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다했는데 이 쿰쿰한 냄새의 정체는 뭘까?

‘띠띠띠띠-’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다 퇴근한 사미.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연 순간 무언가 ‘훅-’ 하고 끼쳐오는 낯선 냄새, 맡아 본 적 있나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쿰쿰한 냄새가 코를 찌른 건 분명한데 “뭐지?”하고 겉옷을 정리하며 냄새의 진원을 찾으려 하면 거짓말처럼 냄새는 사라져 있죠. 

그리고 다음 날 퇴근하고 돌아오면 또다시 반겨주는 그 정체불명의 냄새.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이 유령 같은 악취로 인해 은근히 스트레스 받는 혼족들이 많은데요. 

사실 냄새는 사라진 게 아니에요. 우리의 코가 그 냄새에 마비된 것뿐이죠. 후각은 오감 중 가장 쉽게 피로해지는 감각이라 집에 들어온 지 몇 분만 지나도 악취를 배경처럼 인식해버리거든요. (이걸 후각 순응이라고 해요👃) 

다시 말해 문을 열자마자 느꼈던 그 불쾌한 냄새가 지금 우리집의 ‘진짜 냄새’라는 뜻이죠😱 

나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무작정 방향제로 덮으려 하면 오히려 악취와 섞여 더 머리 아픈 냄새가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이렇게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집안 곳곳의 냄새 유발 구역을 아주 꼼꼼히 파헤쳐 볼게요.

🚰싱크대: 제 잘못만은 아닐...걸요?

주방에서 알 수 없는 악취가 난다면 역시나 싱크대가 범인일 확률이 가장 높아요🕵️ 보통은 설거지 후 깜빡하고 비우지 않은 거름망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썩어 냄새를 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문제는 거름망을 깨끗이 비우고 싹싹 씻었는데도 하수구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죠. 이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배수관 속 바이오필름 발생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해요. 

거름망에서 미처 걸러지지 못한 국물이나 기름기, 미세한 찌꺼기는 배수관을 타고 흘러가 관 안쪽에 달라붙는데요. 이게 오랜 시간 쌓이면 서로 엉겨 붙어 끈적한 막을 만들어요. 이게 바로 세균 덩어리인 바이오필름의 정체입니다. 

주방에 들어섰을 때 분명 이상한 냄새가 났는데 싱크대가 범인이 아닌 경우도 많죠. 묘하게 주방 전체에서 쩐내가 난다면 가스레인지 위 후드를 올려다보세요. 요리할 때 발생한 유증기가 필터에 맺혀 노랗게 굳어 있다면? 이 기름때가 공기와 만나 산화된 결과물일 수 있어요. 

싱크대도 후드필터도 아니라면 냉장고를 용의자로 올릴 차례예요🕵️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쿰쿰한 냄새가 난다면 거의 확실한데요. 냉장고 안에 방치돼 썩은 음식물이 있는지 확인 필수! 여기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는 바로 고무패킹이에요. 음식물 국물이 튀거나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거든요. 

🚽화장실에서 왜 비린내가 나는 거야

며칠 화장실 청소에 신경을 쓰지 못하면 핑크색 물때를 만나기도 하는데요. 이 물때의 정체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라고 해요. 단순 곰팡이가 아닌 세균 덩어리로 비누 찌꺼기를 먹고 자라며 시큼하고 비릿한 냄새를 유발합니다. 

오랫동안 집을 비웠거나 건조한 날 하수구 냄새가 심해진다면 배수구 트랩에 고여 있어야 할 물, 봉수가 말라버렸기 때문일 수 있어요. 이 봉수가 배수구 안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막아주는 뚜껑 역할을 하거든요.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이웃의 흡연으로 인해 담배 냄새가 화장실에 유입되기도 하는데요. (대체 왜 집에서 담배를 피는 걸까요?🤦) 하수구 트랩을 설치했는데도 냄새 유입이 막아지지 않는다면 환풍기를 타고 들어오는 걸 수 있어요. 

🛏️내 방에서 나는 묵은내의 정체는

가장 편안해야 할 침실에서 나면 안 될 것 같은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 봐야 할 곳은 바로 침대예요.

우리는 자는 동안에도 땀과 피지를 흘리는데요. 이런 땀과 피지가 침구에 배어 산소와 만나면 ‘묵은내’를 만드는 노네날이라는 성분이 만들어져요. 이게 바로 퀴퀴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혼족이 많이 사는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주방과 침실이 한 공간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각종 냄새 입자가 공기 중을 떠다니다 표면적이 넓은 패브릭, 특히 커튼에 달라붙기 쉬워요. 커튼은 한번 냄새를 머금으면 거대한 ‘냄새 저장소’ 역할을 하며 지속적으로 악취를 뿜어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 

집 안 냄새는 특정 공간 하나보다 관리 사각지대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많아요. 집 안에서 놓치기 쉬운 냄새 원인들을 짚어볼까요?

👟현관 악취 문제의 90%는 신발장에 있어요. 특히 비나 눈에 젖은 신발을 그대로 넣으면 신발장은 곰팡이 배양소가 될 수 있어요😱 젖은 신발은 현관에서 말린 뒤 넣는 습관을 들이고, 신발장 안에 신문지를 깔거나 오래 보관해야 하는 신발 안에 10원짜리 동전을 넣어두면 탈취와 살균 효과가 있어요.

🧺빨래에서 꿉꿉한 냄새가 난다면 세탁기 입구 고무패킹을 뒤집어 보세요. 물이 고여 썩은 물때와 섬유 찌꺼기가 남아있을 수 있거든요. 물티슈에 소량의 락스를 묻혀 고무패킹 안에 끼워두고 1시간 뒤 닦아내면 패킹이 깨끗이 닦여요. 세탁이 끝난 후 세탁기 문 열어두기, 잊지 말고요! 

🗑️쓰레기봉투를 비웠는데도 냄새가 난다면 쓰레기통 자체를 확인하세요. 봉투에서 샌 국물이 바닥에 말라붙어 있을 확률이 높아요. 통을 깨끗이 씻은 뒤 바닥에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깔고 베이킹소다를 살짝 뿌려두면 습기와 악취를 잡을 수 있어요. 

🧹바닥 청소하랴 고생한 청소기에게도 관심과 애정이 필요해요🥹 필터 관리가 되지 않으면 청소기 배기구에서 퀴퀴한 먼지 냄새가 탄내가 뿜어져 나올 수 있거든요. 필터 속에 쌓인 미세먼지와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사체가 청소기 열기에 데워져 온 집안으로 퍼지는 거죠. 물세척이 가능한 모델이라면 씻어서 바짝 말려야 냄새가 나지 않아요! 

🌬️정답은 환기의 기술 

오늘 여러 가지 악취의 원인과 해결법을 알아봤는데요. 아직 마지막 하나가 더 남았어요. 바로 환기입니다. 실내 오염물질 농도가 바깥보다 높으면, 냄새는 또 다시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단순히 창문 하나만 빼끔 여는 건 효과가 없어요. 공기가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곳을 만들어주는 맞통풍이 핵심이거든요. 만약 창문이 하나뿐인 구조라면 현관문이라도 살짝 열어두거나 주방 후드, 화장실 환풍기를 동시에 틀어 강제로 공기 흐름을 만들어주세요. 

하루 3번 딱 10분씩만 환기해도 퇴근하고 들어온 우리 집 공기가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환기할 때 옷장과 신발장 문도 한 번씩 활짝 열어둬 묵은 냄새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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