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가면서 변화되는 것들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한 거누파파의 일기

2023.05.15 | 조회 11.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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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대기업 퇴직 후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50대 아저씨의 사적인 레터 서비스

사람은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늙어갑니다. 이 법칙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됩니다. 인생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한 순간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금방 지나갑니다.

월요일부터 뜬금없는 인생타령이나 하려고 펜을 든게 아니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자극하여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오늘 주제를 정했습니다.

먼저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큰 변화는 육체적인 부분이죠.

흰머리, 기력 저하, 시력문제, 치아 손상, 기억력/판단력 떨어짐, 입맛이 변함 등.

저도 일이십대, 삼사십대, 오십대 몸이 확연히 달라지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무쇠라도 씹어 소화 시킬 수 있었던 청년기는 대부분 학교 생활 및 공부에 올인 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여기선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인생 황금기라고 판단하는 삼사십대 삶이 오십대 이후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오십대 이후에도 어느 정도 몸 관리를 해야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는 노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두가지 후회를 했고, 다시 과거로 회귀한다면 반드시 이 두가지 만큼은 반드시 후회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첫번째 후회가 등산을 너무 늦게 시작한 점입니다. 제가 삼십대 후반에 처음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술 먹을 체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집안이 워낙 술을 좋아해서 저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젊은 몸뚱이를 믿고 많이 마셨는데, 그 다음날 회사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로 회복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산을 찾았고, 땀을 흠뻑 빼니까 술빨이 엄청 잘 받아서 이 좋은 등산을 왜 이리 늦게 시작했나 하고 후회했습니다. 그 때부터 약 8년동안 제 선배님들 (당시 40대 중후반) 및 직장 동료와 정말 빡쎄게 다녔는데, 그 체력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두번째 후회는 제 나이 45세 시작한 골프 역시 너무 늦게 시작한 걸 많이 후회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산에 미쳐서 돌아다니다 보니 골프는 운동도 안되는 것 같고, 시간과 비용이 너무 들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뒤늦게 시작하였는데, 웬 걸 그 동안 몰랐던 세상의 절반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젊었을 때는 골프가 육체적으론 별로 도움이 안된 것 같았는데, 지금은 운동이 될 뿐 아니라 취미생활 한가지 추가로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이 먹고 취미나 기타 할 일이 적으면 멘탈적으로 데미지가 크죠)

오전에 집 근처 골프연습장 가면 대부분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연습자체를 즐기면서 노년 생활을 하시는 것을 보고, 골프 배워 놓은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 두가지를 이십대나 삼십대 초반에 시작했더라면 나이 들어 변화하는 육체의 신선도가 더 나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먹으면서 변하는 육체는 당연히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쉽게 캐치하고 대책을 세울수 있지만, 정신적인 변화는 신중하게 들여다 보고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합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우리 세대에서 겪지 못한 문화적인 충격을 슬기롭게 소화해야 은퇴후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라떼로 시작되는 과거의 푸념은 더 이상 우리 생활에 보탬이 안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겨쓰는 단어들, 저도 처음에는 적응도 안되고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단어가 나올 때마다 자식들한테 물어보고 기억하려고 애씁니다.

저희 때는 식사는 오로지 밥이었지요. 햄버거나 고구마, 감자 등은 말 그대로 간식이었죠.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런거로 한 끼를 잘 때우더라구요. 저희 집에서도 부인과 얘들은 요거트로 한 끼 때우는데 전 반드시 밥을 먹었고, 외식 할 때도 반드시 밥 파는 식당에 갔는데, 요즘은 제가 햄버거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저희 세대는 부모님이 늙으면 자식들이 부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요즘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식들 결혼할 때 무리해서 지원하는 것 보다, 차라리 노후준비를 하여 늙어서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는게 정답이라고 합니다. 우리 세대에는 형제자매가 많아서 십시일반 부모님 부양 할 수 있지만, 요즘은 자녀들이 딸랑 한두명입니다. 취직해서 결혼하고 본인들 생활하기도 빠뜻하죠. 그런 상황에서 자녀들한테 뭘 바라는 것 조차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부모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쒀도 감히 반박하지 않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 갔는데, 요즘에는 즉시 반발하죠. 저도 딸들과 논쟁하면서 내 생각이 100% 옳다라고 밀어 붙였는데, 거기에 반발하니 큰 소리 나고 갈등이 생기더라구요. 분명히 내 생각이 옳은 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면 107,8은 제가 틀렸더라구요. 하긴 요즘 흔한 스마트폰을 초등학생들도 능숙하게 다루는데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닐 정도로 구석기 시대였지만, 그걸 망각하고 단지 세월의 연륜, 경험만을 무기로 대항하는 것은 불을 보고 달라드는 불나방과 다름 없죠. 그렇다고 부모로서의 경륜이 반드시 틀리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듯 시대상황이 변하면 거기에 맞춰 잘 적응해야지 홀로 아웃사이더처럼 주변을 맴돌아서는 결코 은퇴생활이 즐겁지 않습니다.

늙어 가는 것도 서러운데 자식들 마저 타인처럼 나를 대한다면, 한 달 한 달 박봉에 자녀 키우랴 뭐하랴 빠뜻하게 살고 있는데 부모님마저 물려 준 것도 없이 손 벌린다고 짜증만 내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인생의 시계는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의 마음으로 자식들은 부모님들의 고민과 상황을 잘 이해해 주고,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진다면 모두가 행복해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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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윰윤의 프로필 이미지

    윤윰윤

    0
    about 2 years 전

    저는 30대 후반 아이는 중학생이 되면서 저도 새삼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제 아이 또래부모님들 중에는 제가 많이 어린축에 속하기 때문에 나름 신문물에 트였다 생각 했는데 요즘은 중학생 아이에게 배워야 하는 것도 생겼어요 ㅎㅎ 저는 등산도 골프도 운동도 싫어하는 게으름 충인데 무슨 운동을 해봐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는 요즘 입니다. 40을 앞두니 정말 하루 하루 달라지는 몸상태가 느껴지네요 ㅋㅋ

    ㄴ 답글 (1)
  • 혜란의 프로필 이미지

    혜란

    0
    about 2 years 전

    거누파파님 글은 재미있으면서도 문장력이 너무 좋아서 잘 읽혀요. 그러면서도 공감 가는 메시지를 주시니 이번 편도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네요! ^^ 인생의 연륜과 통찰을 어렵지 않게 풀어주셔서 젊은 세대들에게 영감을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멋진 거누파파님 응원합니당!!

    ㄴ 답글 (1)
  • 스머프의 프로필 이미지

    스머프

    0
    about 2 year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puretee의 프로필 이미지

    puretee

    0
    about 2 years 전

    저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으로의 시작을 하고있는데요, 뭐랄까 거누파파님 메일이 오면 마치 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저에게 편지가 온 것 같아서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3년전에 돌아가셨고 살아생전 손자 손녀들에게 편지 써주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어요. 당신의 경험들과 당신이 지금껏 놓쳤던 것, 후회 그리고 지혜.. 해주고싶은 말씀들. 다 편지로 남겨주셔서 할아버지가 떠난 지금도 할아버지 편지를 읽으면 제 앞에 계신것같더라구요. 너무 보고싶고 감사해서 눈이 뜨거워지곤 해요. 거누파파님이 해주시는 조언들과 지혜들..인생의 팁들 알려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이 메일들도 제가 평생을 보관해서 일이 힘들때마다 꺼내 먹을거예요 냠냠! 곧 프린터를 해서 보관하려고 합니다. 저는 딸도 아니고 손주도 아닌데 저한테도 이런 지혜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ㄴ 답글 (1)
  • 씽씽의 프로필 이미지

    씽씽

    0
    about 2 years 전

    세대 차를 좁히고, 부모와 자녀 간 갈등 해소의 핵심은 파파님 말씀대로 역지사지에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실천이 늘 어렵네요 🥲 그런 의미에서 거누 파파네를 리스펙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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