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호]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말하다(1) -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

💌 뉴스레터 43호

인디&임팩트 43번째 뉴스레터는 🎤'커뮤니티 저널리즘' 기획 인터뷰를 준비했어요. 

지난 호에 전해드린 '유럽의 뉴스 사막과 지역 미디어 위기' 소식에 이어 한국에서 커뮤니티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커뮤니티 저널리스트 양성교육, 임팩트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대구로 가볼게요!! Go Go!!

'커뮤니티 저널리즘' 기획 인터뷰는 2회에 걸쳐 소개될 예정이구요. 그 첫 번째로 <2023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 공동기획자 천용길 <뉴스민> 대표를 먼저 만나보시죠~ 👨‍🏫

편집자주 | 뉴스 사막화, 저널리즘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디&임팩트는 지역에서 저널리즘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대구를 찾았다. 지난 여름, 대구에서는 언론 및 미디어를 통해 지역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청년 저널리스트를 발굴하는 <2023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이 개최되었고, 매년 폭염 피해가 심각한 대구 지역의 무더위쉼터의 문제를 마을방송국, 지역언론이 함께 해결하는 <우리동네 무더위쉼터를 둘러보다> 임팩트 콘텐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과 지역 사회 임팩트를 위한 대구 지역 미디어 활동 현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획]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말하다(1)

- <2023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 천용길 ‘뉴스민’ 대표

Q. 예비 언론인을 위한 양성교육들은 서울이나 지역에서도 종종 열리는 편인데,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교육은 처음인 것 같다. 아직 한국에서는 ‘커뮤니티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이 낯설게 느껴진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천용길(뉴스민) | 코로나19 전까지 대구경북언론노동조합협의회에서 1년에 한 번씩 예비언론인학교를 열었다. 언론인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현업 언론인들이 강의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올해는 성서공동체FM과 뉴스민이 함께 기획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으로 지역 문제와 솔루션 저널리즘을 결합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대구 지역도 언론인 지망생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 청년들도 기존 매체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은 열악한 매체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곳들에서 지역 매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역에 관심을 가지는 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은 보도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저널리즘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을 말한다.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을 통해 언론인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도 지역의 실제 문제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제의 한복판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두 가지 마음이 컸다.

Q. 언론인 지망생들이 크게 줄고 있다고 했는데 올해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에는 누가 참여했나.

천용길(뉴스민) | 대구경북 지역의 10대부터 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했다. 처음에 기획할 때부터 개별 작업이 아니라 팀을 이뤄서 협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역 문제를 찾고 탐색하는 것도 혼자가 아니라 팀을 이루어서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배 차이가 많이 나면 진행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연령 제한을 두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대학생, 성서공동체FM과 마을방송국에서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청년들, 사회단체에 있는 활동가 등 17명이 참여했다.

Q. 슬로우뉴스 이정환 대표의 ‘문제해결 저널리즘’ 특강 외에는 지역문제 탐색부터 실제 취재에 이르기까지 현장 활동 중심의 교육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천용길(뉴스민) | 참여했던 사람들 상당수가 대구에 살고 있지만 매체 환경은 대구에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매체에서 우리 지역의 문제들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중심의 거대 담론에서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로 계단을 내려오게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그래서 일단은 장애, 노동, 의료, 마을, 시민사회 등 지역문제 의제에 대한 접촉면을 넓혀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역에서 사회운동을 하시거나 지역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분들이 5개 주제로 10분씩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우리 지역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를 소개했다.

특강으로 이정환 대표의 ‘솔루션 저널리즘’ 강의를 배치한 것은 참가자들이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의 접근법을 따르지 않았으면 하는 기획이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하나의 기법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언론이 ‘문제’에 천착하는가 그리고 누구와 이 문제 해결을 하는가가 핵심이고 본질이기 때문에 솔루션 저널리즘과 지역 문제 아젠다가 매칭이 되면 거기서부터 고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취재팀을 구성하고 현장 취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업 언론인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취재 계획을 세우고 취재원을 섭외하는 등 참가자들의 현장 취재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현업 언론인들에게도 지역사회의 후진 양성과 문제해결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Q. 참가자들이 쓴 현장 취재 결과물들을 시상도 하고 지역신문에 실었더라. 실제로 <뉴스민>에 올라온 기사들을 보니 구체적인 지역 문제들이 보였다.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의 심사 기준은 무엇이었나.

천용길(뉴스민) |  참가자들의 취재결과물들을 <뉴스민>에 모두 실었다. 지역소멸, 발달장애, 이주노동자와 노숙인의 정신건강, 탈시설장애인, 아파트청소노동자 등 다양한 지역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심사 기준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취재 주제와 관련해서 커뮤니티를 얼마나 다양하게 접촉했는가,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가. 지역 문제들은 갈등 상황이 대부분이다. 전통적인 저널리즘에서는 갈등을 부각하고 자극적인 것들을 찾지만 커뮤니티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의 관점에서는 그동안 문제 해결의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의 시선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해결 가능성이 생긴다고 본다. 그런 기준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사각지대 아파트 청소노동자를 만나다>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가 나왔다.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명확하게 끄집어냈고 그 다음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뤘다. 시기적으로도 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역에서도 관련 조례가 바뀌는 등 시의성의 요소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파트 입주민, 관리사무소를 찾아가고, 경비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을 만나면서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게 취재결과물에 담겨져 있었다. 오히려 구성이나 기사의 퀄리티는 크게 보지 않았다.

Q. 2주라는 짧은 현장 취재 기간에 나온 기사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결과물들에 놀랐다. 참가자들의 의지도 느껴졌다.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이 참가자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천용길(뉴스민) | 참가자들의 의지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강했다. 스쿨이 끝난 이후에도 개별적으로 연락이 오기도 한다. 어떤 참가자는 본인이 원래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쪽방이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서 “제 삶을 바꿔놓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자기가 생각했던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했던 영역들이 좁았고, 지역의 다양한 곳에서 사회적 문제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걸 알게 된 경험이 좋았다고 얘기했다. 어떤 친구는 언론사 시험 준비를 하는데 스쿨에 참여하는 동안 언론 고시 스터디에는 한 번도 참여를 안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열정적이었다.

청년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관심을 가질 계기가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레거시 미디어나 사회운동도 이런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것에 무관심했다. 매체의 확장성은 넓어졌지만 요즘 플랫폼들은 다 개인화를 시켜주잖나. 그러다보니 지역 문제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다. 본인한데 그 문제가 닥치기 전까지는... 그런 측면에서 커뮤니티 저널리즘의 필요를 더 생각하게 됐다. 본인이 살고 있는 생활 영역에서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이고 물리적으로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서로가 겪고 있는 문제를 모르고 살아가지 않나. 청년들에게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인 것 같다.

Q. <커뮤니티 저널리즘 스쿨>이 올해 첫 기획이었던 만큼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내년에도 추진할 계획인가.

천용길(뉴스민) | 참가자 중 한 팀이 지역 문제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했었는데 인터뷰할 때 초상권 동의를 안 받았다. 그래서 결국 방송으로 나가지 못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에서 지역 문제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재 윤리라든지, 저작권, 초상권 등 저널리즘 일반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대구경북을 대상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대구 사람들만 참여했다. 내년에는 경북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숙박비 등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문제들의 경우 대구보다도 경북 지역이 매체에 노출되지 않는 곳인 만큼 경북 지역 청년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생각이다. 대구 경북의 언론지형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내용적으로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참가자들의 다양성이라는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내년에는 ‘대구경북커뮤니티저널리즘’ 웹페이지를 통해 참가모집도 진행하려고 한다. 1회 취재결과물도 공유하고, 커뮤니티 저널리즘 자료들도 계속해서 아카이빙 하려고 한다.

💫 인터뷰어 | 박채은 

3도 4촌의 노마드 생활자이자 영화프로듀서, 연구활동가로 살고 있다. 

본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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