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삶의 많은 부분이 음악과 관련되어 있고, 여전히 음악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작업에 비하면 대중들은 정현서라는 이름을 쉽게 알기 어렵다. 모두 전면에 나서는 음악적 활동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는 연주자로 시작한 음악 인생은 작곡가, 영화음악가,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 영역과 음악적 폭이 넓어졌다. 그리고 현베음추는 넓어진 폭만큼 정현서의 음악 인생이 길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음악 역사에 마디를 하나 만들고 싶었다. 음악 인생의 시작이었던 베이스 연주자 정현서라는 마디.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간편하게 음악을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CD, LP, TAPE 등의 피지컬 매체는 음악을 즐기는 도구라기보다 MD 상품이나 굿즈처럼 콜렉팅의 대상이 되었다.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음반에서 싱글 음원 스트리밍으로 바뀌는 동안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크레딧! 예전엔 음반을 사면 작사, 작곡부터 곡의 악기를 누가 연주했는지를 부클릿을 통해 바로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크레딧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작사, 작곡은 그래도 쉽게 눈에 띄지만 곡의 연주자들의 이름은 점점 사라져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조연도 부각이 많이 되고, 짧은 분량을 출연하더라도 씬 스틸러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기억해 준다. 그럼, 음악은?
그래서 어떤 한 게임이 생각났다. 아주 오래전 한 영화잡지에 실렸던 단편 기사인데, ‘케빈 베이컨 놀이’라는 게임이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게임이 음악에도 있다면 ‘정현서’라는 인물을 대입하면 될 것 같지 않아? 수많은 팀에서 베이스를 연주했고, 음악 작업을 같이 했으니 음악으로 치면 정현서가 케빈 베이컨이네.”
그렇게 시작해 보려 한다. 그와 함께 연주하고, 편곡하고, 녹음하고, 밥 먹고, 수다 떠는 동료들이 말하는 정현서의 이야기. 굳이 6단계를 거치지 않더라도 그와 닿아있는 동료들이 이야기하는 정현서의 베이스 음반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온 그의 음악 활동이 놀이처럼 이름으로 불리우길... ‘정현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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