세 문장을 뽑고 그에 대해 지루한 설명을 굳이 붙여 보았습니다. 짧고 힘있게 쓰는 재주가 부족함에도 썰을 늘어놓는 단 하나의 이유는 구독자 여러분께도 아주 조금이나마 에너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What is done is done.

이 말을 하려면 [과거에 무언가를 시도했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횟수가 스스로가 느낄 정도로 많아야 합니다. 일상적인 시도는 물론이고 투자나 심지어 연애까지, 애초에 시도 회수가 너무 적으면 한 건 한 건의 진행 상황이나 결과에 다소 집착하고 곱씹으며 다음 시도로 move on을 잘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 그건 그렇게 됐어. 
애니웨이... 바이더웨이... 
내가 이번에 새로 만드는/만나는 OO는 말이야..."

하고 이야기가 넘어가려면 지금의 나는 '지금 중요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시도와 결과, 또는 그녀/그새끼가 나에게 하찮거나 잊어야 할 기억이라서가 아니라, 현재 붙들고 있는 새로운 일이나 그 분이 지금 나에겐 훨씬, 정말 훨씬 더 중요하기에 오히려 과거를 너무 오래 파고들지 않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I did the best I could at that time

이 말을 하려면 [지금 하는 것에 최선을 다 해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이 지난 후 현 시점을 돌아보며 '그래도 그땐 최선을 다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건 [지금 하는 뭔가]가 최고의 선택이라서도 아니고 엄청 중요한 문제라서도 아닙니다.

그건 사실 [집중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정확히 평가할 수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정말 중요했는지 별 거 아니었는지는 결국 [다 지나고봐야] 정확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아직 다 지나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일단 최선을 다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지나고 보니 중요치 않은 일로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최선의 투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기도 하지만 [무엇에 최선을 투입할지] 선택하는 선구안은 적어도 나아질 것 입니다.

최악은 '안 중요'한 거 같아서 그때 대충 했는데 지나고 봤더니 '그게 존나 중요한 것'인 경우겠죠.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무엇에 최선을 다할 것인지 고르는 노력은 물론 essentialism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만,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잔머리를 굴려 선택의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모든 문제를 일단 최선을 다해 풀어놓고 답을 맞춰보는 게, 적어도 저에게는 나은 (하지만 무식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and I am now wiser for it.

이 말을 하려면 [과거보다 나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지속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특정 행위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고, 평가를 하는 툴(멘탈모델, 사고 프레임)에 대한 메타 인지와 점검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말하려면 '과거의 그때' 무언가를 시도해 결과를 냈어야 합니다. 결과의 퀄리티는 다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결국 첫 번째 문장으로 돌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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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에 5캔 짜리 맥주 발견해서 조금 씬이 나버린
훵키클리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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