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입니다

2026.07.12 | 조회 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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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입니다. 10월 전에는 수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의사 목소리가 진료실 공기로 퍼졌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저도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투둑투둑.
거센 비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행부입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무거운 얘기.
그래서 어쩌면
더 마음에 남을 수도 있는 얘기를요.

물 한 통

어머니가 간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가족 중에 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없었기에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초기라 수술로 완치할 수 있지만,
간을 30% 절제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평소 씩씩하시던 어머니는
진료실을 나서고도 한동안 말이 없으셨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
평소 물을 잘 안 드시던 분이 500ml 한 병을 다 비우셨습니다.
저는 그저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할 말을 찾지 못해서였습니다.

 

머리띠 두 개

버스에서 내리기 전, 어머니가 불쑥 말씀하셨습니다.
"머리띠를 사야겠다."

평소라면 두께도 재보고, 색깔도 고르고, 가격도 따지셨을 텐데 그날은 그냥 두 개를 집어 담으셨습니다.
역시 별말씀은 없으셨어요.
집에 도착하자 다시 물으셨습니다.
"떡볶이 먹을래?"
저는 그러자고 했습니다.

 

덜 매워진 떡볶이

세트로 할지, 단품으로 할지, 순대에 내장을 넣을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머니 얼굴에서 조금씩 걱정이 옅어지고 있었습니다.
떡볶이가 도착하고,
"예전엔 엄청 매웠는데 이제 좀 덜 맵네. 먹을 만하다."
일상적인 말 뒤로
다시 씩씩한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간암이라는 말을 듣고 3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첨부 이미지

어머니는 늘 그러셨습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그 안으로 들어가
결국 통과해 나오셨습니다.

떡볶이를 드신 뒤에는 내일 파마를 해야겠다며 헤어숍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무엇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조용히 곁을 지키려 합니다.
지금까지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이번엔 제가 어머니의 닻이 되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삶이란 풍랑에 떠내려가지 않으시도록.

지난 주 일요일은 너무 당연했는데,
이번 주는 많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올해 가장 더운 오늘,
마음은 가장 따뜻합니다.

 


오늘의 질문

구독자님, 오늘은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전해보시면 어떨까요?

행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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