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지난 주 메일을 못 보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미리 고향 가서 이것 저것 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는데 다시한번 사과 말씀 올립니다.
저는 고향 다녀오면서 가을의 정취를 한껏 즐기고 왔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지난주 지방에서 마라톤 대회도 참석하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부인과 여행도 하면서 내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들을 뜻깊게 보낸 것 같습니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 중 가족들과 한탄강 여행, 부부동반 가을 트레킹이 계획되어 있기도 하구요. 여러분들도 이 좋은 계절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랄께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란 말이 있죠? “집안(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들이 잘 풀린다”는 말이죠. 가정이 화목하려면 가정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부간의 관계가 좋아야 합니다. 부부가 툭하면 싸우면서 자식들에게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되죠.
은퇴를 앞 둔 많은 사람들 고민이 가족들과 관계가 걱정된다고들 합니다. 저는 다행스럽게 가족 유투브를 하면서 가족관계만큼은 좋아졌습니다. 물론 사소한 말다툼이 전혀 없었던건 아니지만 요즘은 그 흔한 말다툼 자체도 언제 해 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농담으로 부인에게 “우리 싸운 지 너무 오래 된 것 같은데 오늘 한번 싸우자” 라고 할 정도로 요즘 부부싸움을 전혀 안하고 있습니다.
결혼 후 젊었을 때 뿐만 아니라 퇴직후에도 부부간에 갈등도 많았고 자주 다투기도 했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오늘 그 노하우를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이 있지만 그래도 싸우고 나면 기분 너무 안 좋죠. 싸우면서 정든다 라는 말이 있지만 그건 친구들간 이야기 인 것 같고 부부지간에는 가능한 안 싸우는게 좋습니다. 혹시 싸우더라도 수습가능한 범위내에서 페이스 조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싸웠으면 바로바로 화해해야 합니다. 부부싸움이 오래가면 그 가정은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요즘 말다툼 조차 안하게 된 방법은,
첫째, 무조건 각시(부인) 말만 잘 들으면 됩니다.
대부분 싸움의 원인이 의견충돌 때문입니다. 부인과 의견이 다를 때 일단 내 의견을 접고 부인말에 동의하면 싸울 일이 없습니다. 부인 의견이 진짜 아니다 싶으면 딱 한 박자만 있다가 조용히 이야기하면 대부분 부인들이 남편 의견에 따릅니다.
둘째, 부인이 뭐 좀 하라고 시키면 즉시 수행하면 됩니다.
어차피 할 거 투덜대거나 질질 끌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바로바로 하는게 살아남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셋째, 부인(남편)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오래된 습관이어서 바로 고칠수 없는 것은 고치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집에 후배들을 초청해서 술 한 잔 하려고 하는데 부인이 싫어하면 그냥 밖에서 먹는게 만수무강의 지름길입니다. 식사준비 하면서 친구랑 너무 오래 통화하는 것을 남편이 싫어하면 밥 차려주고 편하게 통화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런 사소한 행동들은 마음만 먹으면 바로 고칠 수 있습니다.
넷째, 서로에게 짜증을 부리지 말자, 화를 내지 말자입니다.
항상 웃는 걸 추천 드립니다. 말도 조용조용 다정하게 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평소 볼륨으로 이야기하는데 딸이나 부인에게 몇 번 지적당했습니다. 볼륨 낮추라고. 처음엔 투덜거렸지만 제 목소리가 커서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제가 조금만 신경쓰면 만사가 해결되는데.
다섯째, 상대방 칭찬을 많이 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딸이나 부인이 외출할 때 어떤 옷이 예쁘냐고 물을 때마다 “기본이 훌륭한데 아무거나 입어도 예쁘다”라고 한 30년 이상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부인이 나를 칭찬할 때 초등학생처럼 너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죠. 평생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자 반려자인 부인한테 아낌없이 칭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나는 나의 부인(남편)에게 칭찬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게 좋습니다.
취미생활, 산책, 여행 등등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습니다. 부인(남편)과 뭐 하면 맨날 싸우니까 각자 따로 논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건 정말 잘못된 겁니다. 젊을 때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부부가 같이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서로 할 거 다하면서 이런 핑계를 대는 것은 진짜 잘못된 거 같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부부는 서로의 반쪽입니다. 인생 순식간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도록 노력하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다른 할 말도 많이 있지만 너무 길어지면 잔소리가 될 까 봐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냥 제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지금 현재 하는 상황을 길게 나열했는데 여러분 행복한 가정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추석연휴가 시작되는데 행복한 명절을 보내시려면 제가 말씀드린 거 꼭 실천해 보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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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켜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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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사람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거죠. 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버님 나름대로 좋은점이 많을거예요. 좋은 거만 보고 사시면 서로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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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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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그냥 편하게 사시면 가정의 평화가 옵니다. 제 식구들도 뒷마무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 제가 몇차례 지적햇는데도 안고쳐 지더라구요. 지금은 그냥 제가 치웁니다. 습관인가 봐요. 고치게 할 수는 있는데 그러면 가정의 평화가 깨지니까, 그리고 그게 크게 중요한 거 아니니까 그냥 맘 편하게 제가 하고 말아요....구르미님 마음 100% 공감합니다. 현명하게 해결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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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나무
파파님 말씀이 맞아요 정말 서로 화 안내고 상대방 말 잘 들어주면 싸움날것도 스무스하게 넘어가게 되더라구요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화나가 나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부부 둘 다 서로 거시기 하면 되는데 그런 부부는 거의 없더라구요. 둘 중 한 명이 그냥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포용해 버리면 만사 오케이 되더라구요..그러면서 상대방도 조금씩 다라오게 되는 것 같아요. 명절 잘 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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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짱
공감합니다 ㅎㅎ 댓글은 처음 달아보는데 거누파파님 사적인 레터 잘 보고있고 유튜브도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저희 와이프는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ㅠㅠ 저도 와이프 말 잘 듣기가 1순위입니다 ㅎㅎ 때로는 공감도 가고 위로도 되고.. 재미있는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감사합니다. 부부가 화목하면 인생이 행복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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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yan Park
안녕하세요? 이제야 신청하여 메일 받고 지난 메일들도 읽어 보고 있어요. 이런 경로로 파파님과 직접 만나 조언을 듣는 느낌이라 참 좋네요. 작누님의 아이디어이신 것 같은데 참 칭찬합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전라도 사투리가 그리워 영상이 뜨면 참 반갑습니다. 말투가 아부지랑 참 비슷하시거든요. 상대방 칭찬을 많이 할 수록 제가 더 행복해지니 말씀에 백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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