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입니다. 어머니,

2026.09.24 | 조회 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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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입니다. 어머니,

 

추석입니다. 어머니,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연휴가 짧아 예매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이번에도 한 장이라 쉽게 잡았어요.

 

항상 그랬듯이 혼자 내려갑니다. 남편, 손주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시지만 제가 말씀드렸죠. 둘 중 하나만 바라시면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다고. 농담이지만 거짓말은 아닌 이 말을 엄마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걸 알고 있어요. 여전히 ‘정상적인’ 가정을 바라시는 걸 알고 있어요.

 

식구 수가 적어서 좋다며 비싼 회를 사 오시죠. 뼈 있는 말인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사실 저는 구운 생선이 더 좋아요. 길고 통통한 갈치. 갈치가 먹고 싶어요. 명절이라고 조기나 굴비만 먹으라는 법 있나요. 먹고 싶은 걸 먹으면 그게 제일 행복한 거죠.

 

명절 음식이 질릴 때면 뒷고기를 먹었으면 해요. 저는 매년 얘기하는데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어요. 촉촉한 삼겹살이 아니라 투박한 그 고기가 먹고 싶어요. 싸구려 고기라고 타박하시지만, 아빠가 구우면 어떤 비싼 고기보다 더 환상적인 맛이 나잖아요?

 

어제 드라마를 보는데 함께 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휴 동안 다 같이 봐요. 내일 만나요.

-박현경

 

☞제목과 첫 구절은 김춘수의 시 「차례」에서 인용 및 변형했습니다.

 

 

 

 


📖감상 한마디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이 글을 읽으며 첫마디로 “대박! 완전 공감!”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잔소리처럼 느껴져 본가에 가기가 망설여진다는 요즘 젊은 세대의 솔직한 현실을 짚어내며, 어머니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사랑의 방식을 편지 형식으로 위트 있게 건네는 글이라 무척 와 닿았습니다.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유쾌하게 풀어낸 문장들이 참 좋았습니다. 표현 방식은 달라도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 마음에 기꺼이 다가가려는 딸의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이 따뜻하게 전해져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습니다.                                                         

-조비온

 

 

명절에 자주 듣는 잔소리, 자주 하는 생각들을 잘 담아내어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문단 간의 연결이 자연스러워 첫 문장부터 끝까지 후루룩 읽었습니다. 편지글이라는 형식도 친밀감이 들어 좋았습니다. 사는 방식도, 식성도 달라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사는 우리에게 속 시원하면서도 따뜻함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안나

 

 

명절마다 겪게 되는 갈등을 너무나 익숙한 음식들에 대한 비유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애정과 따뜻함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내 생각과 선호를 얼굴 붉히며 날카롭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보다 이렇게 부드럽게 비유를 통하는 방식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글이었습니다.

-SSY

 

*다음 한 주 쉬어갑니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본격적인 가을을 맞이할 좋은 기운을 얻어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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