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베음추] 우리들의 이야기 1

정현서 베이스 음반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차근차근, 소식을 전할게요

2021.10.25 | 조회 886 |
3
|

베이시스트 현서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음반제작 과정을 담은 메일링 서비스

모호

/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현서가 반짝이며 음악 아이디어들을 이야기할 때가 있었어. 그중에 베이스 음반을 만들면 좋겠다는 것도 있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좋은 생각이니 꼭 해보라고 부추겼는데, 왜인지 움직이질 않는 것 같더라고. 그러다 인정, 이호와 셋이 모인 날에 어쩌다 현서의 음반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아무래도 혼자서는 안 하겠다, 차라리 우리가 도와볼까? 현서를 좋아하는, 현서의 베이스를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함께 만들어볼까? 분명히 참여할 거야! 얘기 나온 김에 바로 연락 함 돌려?’ 그래서 이 위대한 현베음추가 결성된 거지.

<br>

지금은 일이 너무 커진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해. 그래도 이야기를 시작한 인정, 이호와 함께 소영, 달리, 시와, 경준까지 여럿이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역할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다들 참 능력자라는 걸 알게 되었어. 끝까지 조율을 놓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하겠지.

한편, 응원의 마음이 앞서서 현서가 얼마나 부담을 느낄지는 잘 헤아리지 못했어. 놓친 부분이더라고. 이젠 자주 물어봐야겠어. 그런 소통의 시간을 보내면 더 멋진 음반이 나오리라!

지원사업에 두 개나 선정되었잖아. 예산 확보를 위한 지원이었고, 둘 다 선정돼서 대단하다는 생각 한 쪽에, 이것들에 우리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 것 같아 좀 신경 쓰이기도 했어. 더는 안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만큼. 그런데 현베음추 지원사업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각자의 일로 지원하는 모습도 보고, 박수 쳐주며 지내게 되니 그것도 기분 좋더라.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들 자기 일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일도 잘한다는 걸 알았어. 나도 분발할 거야.

현서 음반이 완성되었을 때를 상상하면 함께 기뻐하는 이들이 지금보다 몇 배는 늘어나 있을 것 같아. 잔치를 벌이고 싶다!!! 그래도 현서에게는 이런 말을 꼭 해주고 싶어 ‘멈추고 싶거나 돌아가고 싶을 때 꼭 말해요. 절대 미안하거나 부담 갖지 말고!’

같이하는 우리에게는, 다들 자기 일도 벅차게 해내고 있을 텐데 이렇게 일을 더 얹게 돼서 달콤씁쓸한 마음이라고 전하고 싶어.

 

소영

/

현베음추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답을 가진 게 아니더라도 참여하면서 작더라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 이제는 좀 더 장기 프로젝트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되었고 처음보다 여유로워진 것 같아. 그리고 여럿이 의견을 맞추고 조율해가는 재미도 느끼고 있어. 지원사업 지원서를 쓸 때도, 나는 우리가 될 것 같았어. 누구든 한 가지 일을 오랜 시간 진심으로 한 사람을 응원하고 싶을 거라는 확신 정도는 있었거든. 함께하는 우리에게 이건 장기 프로젝트니까 지치지 말고, 언니가 멋지게 완주할 수 있게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자는 얘기를 하고 싶네.

그래도 현서언니는 심란하거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고,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어. 막연하게 자신의 음악 인생을 기록하거나, 매듭짓고 또 나아가는 마디를 갖고 싶은 마음은 있었겠지만, 스스로 생각한 일정이나 계획이 아니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 현재 언니가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준다면 좋겠어. 그리고 음반이 완성되면 다 같이 막걸리 한잔해야지!

 

 

이호

/

나는 무대 위를 종횡무진 누비던 모습으로 현서 언니를 처음 알게 되었어. 멋들어진 베이스 연주자를 발견하고 응원하게 된거지. 그러다가 직접 만나게 된 건 내가 운영하던 '부엉이버스'라는 공간이야. 어느 날 언니와 경준이 CD를 들고 그 곳에 찾아왔어. ‘투명'이라는 팀을 시작했고 그 데모 CD를 홍대 앞 가게들에 돌리고 있다고 했어. 내심 무척 반가웠지. 그 다음에 만난 건 ‘뮤지션유니온'에서야. 어느 주말에 나는 조합원 공연자로 무대에 올랐고 뒤풀이 자리에서 언니가 먼저 내게로 왔어. 술잔을 기울이며 공연 잘 봤다고 말해주었고 앞으로 음악 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했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꼭 그러겠다고 다짐을 했고 실제로 연락을 하게 됐어. 모호와 내가 '호와호'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음악을 들고(데모가 들어 있는 맥북을 아예 들고) 언니를 찾아가게 되었지. 그때도 내 전화를 받고는 흔쾌히 당장 집으로 오라고 했던 언니가 참 고마워. 

지금까지도 언니의 그런 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아. 물론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면서 상처받고 힘들어했던 시간도 있지만 결국 도움을 바라는 사람의 손을 앞뒤 안 재고 덥썩 잡아버리는 게 현서 언니지. 나는 그런 사람이, 그런 뮤지션이 내 곁에 있어서 참 자랑스럽고 든든하고 좋다.

꽤 오래전부터 정현서의 베이스 음반이 나오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어. 그 얘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에는 보통 현서 언니, 나와 모호, 그리고 인정(트리키네코)이 있었고. (그리고 아마도 술?!) 그러다가 올해 초반, 인정이 우리 집에 놀러 왔고 우리들은 이런저런 수다 끝에 현서 언니 베이스 음반을 우리가 추진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 물론 구체적인 방법을 떠올린 건 아니지만 마음을 먹으면 뭐라도 되겠지 싶은 심정이었어. 그래서 셋이 각오를 다졌고 그와 동시에 다른 친구들을 떠올렸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잖아. 또 현서 언니가 정성을 다해 관계 맺어 온 훌륭한 음악인들이 우리 주변에 많으니까. 제안을 하면 100% 수락할 거라고 우리는 호언장담했던 것 같아. 그 밤에 바로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한 거지. 

베이시스트 정현서 음반이 나오면, 우선은 당장 공연장으로 가고싶어. 함께 노력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크레딧에 들어가는 음반, 돌이켜봤을 때 참 괜찮은 시간이었다고 모두가 머리를 끄덕거릴 수 있는 프로젝트이길 바라고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 베이스가 중심이 되는 현서 언니의 음악이 아름답고 멋있게 잘~ 나와서 세상에 많이 알려지길, 그리하여 언니의 팬이 많아져서 앞으로의 음악 활동에 도움이 되길 무척 바람! 🙏

요즘 '현베음추’덕분에 함께하는 친구들의 면면을 다시 보게 되면서 새삼스럽게 감탄하고 있어. 만드는 음악은 물론이고 일을 해내는 힘이 정말 멋있다니까. 필립 로스라는 소설가가 그러더라고.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하러 간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점점 이 문장을 생각하게 되더라. 음악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노력으로 만들어지니까. 그리고 현서 언니가 앞서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돼. 나 역시 지속가능한 음악인의 삶을 원하니까. 그리하여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게 될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이 글은 정현서 베이스 음반을 추진하는 사람들, 현베음추 - 우리들의 이야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이 뉴스레터는 서울문화재단 서울라이브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2021).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베이시스트 현서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3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까닭

    1
    about 3 years 전

    댓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다시 씁니다. 이거 첫번째 댓글이라 부담스러운 걸 ~ ㅎㅎ 이 프로젝트를 읽으며 흥미진진하고 막연하고 두근거리고 간혹은 알 수 없는 불안함도 있고 그래요 ㅎㅎ 그냥 평상시 제 심리 상태네요^^ 어떻게 함께 해야 할지 잘모르겠지만 현서 님 베이스를 사랑하니 사는 곳이 멀어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ㅎ

    ㄴ 답글 (2)
© 2024 베이시스트 현서

베이시스트 정현서의 음반제작 과정을 담은 메일링 서비스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