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은 머리보다 마음에

2026.03.08 | 조회 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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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씀 없는 편지

『애씀 없이 이루는 삶』에 대한 이야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역시 3월은 3월인가 봐요.

이번 주는 겨우내 웅크렸던 풍경 사이로,
유난히 분주한 까치들이 눈에 띄었어요.

까치는 이맘때 둥지를 짓고 부화 준비를 한다고 해요.
새학기를 맞은 이사철이라고 할까요.

어느 날은 자기 몸통만 한 나뭇가지를 물고뒤뚱뒤뚱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고,
어떤 날은 갈색 솔잎을 주둥이 가득 문 채총총 뛰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익숙한 길에서 만난 새로운 모습이었어요.
작은 몸으로
겨울에서 봄으로
활기차게 건너가는 자연의 모습이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정교한 자연

날아오르는 까치를 가만히 따라가 보았습니다.
나무 꼭대기에 까치집이 견고하게 지어져 있더라고요.

생명을 품어주는 자연의 보금자리.
누가 설계도를 준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이토록 견고하게 지어 올릴 수 있었을까요.

가만히 그 경이로움을 바라보다가
자연은 말없이도 깊은 진실을 건네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고도
정작 마음을 쉬게 하는 일에는 서툰 걸까요.

 

비교의 무게

그러다 조금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까치도 우리처럼 비교에 익숙한 존재라면 어떨까 하고요.

옆 둥지보다 조금 더 높게,
더 크고 화려하게 지으려 애쓴다면
지금 둥지로는 만족하지 못할 거예요.

계속 꾸미고 확장하다가
나무 전체를 둥지로 삼을지도 모르죠.
나무마다 까치 둥지로 가득한 세상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절로 고개가 저어졌습니다.

그때 둥지 너머로 빼곡한 아파트 단지가 겹쳐보였습니다.

 

홈 고잉

처음에는 그저 몸을 편히 누일 아늑한 공간이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새조금 더 좋아 보이는 삶을 짓기 시작했고,
정작 나는 그 안에 편히 머물지 못하는 손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집도, 일도, 관계도, 취향도.
쉼과 기쁨의 자리가 아니라
비교와 증명의 무대가 되어버린 삶.

성취가 늘수록 편안함은 줄고,
많이 가질수록 비어가는 마음.

까치는 이 사실을 알았던 걸까요.

애쓰지 않는 삶이란
무것도 하지 않는 삶이 아닙니다.
더 얹지 않아도 될 무게를 알아차리고,
내 영혼이 쉴 여백을 허락하는 일.
정말 필요한 것만으로
삶의 뼈대를 세워가는 일이거든요.

남에게 보여줄 화려한 자리보다
내가 편안히 돌아와 머물 수 있는 자리.

어쩌면 우리가 지어야 할 것은
돋보이는 화려한 집이 아니라
돌아올 수 있는 아늑한 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사소한 일들로 헛되이 쓰이고 있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오늘의 질문

내 삶에 자꾸 덧대고 있는 가지 하나는 무엇일까요.

다음 주에는 그것을 조용히 내려놓아 볼 수 있을까요.

 

행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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