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연
사미는 청약통장, 가지고 있나요?
과거에는 당장 집을 살 생각이 있든, 없든 무조건 청약통장에 하루라도 더 빨리 가입해 두는 게 이득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와서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오랫동안 가입을 유지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분도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청약통장 해지자가 늘면서 정부도 개편에 나섰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통장 무용론은 사그러들지 않는 모습이에요.
📈늘어나는 해지, 왜일까?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5만7228명을 기록했어요. 전월(2548만9863명) 대비 3만2635명의 가입자가 통장을 해지한 건데요. 작년 8월 말(2581만5885명)과 비교해 보면 그 간극은 35만8657명으로 훨씬 더 크죠.
주택종합저축 가입자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었어요. 1월부터 3월까지는 반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4월부터 다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그중 제일로 꼽히는 것은 바로 높은 경쟁률이에요.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이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분양가가 높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어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평균 568만2000원입니다. 전년 동기(501만원) 대비 13.42% 상승한 건데요. 평(3.3㎡)당가로 환산하면 1875만원에 이르는 금액이죠😲
🤔분양가 상한제가 뭐기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여부가 경쟁률과 무슨 상관인지, 말만 들어선 감이 안 잡히죠?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지난 7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4㎡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어 분양가가 20억원대 초반부터 책정됐어요. 인근 단지들이 40억~50억원대에 매매가 이뤄지는 것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죠.
이 단지의 경쟁률은 1순위 평균 527.44대 1을 기록했어요. 올해 8월까지 강남권 1순위 최고 경쟁률이죠.
실제로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84점짜리 '가점까지 만점인 통장’이 3개나 등장했어요. 가점 만점(84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일부 당첨자가 위장 전입을 통해 세대원을 늘려 가점을 높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어요💦
🤔경쟁률만 문제인 거야?
이렇게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점수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가점을 얻기가 쉽지 않거든요.
가점 만점(84점)은 부양가족의 경우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두 명 모두 인정받을 수 없어요. 무주택 기간은 만 30세부터 산정되기 때문에 중년층이 돼서야 만점을 받을 수 있고요.
즉, 만점은 본인 포함 7명의 대가족이 15년간 무주택 상태여야 가능하다는 거죠.
물론 가점 만점자가 나오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에요. 올해 1분기 수도권의 평균 청약점수 커트라인은 65.8점이었거든요. 하지만 이 점수마저도 쉽게 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예요.
1인가구라면 더욱 힘들어요. 주택 보유 이력이 없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15점을 받을 수 있고 45세가 돼야 무주택 기간 최대 점수인 32점이 나와요.
여기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을 모두 채워 17점을 받는다 하더라도 64점밖에 되지 않아요.
분양가 상한제로 인근 단지들보다 ‘비교적’ 저렴하다지만 여전히 높은 분양가도 발목을 잡고 있어요. 운 좋게 당첨된다 하더라도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특히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어요. 이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된 것도 무시할 수 없고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 2단계 연봉 1억원 소득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최소 4500만원에서 최대 9300만원 가량 줄었대요.
💡스트레스 DSR?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는 지표예요. 1년간 갚아야 할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산출되죠.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지는 것인데요.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점진적으로 규제 영역 및 수준을 늘려나가기로 했어요. 내년 1월에는 현재보다 더 강력한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예고돼 있어요.
✨새로워진 청약통장, 어떤데?
청약통장 해지자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어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청약통장 월 납입금 인정 한도 상향입니다. 기존에는 50만원을 넣어도 청약시 1회 납입에 인정되는 한도가 10만원이었지만, 이를 월 25만원으로 늘린 거죠.
납입 인정액 조정이 이뤄진 건 1983년 제도 도입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에요. 공공주택 청약의 경우 청약저축 총액(인정액 합계) 역시 가점 산출에 포함되는데요.
납입금을 많이 넣을 수 있게 만들어 먼저 청약을 넣은 사람들의 납입 기간을 따라잡게 해주겠다는 취지예요. 청년 당첨 확률을 높여보고자 하는 노력이죠.
청약저축 금리도 인상됐습니다. 기존에는 최대 2.8%였지만, 개편 후에는 3.1%로 0.3%p 높아졌어요. 2022년 11월(0.3%p), 2023년 8월(0.7%p)에 이어 이번까지, 현정부 들어 청약저축 금리는 총 1.3%p 올랐어요.
청약예금·부금·저축 가입자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도 허용됐어요.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민영주택과 공공주택 청약이 모두 가능한 상품인데요. 기존에 청약예금·부금·저축은 상품에 따라 민영 또는 공공 중 한 가지 유형에만 신청이 가능한 상품이에요.
그러나 제도 개선을 통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게 되면 모든 유형의 주택에 청약할 수 있게 되죠. 다만 기존 납입 실적은 그대로 인정하되, 청약 기회가 확대되는 유형에 대해선 신규 납입분부터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어요.
이외에도 부부, 미성년 자녀, 출산 혜택 등이 강화됐어요. 기존에는 부부가 같은 아파트에 청약을 넣으면 부적격 처리됐으나 앞으로는 중복 신청이 가능해지고요. 배우자 간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합산할 수 있게 됐죠.
미성년자의 청약통장 가입 인정 기간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습니다.
🥊청약통장 유지vs해지, 사미의 선택은?
다만 개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와 해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마다 유지해야 한다, 해지해야 한다 말도 제각각이고요. 그래서 호니가 경제 유튜버들의 의견을 요약해 봤어요.
우선 공통적으로 서울에서 일반공급으로 청약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희박도 아닌 제로라고 합니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에서 청약을 일반공급으로 받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청약통장을 포기하는 게 낫다. 신혼부부, 신생아 등 각종 특별공급마저 가능성이 없다면 청약은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필쌤 김경필
10년 간 10만원씩 낸 실적을 25만원으로 4년만 내면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됐다. 머니게임인가? 돈이 적은 사회초년생에게 유리한 제도는 아닌 듯하다.
🗯️호니의 부연
얼마 전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에서 공공분양으로 주택 청약에 당첨된 사람의 납입금액은 약 2550만원이었습니다. 매월 10만원씩 21.2년을 납부한 것인데요.
달리 말하자면,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야 로또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거겠죠? 참고로 경쟁률은 283대 1이었습니다.
🤔지방 공공주택 목표로 납입금 상향은 어때?
🗣️부읽남
공공분양은 금액 싸움이기 때문에 이번 청약통장 개편은 10만원씩 넣던 사람과 25만원 넣는 사람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에 10만원 내는 사람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 똑같이 25만원으로 올리면 결국 먼저 가입한 사람이 유리하다.
월 25만원이면 10년 간 3000만원이다. 청약통장은 돈을 쉽게 뺄 수 없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다. 다만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 하는 게 낫다.
나만 10만원을 계속 넣으면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25만원을 넣어야 한다. 25만원을 넣기 힘들다면 애매하게 중간 금액을 넣는 것보다 미납을 하고 나중에 목돈을 한 번에 넣어 인정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비인기 지역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공공주택 일반 공급은 1순위 납입조건만 되면 누구나 도전 가능하기 때문에 25만원 납입이 필요하다.
🤔서울은… 진짜 노답일까?
서울의 경우 민영주택 청약을 노릴 수도 있죠. 민영주택 청약은 가입기간을 중요시 보되, 납입횟수와 액수는 중요치 않아요. 대신 지역, 면적마다 다르게 책정돼 있는 청약예치금을 통장에 미리 채워둬야 하죠.
🗣️뿅글이
청약을 포기할 필요는 없고 조건되는 곳을 노리자. 2030세대의 경우 가점제인 ‘세월싸움’은 버려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국평(85㎡ 이하)를 노린다면 청약통장에 예치금은 필수다. 예치금은 서울·부산 300만원, 기타 광역시 250만원, 기타 시·군 200만원이다. 월 납입은 24회 이상만 되면 된다.
<도전할 만한 청약유형> 국민주택 일반공급 추첨제, 민영주택 일반공급 추첨제, 생애최초·청년 특별공급
🤔그래서 유지야, 해지야?
납입 인정액이 상향되면서 월 10만원 납입은 가능했으나 25만원까지는 어려운 사람들은 공공분양 청약에서 이탈하는 추세인데요.
유튜브 월급쟁이부자들TV 채널에서는 20년 뒤 공공청약에 당첨되는 것보다 하루라도 더 빨리 내 집을 마련해 20년 뒤 오른 집값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죠.
호니가 여러 경제 유튜브 채널을 돌아다니며 얻은 것을 바탕으로 유지하는 게 좋은 경우와 해지하는 게 좋은 경우를 정리해 봤어요.
🙆 이 경우 유지하세요!
✅ 장기간 무주택을 감수하더라도 확실하게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요.
✅ 월 25만원을 제외한 추가 저축을 할 수 있고 해당 자금을 물가상승률 정도로 잘 운용할 수 있어요. (당첨 시 분양가 자금 조달을 위해 종잣돈이 필요하니까!)
✅ 이미 납입 횟수와 금액이 유리해요.
✅ 종잣돈이 너무 적어서 내 집 마련은 최소 10년 뒤를 노려야 해요.
🙅 이 경우엔 해지해도 괜찮아요
✅ 기약없는 장기간 무주택을 원하지 않아요.
✅ 침체기를 이용해 내 집 마련을 실행하고자 해요.
✅ 지금 집을 잘 사서 20년 뒤 집값 상승을 누리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 납입 횟수와 금액이 모두 불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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