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호] 유럽의 글로벌 OTT 규제 동향: 넷플릭스 압수수색과 OTT 수익 재투자 의무화 시행 결과

💌 뉴스레터 87호  

📱인디&임팩트에서는 지난 10여년 간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독점 기업으로 군림한 글로벌 OTT들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문제를 중요하게 다뤄오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유럽의 글로벌 OTT 규제 동향 소식을 전합니다.  

🖥️유럽은 이미 2018년부터 OTT에 관한 법제를 만들고 글로벌 OTT 기업들로부터 자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재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일련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적절한 규제 체계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유럽의 사례가 국내 미디어 정책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이번 주도 인디&임팩트 기사를 읽으며 삶의 활력을 얻어보아요💪 

넷플릭스 유럽 사무실, 세금 탈루 혐의로 압수 수색

2개월 전인 지난 2024년 11월 5일, 프랑스와 독일 당국이 넷플릭스의 파리 및 암스테르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색은 넷플릭스의 세금 탈루 및 은폐 공작 혐의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프랑스 국가 금융감찰국(PNF)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넷플릭스가 보고한 수익이 당시 700만 명 규모로 알려진 프랑수 구독자 수익과 일치하지 않아, ‘세금 최적화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2022년부터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넷플릭스 프랑스는 2020년 매출을 5,130만 달러(약 746억 원)로 신고하고 106만 달러(약 15억 원)의 세금을 납부하였으나, 세무조사 이후 이 ‘세금 최적화 편법’을 포기하면서 2022년에는 매출 13억 달러(약 1조 8,908억 원)를 신고했다.

이번 넷플릭스 조사의 목적은 세금 탈루 혐의에 대해 어떻게 내부적으로 실행되었는지 파악하려는 것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넷플릭스 유럽 본사 위치)의 수사관들이 수개월의 협력 끝에 양국 사무실을 동시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이후 넷플릭스 대변인은 “넷플릭스는 프랑스 지역 경제에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현재 프랑스 당국에 협력하고 있다. 우리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든 국가의 세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OTT 수익 재투자 의무화(SMAD 법령) 시행 3년 연구보고서 공개

유럽연합(EU)은 지난 2018년 ‘시청각미디어 서비스 지침(AVMSD)’ 개정을 통해 글로벌 OTT를 포함한 미디어 플랫폼들이 해당 법안의 적용을 받도록 해, 유럽 내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유럽 콘텐츠 30% 쿼터제 및 발생 수익의 일정 비율을 유럽 제작 콘텐츠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리고 프랑스는 2021년 자국 법에 이를 반영, 글로벌 OTT도 연간 프랑스 매출의 20%를 프랑스 영화 및 TV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도록 했다.

[관련 기사] [28호] 글로벌 OTT에 대한 기금징수와 사회적 책임(2023.6.16)

그리고 3년 만인 2024년 12월,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와 시청각 콘텐츠 규제 기관 ARCOM에서는 이 법안 시행의 효과를 정리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ARCOM 보고서 전문] 2023년 시청각 및 영화 제작 개발에 대한 주문형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SMAD)의 기여 : 정량적 데이터(2024.12.20.)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말까지 대형 글로벌 OTT들이 프랑스 영화 및 TV 프로그램에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4,828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CNC는 자신들이 승인한 장편영화 58편에 대한 7,300만 달러(약 1,061억 원) 투자와 106개 영상 콘텐츠에 대한 9억 5,200만 달러(약 1조 3,839억 원) 투자를 포함하여 집계했다. 다만 CNC에 등록되지 않은 영화까지 포함해 집계한 ARCOM의 통계는 이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 총 81편의 장편영화에 1억 1,411만 달러(약 1,659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봤다. 이 중 넷플릭스는 66개 작품에 투자해 전체의 40.2%를 차지했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53개 작품(32.2%), 디즈니 플러스가 36개 작품(22%)로 뒤를 이었다.

▲ 해외 OTT 서비스가 밝힌 프랑스 영화 및 영상물 제작 총 투자액 (단위: 백만 유로) (출처: Arcom)

다만 몇 가지 한계점도 지적되었다. 보고서에서는 특히 선투자(pre-financing)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보았고, 각 OTT들이 너무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이 투자한 영화 프로젝트의 제작비 예산 평균은 910만 달러(약 132억 원)으로, 전체 프랑스 영화 평균 제작비 규모인 470만 달러(약 68억 원)에 비하면 꽤 격차가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투자하는 영화들이 규모가 큰 편으로 나타났는데, 선투자한 장편영화의 24%가 1,570만 달러(약 228억 원) 규모를 상회한다.  

※ 글로벌 OTT 제작 투자 프랑스 대형 영화 프로젝트 예시 

▲ 왼쪽에서부터 <드골>, <비팅 하트>, <노트르담 온 파이어> 포스터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ARCOM의 사장 매스트르(Roch-Oliver Maistre)는 현재 성과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가 이 법령을 시행하면서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지역의, 다양한, 독립적인 콘텐츠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기적인 펀딩 모델을 얻었고, 글로벌 OTT들로서는 현지 시장에 보다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해 구조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매스트르는 여기에 남은 과제로 데이터의 투명성 개선을 꼽았다. “우리의 다음 목표는 관련 제작 투자 정보가 얼마나 투명하게 보고되는가 하는 점이다.”

📚 관련 기사 더 읽어보기

[BBC] Netflix Europe offices raided in tax fraud probe – 2024.11.05.

[Deadline] Netflix Responds To Reports That Offices In France & The Netherlands Raided In Alleged Tax Fraud & Concealed Employment Investigation – 2024.11.05.(후속 업데이트 포함)

[Deadline] France Champions EU AVMS Directive As Streamers Invest $1B In French Content Over Three Years - 2024.11.27.

🐼 글쓴이. 이경진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 교육을 듣는 것으로 독립 미디어 영역에 들어섰으나 창작에는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 방황하다 현재는 독립예술영화유통배급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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