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글빨이 별로여서 여러분께 자주 메일을 못 쓰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편하게 공유하면 되는데도 맘 먹은 대로 잘 안되네요. 더욱 더 정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전 아직 현업에 있는 50대 초반인 제 후배와 술 한잔 했는데 그 후배가 은퇴 후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더라구요. 그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관도 있고 충분히 현실성이 있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난 현직에 있을 때 이런 저런 핑계로 은퇴 후 삶에 대해서는 하나도 준비를 안 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작년 11월에 은퇴 후 잘 살기 위해서는 “돈, 가족, 취미, 건강” 4가지는 필수조건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 방법은 무책임하게 언급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은퇴 후 잘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는 다들 알고 있고, 어떻게 그런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지만 저도 방법을 얘기하기에 공력이 모자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퇴 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경험한 제 주변인들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아볼 까 합니다.
제가 아주 친하게 지내는 선배님 두 분이 있는데 그 분들의 버라이어티 한 인생에서 먼저 뭔가를 찾아볼 까 합니다. 두 분은 공교롭게도 아주 젊은 시절(과장) 본의 아니게 회사 생활을 접었습니다. 편의상 A, B 선배로 칭하겠습니다.
A선배는 퇴직 후 부동산 공부를 하여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부동산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부동산을 꽤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유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장사가 잘 안된 걸로 추정) 몇 년 하다 부동산업을 접고 교육사업을 시작하면서 석박사 학위를 따고 모 대학 교수까지 역임하는 등 참으로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 분이 지금까지 부동산업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이었을까요?
B선배는 글로벌 하게 놀았습니다. 퇴직 후 마땅한 일을 찾지 못해 해외로 튀었습니다. 호주쪽으로 알고 있는데 뭐하러 거기 간 지 (아마 어학공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한 몇 년 해외 체류하다 귀국하여 조그만 회사 전문경영인으로 영입 당해 근무하다 같이 근무하는 부하 직원 (자칭 펀드매니저)을 통해 주식이라는 걸 조금 손대다가 아파트 한 채 해 먹고 이런 저런 사업 구상하다가 또 해외로 튀었습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케냐 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아 귀국하여 영어 학원 몇 년 운영하다 접고 지금은 본인 적성(교수)을 찾아 대기업체 등에 열심히 강의하고 있습니다.
두 선배님의 공통점은 갑작스런 퇴직으로 현직에 있을 때 퇴직 준비를 전혀 못하고 나와서 뭔가를 하면서 지금의 자리를 찾게 되었는데 그나마 나이라도 젊을 때 시작해서 다행이지 나이 먹을 만큼 먹고 나왔더라면 저런 경험을 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겁니다. 비싼 수업료는 덤 이구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저랑 회사 입사 동기이면서 저보다 1년 정도 늦게 퇴직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퇴직 후 친 형님이 운영하는 사업에 동참하여 지금 무난하게 자리를 잡고 순항 중입니다. 비록 본인 적성에 맞는지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들어 이것 저것 가릴 수는 없죠. 이런 경우는 아주 무난한 경우죠. 지인 찬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알게 된 친한 선배님은 공무원 생활을 하다 정년 퇴직 후 노래방 개업을 하여 몇 년간 운영하였는데 도저히 힘들고 적성에 맞질 않아 정리하고 지금은 글도 쓰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면서 노후를 즐기고 계신분도 있고, 어떤 선배님은 시골에 전원주택을 직접 지어 살면서 농사 짓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만족하고 살고 계시는데 그거면 족하지 않겠습니까?
제 지인중에 한 분은 정년퇴직후 음식점 체인점 운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개업한 지는 별로 안되지만 장사는 잘 되더라구요. 그런데 온 가족이 메달려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타까워 보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즐거워하고 있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올 해 정년을 앞둔 제 친한 선배님이 계시는데 퇴직 준비를 잘 하고 있냐고 물으니까 준비할 것이 없다고 아주 여유만만 하더라구요. 받을 연금이 많아 경제적으로 여유는 있어 보이지만 퇴직 후 삶이 돈만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닌데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 조금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인데 사람들은, 특히 나이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은 본인이 경험하기 전엔 다른 사람 말을 잘 안 들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제가 답답해지지만 그래도 친한 선배님이니까 퇴직 선배로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렇듯 퇴직 후 실패도 많고 하는 일도 다양하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맘 먹은대로 계획한 대로 우리 인생은 절대 흘러가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많은 선배, 동료, 후배들도 나름 대한민국에서 똑똑하다고 소문난 사람들인데도 100% 만족한 퇴직 생활을 하시는 분이 없습니다. 지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많은 고민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나이 70 넘어가면 현실적으로 뭔가 하기는 참 힘든 세상입니다. 그 나이 때 편하게 여유 있게 살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부터 경제적인 문제, 소일거리 등등을 잘 챙겨야 합니다.
제가 내년이면 60에 접어드는데 저의 요즘 최우선 과제가 건강입니다. 건강해야 70까지 남은 10년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거죠.
오늘 조금 길게 글을 적었습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앞에 언급되신 선, 후배님, 동료분들 언짢은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퇴직을 앞두신 분들이나 아직 현직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교차가 큰 가을날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만 기원 드리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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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수
거누파파 선생님~ 오랜만에 써주신 글을 읽으며 마음 깊숙이 따뜻함이 퍼져나갔습니다. 인생의 굴곡 속에서 만난 수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성스럽게 풀어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마치 선생님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하나하나의 순간을 소중히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지'라는 질문은 저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인 것 같아요. 저 또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면, 우리가 상상했던 길은 늘 현실과 다르게 펼쳐지곤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을 겪으며 얻는 경험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배님들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되는 용기와 끈기, 그리고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퇴직 후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앞으로의 여정 속에서 저도 저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하게 되네요.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건강'의 중요성, 마음 깊이 새기게 됩니다. 제가 요즘 깨닫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입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작은 행복들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선생님께서 요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계시는 '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해 저도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선생님의 글이 많은 분들께 힘이 되고, 큰 위로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이 계절,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긴 글을 쓰셔서 오히려 저에게 더 큰 깨달음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해피님의 정성스런 후기 감동했습니다. 보잘것 없는 제 글을 이렇게 소중히 여겨 주시니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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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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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칠이아빠
퇴직을 막 한 사람으로써 많은 공감이 느껴집니다. 불과 퇴직한 지 8일밖에 안되어 그런지 막막하네요. 정년 퇴직도 아니고 명퇴를 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예상치 않은 와이프의 짜증으로 좀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집에 있는게 싫은가 봐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겨누파파님의 가족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엄청 웃다가 한편으로는 참 부럽기도 합니다. 글도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거누파파의 사적인 레터
퇴직하면 가족들의 소중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먼저 다가서고 포용하는게 제 경험상 좋습니다. 막막한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힘내세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는게 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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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올라
거누파파님의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일상의 상념들.. 항상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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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우만
유튜브보고 구독 합니다.. 늘 밝은 모습 최고 이십니다.. 그리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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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 은퇴라는 말을 입에 담기엔 이른 나이긴 하지만 간혹 은퇴 후 삶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급하신 돈 취미 건강 가족...어느 하나 빠질 게 없는 은퇴 후 삶을 윤택하게 하는 요소들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최대한 빨리 직장 생활 정리하고 좋아하는 취미 활동 즐기면서 즐거운 인생을 꿈꾸고 있어요. 직장인이란 회사의 소모품 같은 존재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네요. 유투브도 잘 보고 있어요. 늘 건강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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