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호]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공론장은 계속된다

💌 뉴스레터 53호

인디&임팩트 53호는 오랜만에 마을공동체미디어 관련 소식을 전합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지난 1월과 2월 서울과 경기도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연구보고회 소식을 알차게 소개할게요~🧐

지난 1년 동안 마을공동체미디어 관련 지원들이 축소되면서 활동도 위축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문제 해결과 직접 민주주의를 위해 마을공동체미디어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요!!

꼭 1년 전인 2023년 3월 18일 한국에서 최초로 발표된 <마을공동체미디어 선언문>에서 요구했던 것처럼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시민들의 미디어 권리를 실현하고 미디어의 공공적,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공론장들이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

[이슈]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공론장은 계속된다!

지난 1월 말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주최로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제안과 토론이 오갔고, 지난해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발주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체 미디어활동 지원사업’ 정책 방향 연구>의 결과도 소개되었다. 한편, 경기민언련에서 연구한 <풀뿌리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연구> 결과도 지난 2월 말 경기시민포럼에서 보고되어 기사 마지막에 함께 소개한다.

#1.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토론회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 근거 명확히 마련해야”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 토론회>에서 건국대 허찬행 교수는 지난해 시청자미디어재단 위탁으로 (사)언론인권센터가 진행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체 미디어활동 지원사업’ 정책 방향 연구> 결과를 요약 발표했다. 연구팀이 전국 마을공동체미디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 현재 534곳의 마을공동체미디어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에는 전국 마을공동체미디어의 수가 305곳으로 조사된 바 있다(시청자미디어재단, <전국 미디어센터 및 마을공동체미디어, 강사운영 현황 조사>, 연구기관: 한국방송학회).

연구팀은 활동단체의 수에 있어서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점을 특징으로 주목했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전북과 강원도에 각각 29곳, 20곳의 마을공동체미디어가 활동 중인 데 반해 인구수가 더 많은 경남, 경북, 충남에는 10곳 내외의 모임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2024년 3월 현재 전국 기초·광역 지방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32곳에만 마을미디어(또는 마을공동체미디어) 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조례와 지자체 지원사업 유무, 그리고 시청자미디어센터를 비롯한 미디어센터 유무 등에 따라 지역별로 활동단체의 수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팀은 전국의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가 23명 및 정책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자료분석 등을 거쳐 △지원대상과 지원활동을 명확히 설정할 것 △공간 및 콘텐츠 제작 경비 지원 검토할 것 △지원사업의 지속가능성 강화 필요(법적 근거 마련) 등의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마을공동체미디어 활동 지원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에도 법령의 근거가 불분명한 문제와 관련해, 허 교수는 발제자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규칙을 토대로 명확한 지원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적 미디어 정책 재편의 일환으로 공동체미디어 검토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미디액트 김주현 팀장은 4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시민의 미디어기본권 보장 및 마을공동체미디어 법제화 △마을공동체미디어지원 특별법 제정 △시민참여 기반의 마을공동체미디어 위원회 신설 △디지털 환경에서 마을공동체미디어 확산 지원이 그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전국마을공동체미디어연대가 제안했던 정책과제와 동일한데 지난 대선 이후 관련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주현 팀장은 “통합적인 미디어 정책 재편의 일환으로 공동체미디어 영역을 접근하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 활동의 의미를 현장에서 증명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안에서 공동체미디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적극적으로 의제를 발굴하는 아웃리치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미디어법 vs 마을공동체미디어기본법 vs 지자체 조례 활용

이어진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의 법적 근거와 관련한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현재 방송 미디어 관련 정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흩어져있기 때문에 ‘통합미디어법’ 제정과 함께 관련 부서 통합이 우선 필요하고, ‘통합미디어법’에 공동체미디어를 포함시킬 경우 신문법,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기존의 법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 위원은 법률 개정 전에 우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자체 조례 활용을 제시했다. 중앙 부처에서는 인프라와 교육을 지원하고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근거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시청자미디어재단 연구보고서에서도 제안된 내용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지원사업 성격 상 직접 보조는 불가능하고 간접 지원만 가능하다면 지자체와 지원 범위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한편, 정의당(현 녹색정의당) 김종민 정책위원장은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마을공동체미디어가 지역 언론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통합미디어법 안에 공동체미디어를 포함하는 방식보다는 마을공동체미디어기본법 제정 방식으로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 법을 근거로 별도의 기금도 조성하는 방식이 더 유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자체마다 지자체장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조례 제정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당 초청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만 참석했다.

“헌법에 미디어기본권 반영 필요”

한국외대 채영길 교수는 ‘미디어복지’와 ‘소통할 권리’를 강조하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채 교수는 미디어 분야에서도 미디어복지를 통한 미디어 기본권 창출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21조 ‘언론의 자유’는 ‘소통의 자유’로, 헌법 34조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소통과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고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국회 내에 미디어개혁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 기구에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여 공동체에 의한, 공동체를 위한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마을공동체미디어 정책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2. 경기도 ‘풀뿌리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연구’ 결과 발표회

지난 2월 23일 열린 ‘경기시민포럼’(공동주최: 사단법인 경기시민연구소 울림,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모두가치 사회적협동조합) <시민과 함께 하는 연구 최종 보고회>에서 발표 중 하나로 경기민언련이 진행한 ‘풀뿌리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경기민언련은 경기도 지역 풀뿌리 미디어 현황을 조사했는데, 경기도 전체 142곳의 마을미디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에서도 시청자미디어재단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현황 조사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속적인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경기도 지역 활동가, 전문가들과 세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조례 제정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자료 분석 등을 거쳐 경기도 풀뿌리 미디어 지원조례 초안을 만들어 제안했다.

경기민언련 민진영 공동대표는 발제에서 “마을공동체미디어는 대구, 울산, 부산 등에서도 보수진보를 넘어, 여야를 떠나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지원하는 추세”라며 “경기도에서도 김동연 지사의 인수위 백서에 관련 내용이 있었으나 현재 주요 정책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데 경기도, 의회, 활동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경기시민포럼-시민과 함께 하는 연구] 최종보고회 자료집 다운로드

🌏 글쓴이 | 정은경 

2012년 서울시 마을미디어 시범 사업 때부터 2023년 사업 종료 때까지 미디액트에서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사업 담당 실무자로 일했다. 지금은 잠깐 현업에서 벗어나 평생교육 관점으로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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