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76 | 리뷰&뉴스 편] 여성 연출가가 이끄는 앞으로의 국립극단은 外

2024.07.28 | 조회 2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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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메일링 위클리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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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7월 넷째 주 위클리 허시어터는 리뷰와 뉴스를 모아 전해드립니다. 저는 에디터 이수아입니다.

이번 호 리뷰로는 얄라리얄라의 <GV빌런 고태경>, 국립극장 기획공연 <맥베스>, 음악극 <섬: 1933~2019>, 국립극단 <햄릿>, 페미니즘연극제 참가작 팀 티티새의 <건널목 교차로>, 여성국극 <조 도깨비 영숙>까지 여섯 편을 준비했습니다. 공연이 많았던 만큼 읽을 만한 좋은 리뷰도 많아 추리기가 어려웠는데요, 공연에서 화제가 되었던 포인트들이 잘 구현되었는지 독자 여러분들의 관극과 전문가들의 리뷰를 비교하며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뉴스로는 여성 연출가로는 처음으로 국립극단 예술감독에 부임한 박정희 감독 소식을 비롯해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로 돌아온 배우 옥주현 씨,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창설한 첫 번째 콩쿠르를 무사히 마친 성악가 조수미 씨, 2년 만에 내한해 발레단 대표 레퍼토리 작품들을 선보인 발레리나 박세은 씨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폭염과 폭우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건강 관리 잘하시고 저는 다음 호에서 연극 공연 소식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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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들고 떠나는 이유는 사랑이 부족해서 때문만은 아니다 - 얄라리얄라〈GV 빌런 고태경〉 성수연(요다) 연극in 리뷰어, 연극in, 24.07.11

예술가가 예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라고 불리는 예술가에 대해서도, 그를 둘러싼 시대의 예술적·역사적 맥락의 요소들을 분석함으로써 모차르트가 모차르트가 되기 위한 조건들이 무엇이었는지 밝혀낼 수 있는 모델을 구성할 수 있다.

현대의 예술가 또한 교육제도부터 주변인들과의 관계, 그 관계 속에서 갖게 된 감정(야망, 수치심,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 등)까지 다양한 것들에 영향받고, 수많은 요인이 그가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고 성공 또는 실패하게 되는 이유를 구성한다. 고태경은 100번 넘게 고친 시나리오를 오랜 후배이자 영화제작자인 민 대표에게 보여주러 간다. 하지만 그가 쓴 시나리오는 1990년대의 향수에 머물러있다. 고태경은 혜나가 편집하고 있는 그에 대한 다큐를 보고 혜나가 그를 실패한 사람으로 그리고 있다고 화를 낸다. 그는 제도가 만든 입봉이라는 절차를 통화하지 못하고 시류에 맞는 시나리오로 제작자를 만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고태경은 스스로 실패한 예술가의 초상으로 비춰지길 거부한다. 예술가가 만들어지는 조건이 있다면 그 주위의 조건이 그를 실패한 영화인으로 편집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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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비주얼에 속지 말 것: 맥베스 속 숨겨진 이야기 - 국립극장 <맥베스> 해랑 연극in 리뷰어, 연극in, 24.07.11

수어는 오랜 세월 ‘아름다운 언어’라고 인식되어 왔다. 손으로 표현하는 아름다운 언어. 안타깝게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수어는 한국의 공용어로 인정되었다. 수어에는 한국어에서는 볼 수 없는 문법들이 있다. 그리고 그 문법을 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다. 국립극장의 <맥베스>가 잔혹하고 비열하게 느껴지는 건 수어가 시각적인 언어라서다. 조명과 무대 위 영상이 더해져 배우들의 대사는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다. 분명히 수어를 모르는 청인들도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수어는 단순히 손짓과 마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뮤지컬 장르의 이전 공연들에서는 농인 배우를 위해 무대 밖에서 박자를 세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수어로 노래할 때 모두가 같은 속도로 수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무대 밑에서 수어로 1, 2, 3, 4를 말해주면, 배우들은 그에 맞춰 박자를 인지하면서 연기했다. 그렇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해도 박자를 세주는 사람은 극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박자를 세야 했고, 배우들도 박자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번 <맥베스>에서는 박자를 인지할 수 있는 장치로 LED 바를 이용했다. 그것은 객석 1층과 2층 사이를 연결하는 벽에 설치되어 있었고, 배우들은 그 장치를 통해 박자를 확인하면서 연기했다. 관람하는 동안 뒤에서 빛이 번쩍거리는 것이 느껴져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극을 관람하는 데 있어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배우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 있는 것조차 연극의 한 요소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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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틈으로 흐르는 희망, 음악극 <섬: 1933~2019> 진보연 기자, 서울문화투데이, 24.07.17

작품은 1933년과 2019년을 오가지만, 결국 3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로 흐른다. 수선과 영자, 지선. 병이 몸에 남긴 흔적보다 깊은 시대의 배척은 대를 잇도록 계속됐다. 서로 다른 시대에 각자 다른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3대의 생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마주하고 이해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센인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외적인 증상을 분장으로 표현하지 않는 등 겉으로 드러난 특징을 묘사하는 방식을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천을 이용해 한센인을 설명했다. 그리고 삶의 흔적이 물든 이 천은 섬을 탈출하기 위한 도구가 되기도, 이를 저지하는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중략)

작품의 제목은 소록도에 갇혔던 1933년 백수선과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2019년 고지선이 겪은 차별과 상처에 대해 다루지만, 극에서 다루는 삶은 애석하게도 이미 지난 이야기가 아닌 2024년의 현실이기도 하다. 객석까지 철썩이는 바다의 흔적처럼, 극이 전하는 메시지로 하여금 차별의 경계가 서서히 지워지길 바라본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이어, 기억해야 할 목소리를 전하는 ‘목소리 프로젝트’의 선한 침투력을 앞으로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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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된 '햄릿', 성별만 바꾼 게 아니다 - 국립극단 <햄릿> 안지훈 기자, 오마이뉴스, 24.07.22

"착한 공주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악한 공주는 뭐든지 할 수 있지."

원작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크게 느껴졌다면, 각색을 거친 <햄릿>에서는 자신이 왕좌를 차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이따금씩 느껴졌다. 모두가 죽는 마지막 순간, 햄릿이 상처입은 몸을 이끌고 왕좌까지 걸어가 왕관을 쓰는 모습은 그야말로 새롭다.

그렇다면 무엇이 햄릿으로 하여금 '악한 공주'가 되도록 했는가? 햄릿을 둘러싼 말도 안 되는 일들과 그런 일들이 일어나도록 한 세상이다. 우리는 그 세상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략)

조사위원회 이후 권력을 쥔 인물의 권력이 영원했는가? 그렇지 않다. 클로디어스의 권력은 저물었고, 햄릿도 마찬가지다. 이전의 사례들을 토대로 귀납적으로 추론해보면, 포틴브라스의 권력도 언젠간 무너질 것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극에서 권력을 만들어낸 조사위원회만 무한하다. 조사위원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해서 조사위원회가 사라져야 하는 건 아니다. 조사위원회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합리적인 장치이며, 따라서 조사위원회는 필요하다. 이것 역시 아이러니하다. 합리적인 장치가 비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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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도래한 퀴어 핍진성 - 제6회 페미니즘연극제 팀 티티새 <건널목 교차로> 연혜원 연극in 리뷰어, 연극in, 24.07.25

아주 조금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그러니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모든 매체와 예술에서 ‘퀴어 청소년’이라는 존재는 일시적인 것, 임시적인 것, 교정되어야 하는 것, 불안하고, 우울하며 고립된 것으로 그려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05년 다큐멘터리 <이반 검열>, 2007년 다큐멘터리 <아웃 - 이반 검열 두 번째 이야기>, 2020년 다큐멘터리 <명: 우린 같지만 달라>, 2020년 연극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와 2021년 연극 <제1강: 거절하는 방법> 등 소수의 빛나는 작품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건널목 교차로>는 그러한 계보 속에서 퀴어 청소년을 퀴어 비청소년과의 세대 간 관계 안에 위치시키고, 연령을 넘어 그들의 세대 간 관계를 각자의 기억과 역사로 직조한 서사라는 점에서 퀴어 청소년 서사의 새로운 동시대성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드디어 대체로 무너져도 스스로를 구하고, 비청소년과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퀴어 청소년들을 극장에서 만나는 시간까지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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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가지고 노는 90세 명인의 무대…국극 '조 도깨비 영숙' 오보람 기자, 연합뉴스, 24.07.27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2장은 미리 녹화한 영상을 4개의 스크린에 띄워 보여주고, 3∼4장은 영상과 라이브 무대를 결합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조 명인은 1장에서 모든 역할을 홀로 소화한다. 한 스크린에서 왕을 연기하는 조 명인의 대사가 끝나면 다른 스크린에서 선화를 연기하는 조 명인이 등장한다.

캐릭터에 따라 말투와 표정, 노래 방식이 달라지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지엄한 군주에서 순애보를 간직한 청년, 그를 위로하는 얌전한 공주, 공주에게 음흉한 마음을 품은 신하를 자연스레 오간다.

하이라이트는 조 명인이 실제로 무대에 서서 제자 박수빈, 변민지, 한혜선, 황지영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4장이다. (중략)

그가 4장에서 맡은 역할은 서동의 친구인 철쇠. 조 명인의 특기인 코믹 캐릭터로, 쉴 새 없이 유머러스한 대사를 던진다.

조 명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즉석에서 만들어낸 애드리브를 몰아쳤다. 여기서 반드시 웃음이 터질 것이라는 자신감과 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본능 없이는 시도하기 어려운 대사들이다.

그의 예상대로 관객들은 조 명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배꼽이 빠질 것처럼 웃었다. 멀찍이서 서동과 선화를 바라보며 흠칫 놀라는 모습에도 홀린 듯이 폭소가 나왔다.

극이 끝날 무렵 그가 배우들과 나란히 서 '서동요'를 부를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허리를 세우고 객석을 바라보는 조 명인의 눈빛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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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알려지지 않은 숨은 영웅에 관심” 임석규 기자, 한겨레, 24.07.17

박정희(66)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국립극장 스탠다드’(NTS·National Theater Standard)를 만들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박 단장은 지난 16일 명동예술극장 간담회에서 “제작진과 창작진의 건강한 협업 문화가 필요하다”며 “갑을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가와 연출가, 배우와 제작피디(PD) 등 다양한 직종의 협업을 거쳐야 하는 연극 공연의 특성을 고려해 서로 역할을 존중하도록 규범화하자는 취지다.

배경은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다. 박 단장은 “취임 뒤 국립극단 직원의 48%가 퇴사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알아보니 창작진과 제작진 간 신뢰가 깨진 게 원인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신뢰 회복이 단시간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략)

2001년부터 극단 ‘풍경’을 이끈 박 단장은 여성으로는 2016년 작고한 배우 백성희에 이어 두 번째로 국립극단 수장이 됐다. 여성 연출가로는 처음이다. 국립예술단체연합회 소속 8개 단체 가운데 박 단장을 비롯해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최정숙 국립심포니 대표,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등 5명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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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오스칼’로 보는 ‘삶’은 무엇?…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표권향 기자, 스포츠서울, 24.07.25

배우 옥주현은 “영화 등 여러 부문에서 프랑스 격동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시기가 많은 희생이 따랐고, 혁명의 시간이었으며 마리앙투아네트, 마녀사냥 등 다양한 소재로 울렁임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혹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같은 시선이 내비쳐지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완전히 다르다. 미워하길 작정해 괴롭히고, 정치적 외교 도구로 300여 년의 적국과 사돈을 맺어야 했던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사랑과 우정, 욕망과 절망을 그대로 표현한다.

옥주현은 “우리가 말하는 것으로 드라마틱한 설명이 안 된다”라며 “단순 재미가 아닌 배움이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군가 용기를 내고 희생이 따르고 죽음을 각오하고 동지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나는 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질문한다. 그러면서 지금 살아가는 시대에 나는 누구인가 묻는다”라며 “격동의 부분은 정치, 사회, 기업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오스칼은 극 중 대사와 같이 마리앙투아네트의 ‘인형’이었을까. 조국을 지키기 위해 서 있던 칼날은 폭동이라고 여겼던 시민들을 위한 검으로 변한다. 마지막 종착지는 조국을 위해 국민 편에 선 헌신이자 희생이라는 것을 오스칼의 눈으로 바라본다.

옥주현은 “포인트 하나만으로도 많은 소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잘 모르는 역사 이야기도 아니다. 반복된 삶인 것”이라며 “어떤 인간인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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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젊은날 굶고 노래, 후배들은 고급 차 태워주고 싶었다" 김호정 기자, 중앙일보, 24.07.14

Q. 특별한 대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했나요?

“예비 단계인 영상 심사에 500명이 47개국에서 지원했어요. 너무 놀랐죠. 수준이 엄청나게 높았거든요. 프랑스로 오게 될 24명을 선발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중에 8명을 또 최종 진출자로 뽑았단 말이죠. 16명이 떨어진 거예요. 너무 아쉬워서 계획에 없던 콘서트를 열었어요. 청중에게 앱을 깔게 하고 투표를 시켜서 한 명을 추가로 파이널에 올렸죠.”

Q. 보통 대회에는 없는 특이한 일이었네요.

“그런데 이번엔 15명의 실력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기회를 또 주자, 룰을 벗어나 보자 하면서 저와 심사위원장이 한 명씩 골랐어요. 그래서 결국 11명이 결선에서 노래하게 됐죠.”

Q. 콩쿠르는 냉혹한 평가의 장이지 않나요.

“저는 이 대회의 이름을 ‘드림 컴페티션 인 드림 캐슬(Dream competition in dream castle)’이라 붙였어요. 젊은 성악가들이 많은 걸 경험하고, 더 노래할 수 있는 꿈을 지니고 가기를 원했어요. 대회뿐 아니라 공개 레슨, 제 독창회, 갈라 콘서트 같은 여러 행사를 열심히 열었어요.”

Q. 젊었을 때 대회를 많이 나가셨죠.

“그럼요. 제 경력은 콩쿠르로 시작됐죠. 비오티, 베로나, 나폴리,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별 콩쿠르를 다 했어요. 경제적으로 좋은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콩쿠르 상금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어요. 그때는 싼 호텔에서 지내면서 점심도 못 먹고 경연장에 걸어가서 빵 먹고 노래하고 그랬죠. 제 콩쿠르 참가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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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박세은 “출산은 내 인생의 전환점…즐기며 춤추게 됐다” 장지영 기자, 국민일보, 24.07.18

“임신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춤을 추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딸을 출산하고 6개월 만에 복귀한 이후 예전보다 더 즐겁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발레의 종가’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첫 동양인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이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0~24일 POB의 동료 무용수들과 함께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 갈라 2024’에 출연하는 것. 출산 이후 처음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박세은은 지난해 3월 30년 만에 내한한 POB의 ‘지젤’ 공연에는 출산한 지 2개월밖에 안 됐을 때라 출연하지 못했다. (중략)

박세은은 2011년 POB에 준단원으로 입단해 10년 만인 2021년 6월 에투알이 됐다. 2018년엔 ‘발레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상을 받기도 했다. 박세은은 “나 자신에 대해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편이다. 그런데, 에투알이란 타이틀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넘어져도 에투알은 에투알이지’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웃었다.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온 비결에 대해 그는 “내가 특별하게 잘해서라기보다는 포기하지 않으면서 인내하다 보니 좋은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 결국, 타이밍의 문제인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도 ‘너만의 타이밍이 올 테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라’라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 기간에 박세은은 동료 폴 마르크와 함께 한국의 발레 유망주들을 위한 워크숍에 강사로 참여한다. 파리오페라발레에서 보낸 13년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프랑스 발레 스타일을 알려줄 예정이다. 박세은은 “프랑스 발레 스타일은 동작보다 감정이 먼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춤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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