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3월의 두 번째 뉴스 헐리버리 TOPIC EDITION으로 인사드리는 에디터 소원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여성의 노동과 안전 관련 기사들을 모아 정리해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 산출 결과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각 분야의 성평등 정도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의무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초 회사인 농기계 제조 및 판매 회사에 재직 중인 여성 노동자 두 명이 회사의 승진 성차별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결과 성차별을 인정받았습니다.
UBC울산방송과 연합뉴스TV 등 여성 아나운서 부당해고와 경력단절 문제가 불거졌던 방송사들에서 여성을 프리랜서나 계약직으로만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노총의 돌봄 노동자 노동권 실태 토론회에서 돌봄 노동자들이 저임금·불안정 노동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청년들이 다수 근무하는 IT·플랫폼·게임 등 정보통신업과 전문 연구개발 업종의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폭언과 폭력, 임금체불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시내버스·마을버스 내에서 음란물을 시청하는 등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습니다. 시의회 산하 교육위원회는 서울 관내 학교도서관·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음란도서 퇴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교육 교재’로 알려진 일부 서적이 음란도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입니다. 텔레그램의 ‘VIP N번방’에서 불법촬영물이 여전히 유포·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 속 피해자 상당수는 미성년자였으며, 일부 운영자는 이른바 ‘도촬방’(도둑촬영방)을 함께 운영하며 미성년자 유인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수 정준영이 형기를 마치고 만기 출소했습니다.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축구선수 황의조의 불법촬영 피해자가 판결 내용과 재판 과정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비공개 법정에서 피해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시청했습니다. 허경영이 자신의 종교시설 '하늘궁'의 여성 신도들에게 성추행 혐의로 집단고소당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현지 여성의 음료에 발기부전 치료 약물을 탄 한국인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덴마크는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덴마크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됩니다.
TOPIC EDITION을 발행할 때마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하는 백래시가 점점 거세지는 현실을 재확인하고 절망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차별과 싸우며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는 여성들에게서 용기를 얻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용기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소원 드림
윤 정부 첫해 ‘성평등지수’, 산출 끝내고도 석 달째 비공개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성평등지수’ 산출을 지난해 말 끝내고도 석 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공표하지 않고 있다. 그간 정부가 국가성평등지수 산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그해 연말 또는 이듬해 초 그 결과를 발표한 일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가 경제 활동·교육 등 각 분야의 성평등 정도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의무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19일 확인한 결과, 여성가족부는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 산출을 위해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통해 ‘2023년 국가성평등보고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2022년 기준 각 분야 통계를 활용한 이 연구는 지난해 12월20일 종료했다. 그러나 여가부는 지난해 1월 ‘2021년 국가성평등지수’(75.4점)를 공표한 이후 이날까지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를 발표하지 않았다.
국가성평등지수란 경제활동(성별임금격차·경제활동참가율 등), 의사결정(국회의원·4급 이상 공무원 비율 등), 교육·직업훈련(고등교육기관 진학률 등), 안전(강력범죄 피해자 비율 등), 가족(가사노동시간, 육아휴직자 등) 등 8개 분야에서 성비·성평등 수준을 0점(완전 불평등)에서 100점(완전 평등) 사이의 점수로 매겨 표현한 값이다.
(오세진 기자, 한겨레, 24.03.19)
‘남초’ 회사 승진 차별 맞선 여성노동자, 변화 끌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변화도 없기에, 다시 한번 용기를 냈습니다.”
농기계 제조 및 판매 회사에서 18년째 일하고 있는 조아무개씨는 요 몇년 사이 가슴앓이를 해왔다. 전체 임직원 10명 중 9명이 남성인 ‘남초’ 회사에서, 2017년 ‘출산전후휴가’(90일)를 사용한 게 ‘화근’이 됐다. 회사는 평소에도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여성 직원에게 ‘네가 자리를 비우면 대체 인력이 없다. 차라리 그만두라’고 압박하는 분위기였고, 사내 노동조합도 여성 직원들의 고충을 외면했다. (중략)
회사는 지난해 3월 승진심사에서 여성 직원들이 충족할 수 없는 기준을 적용했다. 대리점(딜러점)에서 직접적인 영업 활동을 하지 않는 ‘영업지원직’(전원 여성)은 충족할 수 없는 매출점유율·채권점유율 등을 승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승진 대상 중 영업관리직 남성 4명 중 3명은 승진했지만, 조씨를 비롯한 여성 2명은 모두 탈락했다. (중략)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여성노동자회와 전북여성노동자회의 도움으로 지난해 10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여성 직원들이 충족할 수 없는 기준을 적용하여 간접 차별이 발생했다”고 판정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20년 가까이 일하면서도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제 일의 가치를 인정받은 느낌이었어요.”
(오세진 기자, 한겨레, 24.03.08)
“결혼계획 없니?” “여성은 변동 커”…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여전’
UBC울산방송과 연합뉴스TV 등 여성 아나운서 부당해고와 경력단절 문제가 불거졌던 방송사들에서 남성 아나운서만을 정규직 채용하거나, 여성은 프리랜서나 계약직으로만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무늬만 프리랜서 관행과 채용 성차별을 시정하라는 결론을 거듭 내놓지만, 방송사들의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성차별적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재에 따르면 울산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UBC에서 일하는 아나운서는 4명으로 이 중 정규직 2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2명 가운데 1명은 기간제 비정규직이었고, 나머지 1명은 UBC가 ‘프리랜서’로 고용했다가 해고 통보한 뒤 부당해고 판결이 확정된 당사자로 UBC가 현재까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UBC는 경영난을 이유로 해당 아나운서가 맡았던 방송을 폐지한 뒤 그를 편집요원에 발령한 상태다. (중략)
2022년 아나운서 출산 뒤 복직을 거부하는 관행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 권고를 받았던 연합뉴스TV도 정규직 아나운서를 남성만 채용하고 있었다. 연합뉴스TV 보도국에서 앵커 22명 가운데 정규직은 3명으로, 남성 아나운서 1명, 남성 기자 2명이다. 반면 여성 아나운서는 프리랜서로만 채용했다. 19명의 프리랜서 아나운서 중 10명이 여성, 9명이 남성이었다.
보도전문채널 YTN의 경우 아나운서 중 여성이 더 많지만, 프리랜서 비율도 여성에서 더 높았다. YTN 보도국 앵커 26명 중 16명이 여성이었는데 이 중 정규직은 5명, 프리랜서는 11명이었다. 여성 아나운서 중 프리랜서 비율은 69%다. 반면 남성 앵커 10명 중 정규직은 4명, 프리랜서는 6명으로 남성 아나운서 중 프리랜서 비율은 60%였다.
(김예리 기자, 미디어오늘, 24.03.10)
140만 돌봄노동자, 10년 일해도 ‘최저임금이 최고임금’
민주노총이 7일 국회에서 연 ‘돌봄 노동자 노동권 실태와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토론회’에 나온 장애인활동지원사, 아이돌보미, 요양보호사 등 돌봄 노동자들이 근로 실태 증언에 나섰다. 이들은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돌봄을 제공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구·가족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돌봄’이 사회서비스화되지만 정작 돌봄 노동자들은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방치되고 있단 얘기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박영민 연구위원은 “(돌봄 노동자가) 공식·비공식 부문에 걸쳐 약 14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2022년 전체 임금 노동자 2200만여명의 약 6.4%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도 이들 다수는 저임금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보면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사회복지 관련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222만원, 근로시간이 짧은 요양보호사 등 돌봄·보건서비스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153만원으로 나타났다. 당시 최저임금(시급 9160원) 기준 월급은 191만원 수준이다.
(김해정 기자, 한겨레, 24.03.07)
"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 직장내 괴롭힘·성희롱 심각
청년들이 다수 근무하는 IT·플랫폼·게임 등 정보통신업과 전문 연구개발 업종의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폭언과 폭력, 임금체불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총 60개사의 IT·플랫폼·게임 회사를 집중 기획감독했다. 근로감독 이력이 없거나 신고사건이 다수 제기되거나 감독청원이 제기된 사업장이 중점 감독 대상이었다.
감독 결과 총 23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위반의 구체적 사항은 ▲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14억 규모의 임금체불 ▲ 연장근로 한도 위반 ▲ 휴식권 침해(연차휴가, 보상휴가 부족 부여 등) 등이다.
"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 약속 있어?"
"화장했네, 이뻐 보인다, 바지 입으니 살 빠져 보인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회사 다니는 거 힘들게 할 수 있어"
"이 바닥이 그렇게 넓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앞길 막을 수 있다"
"미친 ×× 아니냐 지금?, 너 ×× 웃긴××야 임마"
"너 휴가 없다", 물어보지 마라, 휴가 쓸 생각하지 마라"
위 발언들은 고용노동부가 총 7개소에서 실제로 확보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폭언 실제 사례들이다. 발언들을 하나하나 보면 이게 정상적인 회사인지 폭력조직이나 착취집단에서 나올만한 말인지 기막힌 상황이다.
실컷 부려먹고 임금을 고의적으로 체불하는 실상도 가히 범죄 수준이다. 일한만큼의 수당을 아예 지급하지 않거나 휴식권 미보장 등 총 46개소에서 14억여원, 인원 수로는 3,162명의 체불임금도 적발됐다. 구체적으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7억 6천만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억 9천만원, 퇴직금 등 기타 1억 5천만원이다.
(이영일 기자, 오마이뉴스, 24.03.13)
버스에서 음란물 시청 금지...음란물과 전쟁 나선 서울시의회
버스 안에서 음란물을 보지 못하게 하고 공공도서관에 있는 음란 도서도 폐기한다. 또 음란물을 유포한 사람은 공공기관 채용을 제한한다. 서울시의회가 마련 중인 음란물·음란행위 관련 대책이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8일 본회의에서 버스 운행 기준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서울 시내버스·마을버스 내에서 음란물을 시청하는 등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현재 버스를 제외한 다른 교통수단 이용할 때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하면 벌을 받는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지하철과 철도에서 승객에게 해로운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
김동욱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강남5)은 “버스 이용 중 음란 행위나 영상 시청 등을 제재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며 “이번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향후 버스 안에서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음란한 행위를 하면 제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중략)
이와 함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서울 관내 학교도서관·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음란도서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성교육 교재’로 알려진 일부 서적이 음란도서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문희철 기자, 중앙일보, 24.03.13)
51번까지 증식한 ‘VIP n번방’…끝나지 않은 텔레그램 성착취물 유통 실태
디지털 성범죄의 일종인 불법 촬영물이 텔레그램의 ‘VIP n번방’에서 여전히 유포·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는 기존의 n번방 영상은 물론 새롭게 제작되는 성착취물도 유포되고 있었다. 새로운 n번방은 불법 토토 및 카지노 충전, 코인 거래 등으로 거래 내역을 감추며 현재 51번 방까지 증식했다.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4년이 지났지만 각종 불법 촬영물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영상이 판매되는 곳은 ‘라○ ○○방’, 다른 이름으로는 ‘VIP n번방’(이하 VIP방)이라 불리는 곳이다. 여기서 n은 자연수를 뜻하는 것으로 갓갓 문형욱이 만들었던 n번방의 의미와 동일하다. 문형욱의 경우 1번부터 8번까지 8개의 방을 개설한 반면, 새로운 n번방은 2월 23일 기준 51번방이 운영되고 있으며 입장 인원은 3517명이다.
방은 폭파(삭제)와 생성을 반복했다. 이전 방이 삭제되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대화방 링크만 공유되는 ‘대피소’ 채널에 새롭게 만든 n번방 주소가 올라왔다. 이 방 운영자는 “텔레그램의 억까(억지로 까기)가 또 시작되었다”며 “51번방으로 접속해달라”고 했다. 게시글 말미에는 화려한 이모티콘과 함께 ‘입장 전 하트 한번씩만 부탁드린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회원 간 대화가 금지된 이 방에서 회원들은 앞다퉈 하트를 눌렀다.
무료방에는 VIP방 입장을 유도하기 위한 짧은 영상들이 다수 올라왔다. 맛보기 식으로 올라온 영상 대부분에는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함께 기재됐다. 피해자의 나이, 학교 혹은 직업, 때로는 피해자가 입고 있는 교복이 찍혀 올라왔다.
영상 속 피해자 상당수는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였다. 현행법상 미성년자 성착취물은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운영자는 오히려 이 부분을 강조했다. 영상 하단에 ‘07년 여고생’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거나 아예 고등학생 모음집을 따로 만들어 올린 뒤 “VIP방에 오면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고 홍보했다.
기존에 유포된 불법 촬영물을 판매한 것도 모자라 방에 있는 회원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도 공유됐다. 한 남성 회원은 운영자에게 대화를 걸어 “영상에 방 링크가 찍힌 워터마크를 넣으면 되냐”고 물었다. 직접 편집까지 한다는 뜻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얼굴에만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영상 속 여성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최희주 기자, 일요신문, 24.02.23)
“성인 말고 초등학생 꼬셔라” ‘VIP n번방’ 운영자 ‘도촬방’도 운영 중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성범죄 영상을 판매하던 ‘VIP n번방’(VIP방) 운영자 A 씨가 불법 촬영물인 이른바 ‘도촬방’(도둑촬영방)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에서는 참여자들이 불법 촬영한 사진이 올라오거나 오픈채팅방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공유됐다. 한편 VIP방 관련 보도 후 계정을 삭제하고 자취를 감췄던 A 씨는 며칠 뒤 다시 나타나 활동 재개를 알려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월 6일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VIP방 외에 ‘도촬방’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불법 촬영물 공유방도 운영 중이다. VIP방에서 온라인상에 떠돌던 성착취 영상이 판매됐다면 이곳에선 참여자가 공공장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이 공유됐다.
참여자 간 대화가 불가능했던 VIP방과 달리 대화가 가능한 이 방에서는 왜곡된 성관념을 기반으로 한 여성혐오적 발언이 난무했다. 대상은 고작 11~14세의 어린이였다. 한 참여자가 “자신의 친구”라며 여성의 신체 사진을 올리자 “몇 살이냐”는 질문과 함께 피해자를 향한 품평 섞인 성희롱이 쏟아졌다. 사진을 올린 이가 “중1”이라고 답변하자 또 다른 참여자는 “친구를 어떻게 꼬셨냐”며 “개인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는데 안 된다”고 아쉬워했다. 최초 유포자에게 더 많은 사진을 받거나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받으려 한 것으로 보였다.
성착취물만 유포된 것이 아니라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미성년자를 유인하는 방법도 공유됐다. 실제로 오픈채팅방은 새로운 성범죄 유인 경로로 대체되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진(김지선·최지선·성유리·홍영은)이 여성가족부 의뢰로 수행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매수 범죄가 발생하는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감소한 반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전체의 12.1%로 증가했다. 2023년 9월 서울시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유인에 이용된 플랫폼 조사 결과 역시 카카오톡(40.6%)의 비중이 가장 컸고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37.5%)과 엑스(34.4%)가 그 뒤를 이었다.
(최희주 기자, 일요신문, 24.03.06)
'집단 성폭행 실형' 정준영, 오늘 만기 출소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가수 정준영이 19일 오전 전남 목포교도소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정준영은 밴드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과 2020년 9월 술에 취한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6개월을 받았다. 정준영은 연예인들이 참여한 스마트폰 단체 채팅방(단톡방)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최종훈은 지난 2021년 11월8일 출소했다. "연예계 생활을 종료하겠다"며 은퇴를 선언했으나 최근 일본 유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복귀를 시도해 비판을 받았다.
정준영이 얼굴을 알린 것은 2011년 코미디TV '얼짱시대5'다. 이후 인디에서 가수로 활동하다가 2012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시즌4로 주목 받았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 tvN '집밥 백선생', SBS TV '정글의 법칙', tvN '짠내투어' 등에 출연했으나, 성폭행 건으로 퇴출됐다.
(이재훈 기자, 뉴시스, 24.03.19)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강제추행 1심 유죄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79)씨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유명해진 원로 연극배우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는 15일 오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정 판사는 “피해자의 일기장 내용, 이 사건 이후 상담기관에서 받은 피해자의 상담 내용 등이 사건 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한다. 피해자의 주장이 일관되고 경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진술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을 뒤늦게 고소한 것과 관련해 “오징어게임 흥행 이후에도 오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씨의 태도에 화가 나서 고소했다는 피해자의 설명이 설득력 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지난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때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 ㄱ씨를 껴안고, ㄱ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두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22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오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 나이에 제 인생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하 기자, 한겨레, 24.03.15)
황의조 영상 피해자 "법정 대형 스크린에서 영상 재생" 분노와 눈물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31)의 촬영물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수 이 모 씨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된 가운데 피해 여성의 심경이 전해졌다.
18일 KBS가 단독 공개한 A 씨의 메일에서 그는 판결 내용과 재판 과정에 대해 울분을 터트렸다.
A 씨는 "SNS 게시 영상만으로는 피해자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에 대해 "판결문으로 인해 특정되지 않은 피해자의 불법 영상 유포는 사회적으로 용인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며 "얼굴을 잘라서 올리는 불법 촬영물은 무죄이거나 감형 요소가 된다는 건가? 얼굴이 잘렸다고 영상 속 여자가 피해자가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가 특정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은 저를 특정할 수 없겠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변호인, 가족과 저의 지인 모두 저를 특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략)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서 재생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분노했다.
그는 "지난달 재판에서 영상 시청을 위해 재판이 비공개로 전환됐다는 기사를 보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당황스러웠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님은 제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가해자 변호인과 황 씨 형수, 제 변호사까지 모두 저를 알고 있다"며 "재판이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다수의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영상이 시청됐다. 제 벗은 몸의 영상이 개방적인 공간에서 왜 '함께' 시청되고 공유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최가영 기자, YTN, 24.03.19)
"치유한다며 성추행"…'하늘궁' 여성 신도들, 허경영 집단 고소
허경영 씨의 종교시설로 알려진 '하늘궁'의 여성 신도들이 성추행 혐의로 허씨를 집단 고소했습니다. 고소에 참여한 피해자만 20명이 넘는데, 이들은 허씨가 '에너지 치유'라는 의식을 하겠다며 추행을 일삼았다고 밝혔습니다. (중략)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한 신도는 남편이 보는 앞에서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A씨/과거 하늘궁 신자 : 앞에 사람들 모두가 더 그렇게 했고 그것을 '에너지 치유'라고 자꾸 얘기를 하니 그것이 그런 식으로 행해지는가 보다.]
처음엔 상담하듯이 시작했지만 끝은 그렇지 않았다는겁니다.
[A씨/과거 하늘궁 신자 : 상담을 하는 것처럼 말은 하지만 '이리 와라' 하고 나중에 이제 '무릎에 앉으라'고 그러지. 그러고 '자기를 안으라'고 하고 그러니까…]
(최연수 기자, JTBC뉴스, 24.03.18)
“왜 거절해” 여성 음료에 발기부전약 탄 한국 남성, 싱가포르서 징역형
자신에게 불쾌감을 표한 여성의 음료에 발기부전 치료 약물을 탄 한국인 남성이 싱가포르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싱가포르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싱가포르 법원은 지난 12일 피해자가 마시던 버블티에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는 타다라필 가루를 탄 혐의로 한국 남성 김모씨(33)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사진을 취미로 하던 김씨는 지난해 11월28일 한 실내 서핑 시설에서 서핑을 하는 이들을 촬영하던 중 피해자의 사진을 찍었다. 피해자는 당시 남자친구 및 친구와 함께 있었다. 김씨는 피해자의 사진을 찍은 뒤 이를 보여주려 피해자에게 다가갔으나, 피해자는 김씨가 허락 없이 촬영한 것에 불쾌감을 표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에 김씨는 피해자가 음료와 소지품을 놓아둔 테이블을 찾아, 타다라필 가루를 물에 녹여 버블티 입구를 찢은 뒤 부었다. 피해자는 이를 마시고 어지러움을 느끼던 중 버블티 포장에 묻은 하얀 가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의 분석에 따르면, 피해자의 음료에서 발기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의 한 형태인 타다라필이 검출됐다.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에선 독성 물질로 지정됐다. 검찰은 피해자가 이상 없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중략) 싱가포르에서 남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독성 물질을 주입하는 행위는 징역과 벌금, 태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서영 기자, 경향신문, 24.03.14)
덴마크도 여성 징병제 도입…"전쟁 피하기 위해 재무장"
덴마크는 변화한 안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여성 징병제 도입과 복무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비 계획을 내놓았다.
덴마크 여성들은 현재도 자원하면 군 복무를 할 수 있으며 전체 병력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면 2015년 노르웨이, 2017년 스웨덴에 이어 유럽에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중략)
프레데릭센 총리는 여성 징병제 도입과 함께 복무기간도 남녀 모두 11개월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2028년까지 최대 6천명으로 구성되는 보병여단을 창설하고 지상 대공망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상황이라면서 전쟁과 파괴가 아니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계환 기자, 연합뉴스, 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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