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호] 유럽의 '뉴스 사막'과 지역 미디어 위기

💌 뉴스레터 42호

인디&임팩트 42번째 뉴스레터에서는 🌍유럽의 '뉴스 사막화'에 대한 연구를 소개할게요~

'뉴스 사막화'는 언론 매체가 존재하지 않아 '언론 없는 사막'이 된 지역을 말하는데요. 한국도 지역 미디어들이 사라지면서 뉴스 사막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 밀착형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동체 라디오에 대해서 한국은 '보도에 관한 방송 프로그램 편성'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지역뉴스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EU(유럽연합)는 뉴스 사막화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지역 미디어, 공동체 미디어의 현재 처한 위험을 진단하고, 지역 공동체 미디어를 지원하는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 예비보고서가 나왔답니다~

플랫폼 시대 뉴스 사막화는 이제 전 세계 공통의 과제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인디&임팩트에서도 지속적으로 이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소식 전해드릴게요~ 🧐

[동향] 유럽의 '뉴스 사막'과 지역 미디어 위기

- EU, <유럽의 뉴스 사막 : EU 27개 회원국 지역·공동체미디어의 위험 측정> 예비보고서 발간

지난 7월, EU(유럽연합)는 27개 회원국 내 지역 미디어와 공동체 미디어가 직면하고 있는 위험성을 진단하기 위한 예비보고서를 발간했다. EU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한 지역 미디어>(Local Media for Democracy, 줄여서 LM4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내년 1월 본 보고서 발행을 앞두고 지역·공동체 미디어 관련 선행연구를 정리하여 예비보고서를 먼저 발행한 것이다.

▶  <유럽의 뉴스 사막 : EU 27개 회원국 지역·공동체미디어의 위험 측정> 예비보고서 원문 보기

‘뉴스 사막’이란 언론 매체가 사라지면서 뉴스가 없는 사막 지역이 되는 것을 말하는 개념으로 디지털 전환,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특히 지역의 작은 뉴스 매체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말한다. 지역 저널리즘의 소멸은 시민들의 정보 격차로, 나아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예비보고서는 EU 회원국 내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직면하고 있는 각종 위험성, 유럽 맥락에서의 뉴스 사막화에 대한 정의, 내년 1월에 발간될 본 보고서 작성 계획 등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뉴스 사막화 현상을 이야기하면서 지역 미디어뿐만 아니라 공동체 미디어를 함께 포함시켜 논의하고, 별도 챕터에서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정의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주목할 만하다.

먼저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직면한 위험성으로는 ①시장성 ②정치적 독립성 ③사회적 포용성 ④지역 저널리스트들의 안전 이슈를 이야기한다.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직면한 위험성 

지역 미디어는 시청층이나 수익 규모 면에서 전국 단위 매체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간과되고 뉴스의 질도 낮아진다. 특히 소셜 미디어 영향력이 커지면서 뉴스 콘텐츠 유통을 의존하게 되는데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 전략은 지역 미디어의 역학과는 충돌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한다.

광고 또한 빅테크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지역 미디어가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게 중요해지는데, 문제는 기부금이나 크라우드펀딩에 의존하는 모델도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의 재정 지원이 중요하다. 다행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지역 미디어에도 보조금이 지원되기는 했지만 너무 짧은 시기에 지원이 끝났고 심지어 지원 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 문제도 발생했다고 한다. EU 회원국 중 10개 나라에서는 공동체 미디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일부 EU 국가에서는 여전히 공동체 미디어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역·공동체 미디어는 지역 행정부로부터 공적 재정 지원을 받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정치적 포획의 위험성도 있다. 공적 재정 지원으로 인한 지속가능성은 실제 수용자들의 수요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위 지속가능성'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지역 미디어가 많다고 해서 더 다양한 콘텐츠가 보급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공동체의 시민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역 미디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문적 저널리즘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지역 미디어는 소수자와 소외된 공동체의 참여를 위한 핵심 자원이 된다. 알고리즘은 종종 편향되고 양극화되어 소수자들에 대해 잘못 표현하거나 과소 표현하는 문제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처한 위험 중 마지막 이슈는 저널리스트들의 ‘안전’으로 '소송' 문제를 말한다. 지역 미디어 기자들이 자신이 취재하는 지역사회에서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는 사실은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공격에 대한 노출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은 규모의 언론사일수록, 그리고 여성 언론인일수록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 단위 매체에 비해 수입이 적기 때문에 소송은 기자들에게 더 위협적이다. 이는 곧 기자들의 자기검열로 이어지기도 한다.

뉴스 사막화에 대한 유럽 맥락에서의 정의

보고서에서는 미국에서 먼저 지역 뉴스 매체의 소멸을 설명하기 위해 뉴스 사막화 현상에 주목했다면서 영국과 북유럽 지역 나라들에서 진행된 디지털 시대 지역 미디어가 맞고 있는 도전에 대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는 뉴스 사막화 현상을 다룬 연구가 없었고, 포르투갈에는 지역 미디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한편, 동유럽 지역의 나라들에서 지역 미디어에 대한 정치적, 상업적 통제가 심각한 것으로 관련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한 예로 폴란드에서는 석유 재벌이 지역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고, 크로아티아에서는 지역 미디어를 소유한 지방 행정부가 투명하지 않은 광고 거래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을 바탕으로 이 예비보고서에서는 ‘뉴스 사막’의 개념을 시민들이 공익적 정보를 받지 못하고, 사회·정치적 지역 질문에 대한 복수적이고 질적인 정보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며, 이른바 '비판적 정보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정의한다.

EU 27개 회원국 연구자 대상으로 국가별 뉴스 사막화 정보 수집 예정

이 연구의 목적은 유럽 맥락에서 뉴스 사막화 현상을 설명하고 지역 뉴스룸 혁신과 지속가능한 자금 모델에 대한 모범 사례를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EU ‘뉴스 사막’ 지도를 만들기 위해 국가별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6개 지표-55개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각 나라별 연구자들로부터 취합할 계획이라고 한다.

뉴스 사막화 6개 지표 항목은 다음과 같다.

유럽 전역의 ‘뉴스 사막’ 지도가 어떻게 그려질지, 특히 공동체 미디어가 처해있는 위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지 곧 발간될 본 보고서를 기다려본다. 

🌏 글쓴이. 정은경

2012년 마을미디어 시범 사업 때부터 2023년 사업 종료 때까지 미디액트에서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사업 담당 실무자로 일했다. 지금은 잠깐 현업에서 벗어나 평생교육 관점으로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연구중이다.

본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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