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러 퇴사했어요."라고 폭탄선언을 한다면 과연 이 말은 어 그로 일까? 아직 퇴사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은 틀렸지만 퇴사를 목표로 열심히 댓글을 다는 중 이으므로 반은 맞았다고 하겠다.
"댓글이 목표라니 대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나는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십니까? 말 그대로 댓글 달러 퇴사하겠다는데 그냥 순수하게 믿어주시죠?"라고 대뜸 화부터 낼지도.
도대체 어떤 꿍꿍이가 숨어있길래 댓글에 퇴사라는 꼬리를 이어붙인 것일까. 글쎄, 퇴사할 만한 이유 거리를 찾다가 순간 떠오른 단어가 '댓글'이었다고 치자. 뭐 모임에서 히든카드라도 될 것처럼 내세운 가치이기도 하고, 뭔가 분위기를 만드는 데 '댓글'이 요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아무튼, 몇 달 전 글쓰기 모임을 기획하면서 극약처방전을 내렸다. 그것은 바로 문우들이 작성하는 모든 글에 댓글을 달겠다는 결심. 그것도 인사성 또는 접대로 포장된 언어가 아닌 진심을 담은 칭찬 댓글을 남기겠다는 선언. 칭찬을 받아본 경험이 전무한 자가, 칭찬 댓글이라니 뭔가 앞뒤가 안 맞은 기분이 들긴 했달까.
약속은 약속이니까 성의 없는 댓글, 그러니까 이런 것들 말이다. "글 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멋진 글이네요" "응원합니다."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은 멘트는 금하겠노라고 스스로 결정한 것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댓글엔 꽤 성의를 보이긴 했다. 아무도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글과 관련 있는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새로운 커리큘럼과 Gamification 기법과 레벨업 시스템을 도입해놓고도 만족을 못 해서 댓글로 중무장하겠다고 선언한 셈이었다. KF94 마스크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안쪽에 덴탈마스크 여러 장을 겹친 것도 모자라, 군용 방독면을 썼다고 비유한다면 얼추 비슷할까?
경쟁자와 차별성을 갖겠다고 다짐한 것은 좋았으나 너무 지나치게 앞으로 나아가고 말았다는 사실. 어쨌든 댓글은 선선이자 고객(?) 과의 약속이었으니, 입을 꿰맬 수도 없고 내 입에 주먹질을 해달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약속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수밖에.
38명이 모임을 신청하는 날, 하늘이 정말 노래졌다고 할까.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첫날부터 한숨이 터졌으니, 어떤 신묘한 방법으로 댓글을 달 수 있을까 연구하게 되었다. 일단 문우가 쓴 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한 다음, 그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댓글을 달자고 결심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알바로 댓글 부대를 고용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 "내 역할을 그대로 따라 할 미니미들을 풀어놓으면 간단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 말이다.
물론 그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못했다. 인건비를 지급할 만한 능력도 없거니와 알바를 풀만한 배포도 모자랐기에, 아이디어는 그냥 쓸모없는 생각으로 남고 말았다. 그냥 정공법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때로는 무식하게 돌진하는 편이 낫더라. "닥치고 고고하자고!"라고 남몰래 외치곤 댓글의 전장으로 나를 투입시키는 전락을 택할 뿐이었다.
야속하게도 사람들은 글을 연달아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해주면 다시 몰아서 댓글을 달 수 있었을 텐데, 글 하나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소모되는 내 시간이 너무 많았달까. 그래서 나는 댓글 달러 퇴사하겠다는 도전에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그 미션을 성실하게 수행해냈을까. 문우들은 내 댓글이 충분히 성의 있다고 판단했을까. 궁금하다. 그들의 솔직한 반응이 궁금할 따름이다.
댓글을 달려면 문우의 글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마지막 날의 특강, 나와 문우들은 모임이 종결된 시점에서 어떤 선물을 받았을까. 나는 만족스러움 문우들은 용기를 얻었을까. 그랬다면 정말 만족할 텐데 말이다.
댓글을 숙제라고 받아들이는 문우들을 배려하기 위해 댓글에 점수를 부여한 나의 실험은 과연 성공적이었을까.
현재 오픈한 공대생의 심야서재 모임 안내해 드립니다.
어떤 글이든 요청하시면 최대한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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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오 댓글은 처음 남겨보는딬ㅋㅋㅋ 일이 바빠 연달아 글을 쓸 수 없는 환경이 첫 번째로 싫었고 ㅜㅜ 잘쓰고싶지만 여전히 뭔가 큰 산같은 숙제처럼 여겨집니닼ㅋㅋ 그래도 신글 덕분에 좀 그런 부담감은 덜었다랄까요? 🤔 댓글은 활력입니다 아무튼ㅋㅋㅋㅋ 공심님 가배방도 소개해주세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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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러네요. 일이 바빠도 그 바쁜 순간을 글로 남기게 되더군요 저는 ㅎㅎ 그래야 그때 내가 얼만큼 바빴는지 기억에 남게되더라고요. 짧더라도 소감?을 남겨보세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가배방 빨리 오픈해야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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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성공여부를 떠나 댓글 다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희망을 본 문우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선한 영향력이 더 멀리 퍼져 나가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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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다는 거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보람이 더 많았어요. 앞으로도 계속 해야할 운명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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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나무
댓글 쓰는 것 만만치 않더라구요. 에너지와 시간.. 그래서 신글방글 모임도 망설였는데.. 혼자 글쓰니 외로워서 다시, 도로 공심재입니다. 든든하고 편한 공심재는 제게 있어 친정입니다요. 작가님의 댓글 기대 만땅입니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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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러셨군요. 신글방 댓글 달기가 부담이 좀 되실 수도 있는데, 그것도 보완책을 준비했답니다 ㅎㅎ 기대해주세요. 친정으로 오신 거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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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flower 🌻
전 첫 글쓰기 모임이라 바짝 긴장이 되었어요. 문우님 글을 모두 읽고 댓글을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성심껏 달아주신 답글 많이 감사했습니다.답글을 기대하며 많이 설레었답니다. 일단 신뢰를 쌓으신거지요~ㅋ 근데 제 글 19일차에는 답글 못 달으셨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뒷끝 ㅋㅋㅋㅋ) 한달 동안 많이 감사했어요. 소개글의 후기도 넣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공대생의 심야서재 뉴스레터
아하 썬플라워님 첫 글쓰기 모임이었죠? 그런데 중랑구청도 글쓰기 모임이긴 했는데... ㅎㅎ 나름 성실하게 달려고 노력했는데 제 뜻이 전달됐는지 궁금했어요. 앗 근데 19일차에 댓글을 안달았던가요? 몰랐네요. 이런 실수가.. 고의는 절대아닙니다. 꼭 완수를! 감사합니다.
Sunflower 🌻
중량구모임을 성실히 참석못해서 그때 좀 아쉽고도 감사했습니다. 온라인에 글을 남기고 또 피드백 남겨 주시는 것이 처음이어서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글 남길때마다 제 글이 부끄러워요~ 답글 빠진 건 고의가 아닌거 압니다 공심님~그만큼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전달이 잘 되야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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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sand
지난번에 미니멀리즘 컬럼을 진행하면서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정말 뼈가 저리고 뼈 때리는 느낌을 경험했습니다. 댓글을 달려고 하면 글에 대한 이해와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듯 해요. 메일에 댓글은 처음 달아보는데 이곳에서는 좀 편안하게 댓글 남기고 싶어요 ㅎㅎ
공대생의 심야서재 뉴스레터
맞아요 미니멀리즘 칼럼 댓글 꽤 힘들었죠. 정말 힘들었어요. 그 모임은 댓글에 힘을 엄청 소모했었죠. 그래도 의미 있었어요. 칼럼이 완벽하게 이해됐다고 할까요. 의견에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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