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베음추] 새로운 음악을 만나게 되는 통로, 아트워크와 프로필

촬영장에 가다 - 이호

2021.11.18 | 조회 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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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트 현서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음반제작 과정을 담은 메일링 서비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시대 이전의 기억이다. 나는 음반을 구경하러 레코드샵에 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평소 좋아하던 뮤지션의 신보를 살펴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처음 만나는 음악을 발견하는 재미가 그런 기분을 이끌었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음반은 샘플이 존재하지 않았고 꼼꼼하게 포장되어 북클릿도 볼 수 없었다. ‘1분 미리 듣기'는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우리가 자세히 살펴보게 되는 건 당연하게도 음반의 아트워크, 앨범커버였다. 첫눈에 커버가 마음에 들어 구매했던 음반에 실패란 없었다. 그렇게 사운드와 이미지는 연결되었기 때문에 아트워크는 취향에 맞는 음악 혹은 뮤지션을 소개해주는 통로가 되었다. 그리고 그 통로는 디지털이 지배하는 현재에도 유효하게 작동한다.

① 음악과 뮤지션을 담아낼 키워드 찾기

지난 5월 31일, 베이스로 만들어진 첫 번째 곡의 뼈대가 나왔다. 그리고 편곡과 녹음 등 싱글앨범을 향한 계획이 착착 실행되기 시작하면서 현베음추는 전반적인 이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향후 정규앨범까지 가기 위한 원대한 여정 속에서 가장 시급한 건 정현서만의 분위기가 풍겨 나오는 프로필, 그리고 음악과 연결되는 아트워크에 쓰일 사진을 찍는 일이었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런 이미지들은 새로운 음악과 뮤지션을 사람들에게 알려내기 위한 기본적인 통로이고 그만큼 중요하다. 또 앨범 발매 이후 공연, 인터뷰 등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해당 앨범과 어울리는 스타일링 컨셉도 이번 작업을 토대로 구성해 볼 생각이었다. 우리는 몇 차례 회의를 통해 키워드와 레퍼런스를 추려냈다.

여러 개의 키워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움직임(動, move)’이었다. 정현서 베이스의 특징이자 장점이 바로 ‘움직임’이었고 이번 앨범 작업을 관통하는 서사 역시 ‘여럿이 함께 춤을 추며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이었다. 그래서 프로필은 앉거나 서서 찍더라도 아트워크에 쓰일 사진은 움직임을 크게 해 보거나 춤을 추면서 찍어보기로 했다. 의상 컨셉으로 잡은 매니시룩은 뮤지션 정현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줄 것으로 생각했고 거기에 내추럴한 메이크업과 헤어로 자연스러움을 덧대기로 했다. 뮤지션 7명이 머리를 맞대자 모든 계획은 완벽해져 갔다. 그리고 구체적인 일의 진행은 나와 트리키네코가 맡기로 했다.

② 상상이 현실이 되도록

이 과정과 동시에 이 작업을 함께 해 줄 포토그래퍼를 물색했다. 현베음추 멤버들이 평소에 눈여겨봤던 작가, 혹은 함께 작업해 봤거나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작가 등을 떠올렸고 어떤 부분이 이번 작업과 어울리는지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멋진 작업들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표기식 작가(@pyokisik)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고 우리는 작가와의 사전미팅을 통해 전반적인 컨셉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의 설명과 의견을 들으며 막연하게 그려봤던 이미지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다음으로 윤지영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섭외했다. 시와의 넓은 인맥으로 섭외는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촬영장으로 흔쾌히 출장을 오신다고 해서 무척 기뻤다. 그리고 이번 촬영은 실내로 계획했고 사진작가의 스튜디오가 있어서 장소예약은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촬영용 소품으로 노방, 오간자 등의 패브릭을 준비했다.

자, 이제 의상 쇼핑의 시간이다.

트리키네코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찾아보기도 하고 현베음추 멤버들이 자신의 옷 중에 이번 컨셉에 잘 어울릴 것들을 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검색한 옷을 주문하고 몇 가지 옷을 챙겨 들고 촬영 이틀 전에 정현서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몇 시간에 걸쳐 엄청난 속도로 옷과 신발을 입어보고 신어보며 3~4가지 정도의 착장 세트를 결정했다. 훌륭한 모델이 웃으며 열심히 해 준 덕분에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

③ D-day

10월 23일 오후 3시, 강남구 신사동 모 스튜디오에서 우리는 만났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메이크업에 들어갔다. 시와가 핸드드리퍼 세트를 손수 챙겨와서 모든 사람에게 진하고 향긋한 커피를 내려줬다. ☕  덕분에 긴장도 잘 풀리고 현장 분위기도 돈독해졌다.

네 가지의 무드로 촬영을 진행했는데 스튜디오가 지하 1층임에도 오후의 햇살이 들어오는 듯한 분위기까지 연출되어 감동적이었다. 뚜렷한 시안 없이 현장 분위기로 이끌어가야 하는 어려운 촬영이었지만 모두가 적재적소에서 최선을 다해 준 덕분에 무탈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빛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다양한 촬영을 시도해 주신 표기식 작가와 무대 위에서처럼 멋있게 뛰어놀아주었던 정현서 베이시스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④ 결정의 시간

촬영 직후에 702개의 사진을 받았고 나와 트리키네코는 그중 90장을 추렸다. 그 뒤에 앨범의 주인공에게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현베음추 투표를 통해 대표 프로필 사진과 아트워크용 사진들을 골랐다. 사실 훌륭한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무척 힘들었다. 그래도 골라야만 하니까!

그 사이에 “춤 꽤나 추는 사람들"이라는 싱글앨범 타이틀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 아트워크는 내가 담당하게 되었다. 정현서 베이시스트와 유달리 프로듀서가 이 곡을 만들면서 상상했던 이미지는 혼자 시작했다가 나중에 공간이 확장되면서 여럿이 함께하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작업하는동안 "춤 꽤나 추는 사람들"을 반복해서 들었고 뮤지션과 PD가 설명해 준 장면에 집중하며 앨범커버를 만들어보았다. 그렇게 만든 서너 개의 시안 중에 정현서, 현베음추가 함께 최종 선택한 아트워크를 공개한다! 멋있는 프로필 사진도 함께!! 👏👏👏👏👏

스트리밍 사이트, 포털 사이트 등에서 아주 작은 썸네일로 보일지라도 앨범 아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의 고민과 노력이 들어가 있다. 프로필 사진도 마찬가지다. 음원은 물론이고 그 밖의 다양한 부분까지 마음을 모아 완성하는 앨범이 모두에게 조금 더 귀중하게 여겨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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