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될 때면 우리는 한번쯤 생각합니다. 내년은 나에게 어떤 해가 될까? 내 운세는 어떻게 될까? 10만원 들고 용하다는 '그분'을 찾아갈까? 그러나 우리 호린 피플들은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호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율님이 내년의 중요한 흐름과 포인트들을 싹 정리해주셨거든요.
특히 2026년은 동서양의 운명학이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내년은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는 변곡점이며 그 변화는 매우 빠르고 거세게 우리의 삶을 뒤흔들 것이라고요.
운명학으로 본 2026년 트렌드, 그 어느 때보다 실용적인 정보가 가득하니 놓치지 마세요!
구독자님, 이번 뉴스레터에는 이런 내용을 담았습니다.
- 2026년 동서양 운명학이 동시에 가리키는 것
- 인간관계에서의 트렌드 변화
- 문화에서의 트렌드 변화
- 경제에서의 트렌드 변화
- 좋은 운의 확률을 높이는 법
운 좋은 사람들의 '특별한 비밀'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뉴스와 주식 창을 확인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 자산은 어떻게 됐는지. 출근길에는 팟캐스트로 트렌드를 챙기고, 시간 날 때마다 자기계발서를 읽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 치열하게 하루를 보냅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데, 왜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걸까?' 분명 쉬지 않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늦게 출발한 배들이 저만치 앞서갈 때가 있습니다. 노를 젓는 횟수는 나보다 적어 보이는데 배는 훨씬 빠르게 움직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흐름을 타는 것처럼요. 우리는 그들을 보고 '운이 좋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은 무작정 노를 잡지 않았습니다. 먼저 물살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살피고 바람이 어디서 부는지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노를 들었습니다.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노를 젓는 힘만이 아닙니다. 물살의 방향을 아는 것, 바람과 싸우는 대신 바람을 등에 달고 돛을 펼치는 것. 그들은 흐름에 맞는 때를 알고 있었습니다.
타오르는 붉은 말의 해, 병오년
흐름을 읽는 안목은 한 영역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관계에도, 일에도, 건강에도 각자만의 결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저는 그 흐름을 읽기 위해 두 가지 오래된 도구를 꺼내듭니다. 동양의 명리학과 서양의 점성학입니다. 서로 다른 대륙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로 발전한 두 체계. 누군가는 이런 운명학을 미신이라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수천 년간 행성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계절을 기록하고, 인간사의 흥망성쇠를 추적해 온 데이터의 집적은 신비주의가 아닙니다. 자연과 인간의 패턴화된 흐름을 읽어내려는 인류의 오래된 통계학입니다.
새해가 시작되기 전 저는 이 두 체계를 나란히 펼쳐놓고 다가올 한 해의 흐름을 살펴보곤 합니다. 이 교차 검증을 거치고 나면 흐릿했던 한 해의 윤곽이 선명해집니다. 전혀 다른 뿌리를 가진 두 시스템이 서로 맞춘 것처럼 동일한 전망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동양 명리학에 의하면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Red Horse)의 해입니다. 명리학에서 연도는 천간(天干, 하늘의 기운)과 지지(地支, 땅의 기운)의 조합으로 표현됩니다. 2026년의 천간은 '병(丙)'이고, 지지는 '오(午)'입니다. 병(丙)은 하늘에서 가장 강렬하게 타오르는 태양을 상징합니다.
오(午)는 땅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한낮을 의미합니다. 하늘과 땅이 같은 기운으로 뭉쳐 있을 때를 간여지동(干與支同)이라고 합니다. 간여지동은 힘이 분산되지 않고 강력하게 작용하는 에너지의 응집을 뜻합니다. 2026년은 불(火)의 기운이 응집된 뜨거운 한 해가 되는 거죠.
불은 위로 치솟고, 밖으로 확산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를 짓눌렀던 습하고 무거운 기운, 침체되고 우울한 공기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은폐되었던 것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웅크리고 있던 에너지가 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동시에 극단적인 양극화의 해이기도 합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입니다. 병오년의 에너지는 중간 지대가 없는 극단성을 띱니다. 준비된 이들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세상에 알리는 화려한 도약의 연료가 되겠지만, 내실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자신을 태워버리는 소멸의 불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가시적인 성과와 냉정한 옥석 가리기가 동시에 일어나는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2026년, 동서양 운명학이 한 점을 가리킨다
서양 점성학에서는 2026년을 거대한 전환의 시기로 봅니다. 현실의 구조와 책임을 관장하는 토성(Saturn)과 꿈, 환상, 무의식의 영역을 지배하는 해왕성(Neptune)이 2025년 말부터 2026년 초에 걸쳐, 나란히 양자리(Aries)로 진입합니다. 양자리는 황도 12궁의 첫 번째 별자리입니다.
봄의 시작, 새로운 사이클의 출발점. 갓 태어난 생명처럼 거침없고, 본능적이며, 원초적인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동시에 양자리는 전쟁의 신 마르스(Mars)가 지배하는 불의 별자리이기도 합니다. 투쟁, 경쟁, 개척, 돌파의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두 행성이 동시에 양자리로 진입하는 일은 약 165년 만에 처음입니다. 점성학적으로, 이것은 단순한 연도의 변화가 아니라 시대 가치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두 체계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2026년의 키워드는 분명합니다.
"두려움을 멈추고, 행동하라."
완벽주의자는 도태되고, 거침없는 실천가가 흐름을 타는 시기가 되는 거죠. 이런 운명학의 지표들을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하면 어떤 해석을 할 수 있을까요?

2026년은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해입니다. 에이전틱 AI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해내는 자율형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과거에는 정교함이 경쟁력이었습니다. 완벽한 기획서를 쓰고, 정교한 디자인을 만들고, 깔끔한 코드를 짜는 데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2026년, AI가 실행을 대신해 주는 시대가 되면 게임의 규칙이 바뀝니다. 누구나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완벽함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AI가 기획서를 써주고, 디자인을 만들어주고, 코드를 짜줍니다. 얼마나 잘 만드느냐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승부를 가를까요? '망설이지 않고 시작하는 용기, 불완전함을 감수하는 대담함, 남들이 머뭇거릴 때 먼저 뛰어드는 야성. 이런 태도가 2026년의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먼저 다가가는 사람에게 기회 열린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의 흐름은 우리 삶의 각 영역에서 어떻게 나타날까요?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영역은 관계입니다.
불은 안에 가두어두면 꺼집니다. 밖으로 내보내야 활활 타오르는 열기와 빛이 됩니다. 2026년은 감정을 드러내는 해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 관계에서 원하는 것을 분명히 말하는 것, 더 이상 맞지 않는 관계를 정리하는 것.
병오년은 이런 '감정의 실행'에 유리한 기운을 줍니다. 새로운 만남을 원한다면, 머뭇거리지 마세요. 다음은 없습니다. 호감이 있다면 먼저 연락하고 제안하세요. 2026년은 기다리는 사람보다 다가가는 사람에게 기회가 갑니다. 기존 관계라면, 어중간하게 끌어온 것들에 결론을 내야 할 때입니다.
함께 가려면 확실히 함께 가고 아니라면 깔끔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모호한 태도는 맞지 않습니다. 타오르거나 꺼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혹시 숨겨온 감정이 있다면, 2026년 안에 꺼내세요. 말하지 않은 마음은 불완전 연소한 매캐한 연기만 됩니다. 연기는 눈만 맵게 할 뿐, 아무것도 밝히지 못합니다.

두 번째는 문화입니다.
지난 2024년과 2025년, 우리는 '치유'와 '잔잔함'에 기댔습니다. 무해한 예능, 조용한 일상 브이로그,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처럼 자극을 덜어낸 콘텐츠가 소프트 라이프(Soft Life)라는 이름으로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 전문가들은 2026년의 기류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 예고합니다.
키워드는 키워드는 '날것(Raw)'과 '진정성(Authenticity)'입니다.
이 급격한 변화의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기술의 정점이 있습니다. AI가 만들어낸 매끄럽고 완벽한 가상 이미지에 지친 대중이, 이제는 만져질 듯 거칠고 불완전한 진짜를 갈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양자리의 원초적 에너지, 그리고 병오년의 불기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6년에는 세련된 편집보다 거친 날것이, 계산된 연출보다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야성이 공감을 삽니다.
매끄러운 아이돌보다 땀 냄새 나는 운동선수의 열정이, 정제된 리듬보다 날것의 비트와 진정성 있는 가사가 트렌드를 주도할 것입니다. 패션과 디자인에서도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불규칙한 질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마디로, 있어 보이는 것보다 살아 있는 것이 통하는 해입니다. 그것이 2026년의 문화 코드입니다.
멘탈케어와 슬립테크에 주목하라
마지막은 경제입니다.
불과 어울리는 영역은 명확합니다. 방위산업, 에너지, AI,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단순히 운의 흐름 때문이 아닙니다. 지정학적 분쟁이 일상화된 시대에 방산은 필수재가 되었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불처럼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기에 엔터와 뷰티 산업 역시 호황을 누릴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고수들은 불의 이면을 봅니다. 불이 강하게 타오를수록 필연적으로 커지는 반대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열 관리' 시장입니다. 뜨거운 AI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는 공조 시스템 등 불을 제어하고 식히는 기술이 역설적으로 관심을 받게 됩니다.
둘째, 멘탈 케어와 슬립 테크입니다. 낮이 너무 밝고 뜨거우면 사람들은 밤의 휴식을 갈망하게 됩니다. 과열된 경쟁과 도파민 중독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 숙면을 돕는 기술은 필수적인 도피처이자 거대한 시장이 될 것입니다.
2026년 투자의 핵심은 이 양면성을 읽는 데 있습니다. 타오르는 불꽃에 올라타거나, 그 불꽃을 식혀주는 물이 되거나. 어중간한 위치에는 자리가 없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불은 빠르게 타오르지만 빠르게 꺼지기도 합니다. 단기 수익에 취해 무리하게 베팅하면 하반기에 소진될 수 있습니다. 들어갈 때 나올 타이밍도 함께 정해두세요.

운의 확률을 높이는 법, 세렌디피티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이런 질문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운의 흐름을 어떻게 타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운'에 대한 정의를 조금 더 확장해야 합니다. 운은 내가 움직여서 만들어내는 확률적 충돌입니다.
뇌과학에서는 이것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부릅니다. 뜻밖의 발견,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란 뜻입니다. 페니실린도, 포스트잇도, 세렌디피티에서 탄생했습니다.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건 우연이었지만, 그가 오염된 배양접시를 그냥 버리지 않고 들여다본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준비된 눈이 우연을 포착한 것이지요. 뇌과학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우리 뇌는 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정보를 재조합하고 무관해 보이던 것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습니다. 그러나 연결할 재료가 없으면 그 어떤 연결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핵심은 '예측 불가능한 연결의 접점'을 늘리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경험하고, 평소 가지 않던 길로 돌아가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하나의 시도를 던질 때마다 우리는 우연과 부딪힐 접점을 만들어냅니다. 그 접점이 많아질수록 좋은 우연이 찾아올 확률도 높아집니다.
불과 양자리의 운은 가만히 고여 있는 것을 태워버립니다. 머릿속에만 있는 계획, 책상 서랍에 넣어둔 기획서, "언젠가 해야지"라는 막연한 다짐들은 외면합니다.
반대로 밖으로 나가고, 사람을 만나고, 설익은 아이디어라도 세상에 던져놓을 때 곁으로 다가와 던져놓은 기획서를 살펴봅니다. 이것이 바로 2026년의 행운입니다. 2026년의 바람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의 등을 밀어줍니다.
새해, 미뤄왔던 도전을 시작하세요
과거에는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믿었습니다. 태어난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고, 인간은 정해진 길을 걸어갈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운명학을 '시간의 일기예보'로 활용하는 사람에게 운명은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숙명이 아닙니다. 그것은 관리 가능한 리스크이자 활용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일기예보가 "내일 비가 옵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우산을 챙깁니다. 마찬가지로 운명학이 "2026년은 불의 해입니다"라고 말할 때, 우리는 불에 탈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그 불을 어떻게 활용할지 준비하면 됩니다.
완벽한 준비란 없습니다. 완벽한 타이밍도 없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생각에만 머물러 있던 아이디어를 꺼내보세요. 언젠가 하겠다고 미뤄왔던 도전을 시작하고 두려워서 말하지 못했던 것을 말하세요.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2026년은 완벽함이 아니라 움직임에 반응합니다.
붉은 말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멀리서 지켜보는 관중이 될지 아니면 말의 등에 올라탄 기수가 될지, 이제 결정해야 합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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