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연극 공연 소식으로 찾아온 위클리 허시어터 에디터 이수아입니다. 장마에도 아랑곳 않고 공연장마다 더욱 숨가쁜 레이스가 진행 중이네요. 공연이 많은 가운데 이번 호에서는 모두 여덟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는 Chapter2로 넘어가 연장 공연에 돌입했습니다. 국립극단의 <햄릿>은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페미니즘연극제에서는 팀 티티새의 <건널목 교차로>, 콜렉티브 뒹굴의 <우리가 로맨스를 떠올릴 때 소환하지 않는 풍경의 경우의 수>, 극단 지구의 <남자사랑 레즈비언>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그룹 쌍시옷은 탈북을 소재로 한 <당연한 바깥>을 올립니다. 프로젝트 아일랜드는 <장녀들> 재연을 준비 중입니다.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넥스트(Sync Next)’에서는 배우 김신록 씨와 시각예술 작가 손현선 씨의 협업무대인 <없는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호는 공연이 많은 데다 상반기 결산 다이얼로그 진행 등과 겹쳐 발행이 지연되었는데요, 다음 호부터는 마감에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무더위에 건강도 잘 돌보시며 즐거운 관극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8월 첫째 주에 연극 공연 소식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드림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가 두 달 반가량의 여정을 마치고 Chapter2로 돌아왔습니다. 배우 정다희 씨가 홈즈 역으로 Chapter2에서도 계속 무대를 지키고 왓슨 역은 양소민 씨가 하차하고 오소연 씨가 합류해 무대를 이어갑니다.
국립극단의 <햄릿>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지난 2020년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작으로 제작된 이 공연은 당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상연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실제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진새 작가와 부새롬 연출이 만나 원작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대거 삭제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인공 햄릿이 왕자가 아니라 공주로, 오필리어는 햄릿을 사랑을 받는 귀족 여성으로 설정된 젠더밴딩극이라는 점입니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배우 이봉련 씨가 햄릿 역을 맡았고 서울 공연이 끝나면 지역 투어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페미니즘연극제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합니다. 올해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무대는 팀 티티새의 <건널목 교차로>인데요,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롤모델을 접할 기회를 박탈당하기 십상인 성소수자 청소년의 문제를 다뤘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아온 고등학생 서율은 어느 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이모 윤정과 지내게 됩니다. 윤정이 동성 배우자 지원과 같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서율은 지원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한편 아우팅을 겪고 학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율의 같은 반 친구 도연은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센터에서 만난 멘토 지원에게 의지합니다. 입장이 다른 이 두 명의 청소년은 성인 레즈비언들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요. 조승혜 연출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고 배우진으로는 김가림, 김세영, 나윤희, 이청 씨가 함께합니다.
프로젝트그룹 쌍시옷이 탈북을 소재로 한 <당연한 바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작인 <비타민P>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으로,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의 과정] 공동 리서치를 통해 개작되었습니다. 극은 ‘탈북’이라는 소재를 경유해 서로 다른 세계의 조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데요, 탈북 브로커인 주인공 ‘여자’가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나들며 만나는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경계가 새로운 길을 여는 하나의 문이 될 수 있을지 질문합니다. 이양구 작가의 신작 희곡을 연극 <작은 아씨들>의 송정안 연출이 무대로 옮기며, 주인공 ‘여자’ 역에는 강지은 씨가, ‘여자’가 만나는 주변 인물들은 공상아, 김효진, 우범진, 장석환 씨가 맡아 연기합니다.
페미니즘연극제의 두 번째 무대는 콜렉티브 뒹굴의 <우리가 로맨스를 떠올릴 때 소환하지 않는 풍경의 경우의 수>입니다. 제목이 매우 길고도 독특한데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A와 신실한 기독교 신자인 예술가 B, 그리고 40살 차이가 나는 사제 관계로 출발해 25년째 함께 살고 있는 연인 사이가 된 C와 D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E의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귀덕 작가의 대본을 성지수 연출이 무대로 옮겼고 배우진으로는 김신혜, 김정은, 박종현, 서나영, 선명균, 이원택, 이은조 씨가 함께합니다. 배우들은 매 공연마다 다른 배역과 다른 상대를 만나 연기하게 되며, 이 때문에 등장인물과 관계도는 매 공연마다 다양하게 배치되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입니다.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장녀들>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초고령사회에서 돌봄을 떠맡게 된 ‘장녀들’의 현실을 조명한 작품으로, 재연은 초연의 2부 구성이 3부로 개작된 완결작으로 올려집니다. 극은 ‘집 지키는 딸’, ‘미션’, ‘퍼스트레이디’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초연에서 선보인 ‘집 지키는 딸’과 ‘퍼스트레이디’는 어머니를 오래 간병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딸들의 모습을 조명했고, 재연에서 처음 공개되며 두 이야기를 연결하는 2부 ‘미션’에서는 어머니를 간병하다 의사가 된 주인공을 통해 생명 연장을 옹호하는 현대의학의 윤리적 모순에 대해 질문합니다. 일본 작가 시노다 세츠코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서지혜 연출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페미니즘연극제의 세 번째 무대는 극단 지구의 <남자사랑 레즈비언>입니다. 레즈비언 BJ 엘레나는 어느 날 남자인 꼬꼬와 섹스해서 죄송하다며 사과방송을 시작합니다. 레즈비언인 엘레나는 왜 남성과 섹스를 한 걸까요?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홍지영 연출은 이 작품을 남자의 사랑을 욕망하며 ‘남혐’하는 레즈비언의 이야기이자, ‘여자스럽기’ 싫으면서 ‘여성스럽고’ 싶은 여자의 이야기라고 정의합니다. 공연은 김은지 배우의 1인극으로 진행됩니다.
여름마다 찾아오는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넥스트(Sync Next)’가 올해도 재즈, 여성국극, 코미디, 회화, 설치미술, 합창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무대로 개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극에서는 배우 김신록 씨가 시각예술 작가 손현선 씨와의 협업무대인 <없는 시간>을 선보입니다. 두 아티스트는 미술작품과 텍스트와 소리와 말과 몸을 통해 극장의 시간을 새롭게 탐색할 예정입니다. 다소 난해한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8월 공연이 벌써 전 회차 매진되어 공연과 아티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짐작케 합니다. 확률은 높지 않지만 취소표에 희망을 걸고 예매 사이트를 들락거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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