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외롭고 둘은 피곤해서 1.5가구로 살아요

혼자 살아서 좋은데 혼자인 건 싫어😣

다소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문장을 보고 공감한 사미가 있진 않나요? 호니만 하더라도 이제 혼삶이 너무 편해서 타인과 365일 24시간 한 공간에서 부대끼는 건 상상만으로도 피곤한데요. 하지만 때론 퇴근 후 현관문을 열었을 때 누군가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런 딜레마, 호니와 사미만이 겪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최근 트렌드 보고서에 등장한 1.5가구라는 다소 생소한 표현만 봐도 그렇죠. 

얼핏 들으면 통계용어처럼 들리는 이 말은 사실 아직 공식적인 정의가 없는 비공식 개념이지만 벌써 여러 분야에서 반복해서 언급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는 건 이제 우리의 삶을 모두 설명하기에 1인가구라는 단어는 다소 부족해졌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어요.

🌃독립+연대 = 1.5가구 

지금까지 우리의 주거 형태는 아주 단순했어요. 혼자 살면 1인가구, 가족과 살면 다인가구라고 딱딱 나눠 설명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더 다양해지면서 1인가구도 다인가구도 아닌, 그 경계에 모호하게 걸쳐 있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이 지점에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1.5가구예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혼자 살고 있지만 삶의 모든 부분을 혼자 감당하지는 않는 상태를 가리켜요. 주거 형태만 놓고 보면 분명 1인가구인데 경제나 돌봄, 정서적 관계까지 들여다보면 타인과 일정 부분 연결돼 있는 경우죠. 

공식으로 보면 조금 더 명확해요. 

물리적인 거주 공간과 생활의 결정권은 온전히 나(1)에게 있지만 심리적·경제적 필요에 따라 외부의 자원(0.5)을 선택적으로 빌려 쓰는 거예요. 여기서 0.5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무거운 책임이 아니라 내가 원할 때 연결하고 원치 않을 때 끊을 수 있는 느슨한 연대를 의미해요.

완전한 1인도, 전형적인 가족도 아닌 유연 결합형 생활 단위인 거죠. 

🌗우리는 왜 0.5를 찾을까 

그냥 편하게 혼자 살거나 든든하게 가족이랑 살면 될 텐데 우리는 왜 굳이 애매한 1.5를 택하는 걸까요? 여기엔 1인가구가 마주하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 2가지가 존재해요. 

😿심리적 고립은 무서워 

혼자 사는 자유 뒤에는 늘 불안이 따라다녀요. 아플 때 물 한잔 떠줄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고립에 대한 공포죠. 1.5가구는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 불안감을 해소해요. 기숙사 룸메이트처럼 종일 붙어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가 아니라 퇴근 후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만 소통하는 안전망을 만드는 거죠. 

💸월세 내다 등골 휘겠어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엔 요즘 살림살이가 너무 팍팍하잖아요. 1.5가구는 주거 공간을 공유하거나 가족의 지원을 유연하게 활용하며 이런 경제적 압박을 줄여요. 개인의 자율성을 지키면서 공동체의 이점인 비용 절감을 챙기는 거죠. 

🏘️우리는 어떤 1.5가구일까? 

1.5가구라서 다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건 아니에요. 0.5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유형이 갈리는데요. 김난도 교수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시설활용형 

요즘 수도권 2030 사이에서 핫하다는 코리빙 하우스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1.5가구에 속해요. 프라이빗한 개인 공간을 갖추면서도 주방이나 헬스장, 영화관, 라운지 등 공용 공간을 다른 입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이죠.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실제 서울 시내 코리빙 하우스는 2025년 2월 기준 7371가구로 2016년 대비 4.8배나 폭증했어요. 인기 브랜드로 꼽히는 맹그로브의 경우 연평균 객실 점유율이 95% 이상이고 대기자가 수용 인원의 10배에 달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코리빙하우스는 단순히 공간만 나누는 게 아니에요. 공용 시네마룸에서 영화 소모임을 갖거나 특별한 날 공용공간에서 파티를 여는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죠.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현대식 도심형 하숙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독립지향형 

친구나 연인과 한집에 살지만 생활은 철저히 분리하는 유형이에요. 한 지붕 아래 살면서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은 나누되 각자의 방과 생활 패턴은 완벽하게 존중해주는 거죠.

“밥은 각자 알아서, 청소는 당번제”처럼 규칙과 비용 분담을 명확히 세워 각자의 독립성을 지키는 게 핵심 포인트예요. 

🫂지원의존형 

본가 근처에 집을 구해 혼자 사는 경우가 여기에 속해요. 물리적으로는 독립해 혼자 살지만 반찬을 얻어오거나 급할 때 부모님의 경제적, 정서적 지원을 받는 등 가족이라는 자원을 0.5로 활용하는 형태죠. 

반대로 따로 살면서 부모님을 정기적으로 부양하는 경우도 1.5가구에 속해요. 월세와 관리비는 혼자 내지만 보험이나 저축은 가족 단위로 유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죠. 통계상으로는 1인가구지만 실제 소비와 재정의사 결정은 여전히 가구 단위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에요. 

🐾0.5를 채우는 동식물 

1.5가구의 쩜오는 사람에만 국한되지 않아요.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도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죠. 나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외로움은 확실히 달래줄 수 있으니까요. 사실 누군가에게는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이야 말로 나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이상적인 동거인일 수도 있겠죠🤭

🧩선택인듯 선택 아닌 삶 

이렇게 보면 1.5가구는 언뜻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처럼 보여요. 혼자 살되 외로움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관계를 유연하게 설계하는, 꽤 영리한 선택처럼도 느껴지죠. 하지만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 보면 이 방식이 과연 온전하게 자발적인 선택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돼요. 

불안정한 소득, 감당하기 어려워진 월세, 팍팍한 인간 관계 속에서 혼자서 모든 걸 책임지기엔 우리의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어쩌면 1.5가구는 취향에 따른 선택이라기보다 혼자 감당해야 할 삶의 비용이 커진 시대가 만들어 낸 타협일지도 모르겠어요. 

문제는 우리가 더한 0.5가 언제까지나 안전한 자원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느슨한 연대는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친구와의 동거는 영원을 담보하지 않고 가족으로부터의 지원도 언제든 끊길 수 있죠. 커뮤니티에서 쌓은 연대는 공동체를 벗어나는 순간 흩어지게 되고요.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그래서 호니는 묻고 싶어요. 우리가 굳이 0.5를 더하지 않아도, 1 그자체만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냐고요. 가까운 곳에 친구가 살지 않아도 아플 때 돌봄을 받을 수 있고, 부모님의 지원 없이 내 월급만으로도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제도적 울타리가 보다 단단해져야 한다고 말이죠. 

그래야만 0.5가 생존을 위한 동아줄이 아닌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선택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세상이 변하기만을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건 사미답지 않죠?🤭 우리 스스로에게도 단단한 자립을 위한 근육이 필요해요💪 내가 온전하게 바로 서 있을 때 비로소 0.5와의 연결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고, 설령 그 연결이 끊기더라도 내 삶은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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