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베음추] 오직 베이스를 위한 편곡

2021.11.13 | 조회 5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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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트 현서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음반제작 과정을 담은 메일링 서비스

순식간에 완성된 정현서의 싱글곡.

현베음추는 그가 원하는 프로듀서와 세션 뮤지션들이 있다면 물심양면 지원하고자 의견을 구했다. 돌아온 답은 현베음추 멤버 중 프로듀서를 맡아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평소 많은 작업을 함께 해 온 드러머 김동률님, 키보디스트 유달리(이번 편을 쓰고 있는 필자)가 참여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프로듀서로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베이시스트가 만든 곡이어서 그런지 이미 데모 자체만으로도 컨셉과 베이스 레코딩은 손댈 것이 없었고 편곡 방향도 확실하게 드러나 있었다. 추진력 강한 현서언니는 드럼 레코딩 세션을 동률님에게 곧바로 의뢰하였고, 5일만에 레코딩 트랙이 회신되었다. (거의 뭐 빛의 속도!)

베이스와 드럼은 ‘쎄뚜쎄뚜’인 사이이기 때문에 드럼 녹음까지는 스무스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젠 프로듀서 선정이 필요했다. 현베음추는 단톡방에서 프로듀서 지원자가 있을 지 논의를 시작하였는데, ‘어차피 건반 세션을 해야 하는’ 필자가 맡는 게 여러모로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보았다. 사실 그 적극성 이면에는 이미 편곡 방향이 확고한 이번 싱글곡은 큰 품이 들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만 건반을 잘 치면 이 곡은 그냥 완성이겠다는 흑심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웬 걸, 큰 고민 없이 순식간에 완성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건반 파트는 이미 완성도 높은 곡에 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진행이 순조롭지 않았다. 데모를 듣자마자 머릿 속에 떠오른 여러가지 음색과 연주 스타일이 있긴 했지만 이 장르의 곡에 너무 뻔하게 쓰이는 스타일인 것만 같아 스스로 식상함에 몸부림치는 시간이 길어졌다. 차일피일 길어진 고민의 시간 때문에 우리의 아티스트도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프로듀싱 관련해서 논의해야 할 것도 많은데 제일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 생각했던 건반 녹음이 오리무중인 상태로 일정만 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긴 슬럼프 끝에 나는 결국 스스로를 인정하기로 했다. 가장 뻔한 것이 가장 대중적이고 편안한 요소가 될 지도 모른다. 너무 대단한 창의력을 녹이려고 하지 말고 ‘정도(正道)’를 걷자. 처음 내가 듣자마자 생각했던 그 스타일로 다시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베이스 기타가 주인공인 곡에서 건반은 든든한 Back-up 역할만 잘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담백한 건반 트랙이 완성되니 뭔가 더 필요한 것이 없을까 고민이 되었다. 나와 현서언니는 곡의 다이내믹을 담당해 줄 악기로 일렉 기타 세션이 들어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이렇게 궁합 좋게 합의가 이루어지니 기타리스트 섭외도 쾌속으로 이루어졌다. 현서언니 뿐 아니라 현베음추 멤버들과도 여러 작업을 이미 해 보신 기타리스트 노경환님이 이번 싱글곡의 세션 아티스트로 추천되었다.

평상시 개인 작업이 거의 없는 나는 오랜만의 프로듀서 역할에다 처음 뵙는 프로 세션맨께 레코딩 디렉팅을 해야 한다는 게 어찌나 긴장되고 떨렸는지 전날 미리 어떤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 할까 고민하면서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고 돌렸다.

드디어 기타 녹음날이 밝았다.

경환님이 도착하시고 현서언니를 비롯하여 레코딩 현장을 직관하고 싶은 멤버들도 오셔서 뒷 자리에 나란히 앉았는데, 어찌나 그 순간이 숨막히고 어색하던지! 토크박스 레드버튼이 내 앞에 놓이고 모두가 나의 코멘트를 기다리시는 상황. 일단 트랙을 틀어놓고 경환님께서 몇 번 자유롭게 연주해 보시면서 가닥을 잡으실 동안 나 역시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하던 가락이 있었다고 이것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건지 점점 자연스럽게 코멘트도 드리고 녹음을 진행하는 것이 편해졌다.

 

녹음에 집중하시는 기타리스트 노경환님(좌), 긴장해서 잔뜩 굳어 있는 필자의 뒷모습(우)
녹음에 집중하시는 기타리스트 노경환님(좌), 긴장해서 잔뜩 굳어 있는 필자의 뒷모습(우)

 

그 와중에 현서언니는 연주를 듣다가 잔뜩 흥이 올라서 벌떡 일어나 내 뒤에서 그루브를 타고 있었고, 경환님도 몸이 풀리셨는지 이런 스타일은 어떨지 저런 느낌은 어떨지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신나게 연주해 주셔서 그 공간에 있던 모든 멤버가 녹음 자체를 공연 보듯 즐길 수 있었다.

녹음 중 Groove를 타며 디렉팅하고 있는 정현서님
녹음 중 Groove를 타며 디렉팅하고 있는 정현서님

 

이렇게 정현서의 첫 싱글 녹음은 베이스를 위시한 드럼, 건반, 일렉기타의 4가지 악기로 깔끔하고 담백하게 완성!! 수고하셨습니다!! 🙌🙌🙌 (feat. 필자의 속내 :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

 

녹음 후 흥 오른 현베음추들과 노경환님 기념사진 찰칵📸
녹음 후 흥 오른 현베음추들과 노경환님 기념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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