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글로벌 OTT의 입법 과제와 세계 불평등 보고서

3월 둘째주 (2022)

2022.03.16 | 조회 1.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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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앤임팩트 미디어 뉴스레터

국내외 독립미디어 동향과 의제 브리핑

💌 뉴스레터 8호

🌱 3월 둘째주, 인디&임팩트 8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이번 호는 글로벌 OTT와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대한 소식으로 찾아왔습니다.

🏛 얼마 전 우리나라 국회입법처에서 글로벌OTT의 독점적 수익에 대한 입법 과제를 다룬 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보고서에서 제시하는 핵심 내용만 콕콕 짚어드립니다.  

✨ 미국의 독립예술영화 전문OTT 오비드TV의 데이터 공개 운영 사례도 소개합니다.  넷플릭스와 비교해보시면 차이를 확 느끼실 거에요.   

🐱‍🏍마지막으로 세계 불평등의 현황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2022 세계 불평등 보고서> 발간 소식도 전합니다. 세계 안에서 나의 소득과 자산이 어느 위치인지 알고 싶다면 얼른 기사 읽기로 고고고~ 👍 


📚 목록   

1.  [이슈] 글로벌 OTT의 독점적 수익에 대한 국회 입법처 보고서 발간 

2.  [동향] 독립예술영화 전문 OTT 오비드TV 3년, 여전히 실험은 진행 중

3.  [동향] 이 세계는 더 평등해지고 있을까? <2022 세계 불평등 보고서> 발간


#1. [이슈] 글로벌 OTT의 독점적 수익에 대한  국회 입법처 보고서 발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가 힘을 받고 있다.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20219월 월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국내 OTT 시장의 47%를 점유하고 있다(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로 바라본 모바일 앱 시장 동향>, 2021. 10.). 코로나는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 기업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사에 대한 정당한 보상제도 마련과 글로벌 OTT에 대한 기금부과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연구보고서가 발행됐다. (최진응,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대한 입법 및 정책적 개선과제“, 이슈와 논점 제1899호, 국회입법조사처, 2021.12.6. 보고서 원문 보기, 이하 보고서)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는 글로벌 OTT가 직접 투자를 통해 국내 콘텐츠 제작이 활성화되고, 제작된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용이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가 강화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국내 콘텐츠의 저작권 수익을 독점하는 것과, 국내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한 공공재원 분담 의무를 피해가는 것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가 제기하는 입법적 검토 과제는 두 가지이다. 먼저, 글로벌 OTT가 국내 콘텐츠의 저작권 수익을 독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자간 계약 체결 이후 추가적 보상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현재 넷플릭스가 투자하여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사에게 제작비와 제작비 총액 15% 내외를 선지급하고 추후 저작권에 따른 모든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현행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자는 상호 계약에 따라 저작재산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양도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처럼 초과 수익이 애초의 기대 이상으로 발생할 경우 원 저작자의 경제적 권리를 부당하게 제약하는 것이 될 수 있다. EU에서는 현재 저작자가 저작권을 양도할 경우, 저작자가 적절하고 비례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1년에 1번 모든 수익과 기대보상 등에 대한 포괄적 정보를 저작권을 양도받은 자가 저작자에게 제공하고, 또한 합의된 보상이 양도에 따른 사후적 이익에 비추어 불비례적으로 낮을 경우 추가적이고 비례적인 공정보상이 이뤄지도록 보장할 것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디지털단일시장저작권지침」(DSM Directive) 제18~20조). 

둘째, OTT의 기금 징수와 관련해서는 기금의 종류에 따라 징수대상 범위의 합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현재 OTT를 통해 방송프로그램 및 영화콘텐츠가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및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OTT는 기금 납부 대상자가 아니므로, 이들이 벌어들인 경제적 수익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이나 영화발전기금과 같은 공공재원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입법 과제를 제시한다. 먼저 OTT를 영화발전기금 징수대상으로 삼는다면, 기금부과 대상을 무료서비스가 아닌 이용자 기반의 유료서비스로 한정하고, 시장점유율이 크지 않은 영세사업자는 기금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반면, OTT를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대상으로 한다면 시장독점력의 기반이 되는 국내 이용자수, 매출액 등 일정 기준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를 기금 징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OTT가 국내에서 거둬들이는 독점적 이익에 대한 사회적 환수 방안과 창작자에 대한 공정 보상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글로벌 OTT를 통해 새롭게 거둬들이는 공공 재원이 국내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게 보완될 필요가 있다. 자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OTT기업의 독점적 이익은 독점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으로 쓰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OTT의 공공기금 징수대상 편입에 따른 신규 재원은 시장 독점에 의한 폐해를 교정하면서 지속가능한 국내 콘텐츠생태계 구축을 도모하기 위한 방향으로 쓰여야 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콘텐츠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독립미디어나 지역미디어에 대한 지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에 진출한 해외 VOD 플랫폼(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플러스 등)에 프랑스 플랫폼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수익의 최소 20%를 프랑스 영화 및 시청각물 제작에 투자하도록 하는 법령을 발효했다. 상영관에서 개봉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영화를 제공할 경우 이 비율은 25%까지 올라간다. 또한 대규모 예산의 작품이나 특정 장르 집중을 막기 위해 기여금 중 영화는 4분의 3, 시청각물은 3분의 2를 독립 제작지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이성현, 김현수, 이정헌, "한국영화 진흥재원 다각화 연구", 영화진흥위원회, 2022.1. 42). 글로벌OTT라는 새로운 미디어 공룡에 대한 공공기금 징수 논의를 환영하면서 앞으로 기금의 공공적 용처에 대해 논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2. [동향] 립예술영화 전문OTT 오비드TV 3년, 여전히 실험은 진행 중

미국의 독립예술영화 전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오비드TV(ovid TV)가 벌써 런칭 3년을 맞이한다. (20193월 미국 서비스 개시) 당시 8개 미국 유수 독립영화 배급사들의 협업으로 방대한 라인업을 구성한 오비드TV다큐멘터리, 미국 및 외국 예술영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로, 일절 광고 없이 구독자에게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표방하며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기 힘들었던 작품을 제공했다

[관련 기사][ACT!] 방구석 1열로 찾아가는 독립영화– 미국 독립영화 온라인 스트리밍 ‘오비드TV’  

현재 오비드TV 운영을 맡고 있는 이카루스 필름의 조나단 밀러(Jonathan Miller)는 2020년 12월 초, 공개 서한을 통해 그간의 소회와 포부를 알리면서, 오비드TV의 자매 블로그 메타필름(metafilm.ovid.tv)’의 런칭에 대해 소개했다

2020년 12월 1일 조나단 밀러가 보내는 공개 서한 (출처: 메타필름 홈페이지)
2020년 12월 1일 조나단 밀러가 보내는 공개 서한 (출처: 메타필름 홈페이지)

그는 오비드TV를 시작할 당시 이미 (영상 콘텐츠 소비 경향이) 온라인 시청으로 넘어갈 것이고, 새로운 거대 플랫폼이 태어날 것임을 예상했었지만,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시장 경쟁이 이토록 극심해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비드TV의 구독자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증가해왔고, 서비스 작품 수와 관람 횟수 역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성과 역시 분명히 밝혔다

조나단 밀러가 공개 서한을 통해 다시 한 번 밝힌 오비드TV의 설립 원칙 중 하나는 이 플랫폼이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커뮤니티, 나아가 일종의 운동(movement)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뜻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 거대 미디어 기업의 흔한 공산품(알고리즘)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 그래서 어떤 새로운 예술적 경험과 대안적 비전, 또 사회적 시각을 담은 영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로서의 오비드TV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오비드TV가 그 자체로 값진 것이지만 대안적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단지 새로운 SVOD 서비스를 오픈하고 우리 좀 봐 달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신뢰를 쌓기 위해 공유와 토론, 논쟁, 투명성과 개방성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투명성의 의미는 플랫폼의 콘텐츠와 이용 현황, 구독자의 관람 트렌드 정보 등의 공개는 물론, 이 플랫폼의 운영 현황과 계획, 개선 방안에 대해 모두와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앞으로 오비드TV의 구독자, 후원자는 물론이고 관심 있는 창작자, 프로듀서, 평론가, 배급자 등과 함께 거대 미디어 기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적인 환경과 목소리, 비전을 키워낼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서의 오비드TV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그 시작으로 새로운 소통 공간인 메타필름을 소개하며 글을 마쳤다

조나단 밀러의 공개 서한 원문 보기

메타필름에는 지난 202010월 첫 게시글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 대한 리뷰와 인터뷰, 신작 소개, 관련 영상 콘텐츠는 물론, 월별로 구독자수 변동 추이와 각 작품별 시청 분 수를 기기별로 정리한 자료 등이 업로드되고 있다.

2021년 12월 공개된 작품별 이용 현황 (출처: 메타필름 홈페이지)
2021년 12월 공개된 작품별 이용 현황 (출처: 메타필름 홈페이지)

2022년 111일 게시된 2021 연말결산에서는 현재 오비드는 38개 콘텐츠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으며, 오비드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1,319(캐나다의 경우 1,021)으로, 34.5% 증가했다며 콘텐츠 현황을 밝히고, 전환율(무료체험에서 유료 구독으로 전환한 비율)과 이탈률(매월 구독을 취소한 비율)을 포함해 도표로 정리한 구독자 수 데이터도 공개했다. 더불어 “2021년 한 해 수입은 약 35% 증가했고, 콘텐츠 파트너들에게 지급된 판권료는 약 37% 올랐다는 등 재정 상황에 대해서도 공개하며, 꾸준히 언급하는 오비드TV의 원칙, ‘철저한 투명성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1 오비드TV 연말결산 게시글 원문 보기

 

그렇다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이와 같은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을까?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7, 한국에 진출한 것은 2016년이지만, 처음으로 전 세계 지역별 구독자 수와 수익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한 것은 2019년 12월이다(김정남 기자, "3년새 3배 급증..넷플릭스 성장 이끈 亞 구독자들", 이데일리, 2019. 12. 17) 2002년부터 연차보고서(Annual Report)도 발행하고 있지만 이는 주주를 대상으로 작성된 투자 정보(IR)들로 구성되어 있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작자들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나 이용 정보를 공개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연차보고서 보기) 

이런 점에서 오비드TV가 직접 공개하는 정보는 아직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해 줄 정도라고 할 수 없더라도, 그 배경에 담긴 의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나단 밀러가 여러 아티클을 통해 거듭 밝히고 있듯, 산업보다는 문화적 관점에서 독립예술영화의 대안적 미디어 생태계, 즉 관객 및 창작자, 배급자, 평론가 등 영화를 둘러싼 유기적 네트워크 공간으로서의 실험이 그것이다.  

국내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OTT 서비스와는 다른 방식의 시도를 하고 있는 대안적 OTT들이 생겨났다. 여성영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퍼플레이, 온라인 영화제 플랫폼으로 시작해 독립영화 큐레이션 스트리밍을 시작한 온피프N,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상영작 중심으로 구성된 보다(Voda) 등, 작지만 유의미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대안적 OTT의 실험에서 데이터 투명성에 대한 노력은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적 사안이 될 것이다.  

오비드TV를 비롯해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는 독립예술영화 온라인 플랫폼에 응원을 보낸다.   

 


#3. [동향] 이 세계는 더 평등해지고 있을까? <2022 세계 불평등 보고서> 발간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는 전 세계의 부와 소득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2022 세계불평등보고서>(World Inequality Report)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불평등의 경향을 성별, 환경, 조세 정의를 포함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차원에서 분석하고 우리가 촉구해야 하는 정책적 변화의 방향을 제안한다. 보고서에 담긴 핵심적인 통찰 4가지를 소개한다.

 

1. 세계 불평등의 진화 : 여전히 심각한 부의 불균형

지난 200년간 세계 불평등의 변화 추이에 따르면 국가 간 불평등은 제국주의의 부상과 함께 1820년에서 1910년 사이에 증가했다가 개발도상국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19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지난 20년간 국가 내에서의 불평등은 크게 증가했다. 불평등을 소득과 부로 나누어 살펴보았을 때 국가 내 상위 10% 개인과 하위 50% 개인의 평균 소득 간 격차는 8.5배에서 15배로 거의 두 배가 되었다. 부의 불평등은 훨씬 더 두드러진다. 세계 인구의 가장 가난한 50%는 전체의 2%에 해당하는 부만 소유하고 있는 반면, 세계 인구의 상위 10%가 전체 부의 76%를 소유하고 있다. 

세계 소득 및 부의 불평등 : 가장 부유한 1%가 전 세계 소득의 19%, 부의 38%를 차지한다.
세계 소득 및 부의 불평등 : 가장 부유한 1%가 전 세계 소득의 19%, 부의 38%를 차지한다.


2. 부유한 국가 VS 가난한 정부

지난 40년 동안 국가는 더 부유해졌지만, 정부는 훨씬 더 가난해졌다. 정부의 순자산과 민간 부분의 순자산 간 격차를 살펴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진행된 규제 완화, 민영화 및 정부 부채 증가로 인해 공공의 부는 줄어들고 사적 부의 비중이 증가했다. 심지어 영국과 미국에서는 공공 자산의 총계가 공공 부채보다도 적다.

COVID-19의 확산으로 인한 위기는 이러한 경향을 가중시켰는데, 경제활동의 제한으로 국민소득이 5~10% 감소하자 부유한 국가의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근로자와 기업을 지원했고, 2020년의 경우 국가 재정은 총 소득의 5~15%에 가까운 적자 재정으로 운영되었다. 더 가난해진 정부는 기후 변화와 같은 21세기의 주요 과제를 비롯한 미래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 여전히 심각한 성별 임금 격차

최근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의 성별 임금 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1990년을 기준으로 여성이 벌어들인 노동 소득은 전체 소득의 약 30%에 해당했으나,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겨우 35%에 머물렀다. 여전히 남성은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약 2배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동일 노동에 대한 임금 차별뿐만 아니라 고소득 직업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득 격차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오후 3시 이후에는 무급으로 일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성별 임금 불평등을 가시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에 '3시 스톱' 조기 퇴근 시위를 이어오기도 했다.

세계 노동 소득 중 여성 소득의 비율(1990~2020)
세계 노동 소득 중 여성 소득의 비율(1990~2020)


4. 부의 불평등은 탄소 배출량의 불평등으로

부의 불평등만큼이나 탄소 배출량의 불평등도 심각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당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평균의 1/3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부유한 나라들의 친환경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은 세계 평균에 비해 3배, 유럽은 1.5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국가 간 탄소 배출량의 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개인 간 불평등은 더욱 두드러진다. 세계 탄소 배출량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배출량의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약 50%(31)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하위 5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총 배출량의 12%(1.6) 만을 생산한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부분의 탄소 배출에 책임이 있는 집단에 감소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한다.

세계 지역 간 인당 탄소 배출량(2019)
세계 지역 간 인당 탄소 배출량(2019)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부의 재분배

소득 및 부의 불평등의 과감한 재분배 없이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COVID-19 팬데믹은 저소득층, 교육 수준이 낮은 소수 민족, 여성을 포함하여 취약한 개인에게 더욱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2022 세계불평등보고서>는 이러한 불평등의 심화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에 따라 어떤 국가(미국, 러시아 및 인도)에서는 불평등이 극적으로 증가한 반면, 다른 국가(유럽 국가 및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불평등이 적게 증가했다. 법인세를 재조정하고 부를 독점한 집단에 누진세를 부과하여 이를 교육, 건강 및 환경에 재투자하는 등의 시도가 가능하다. 앞으로의 정책과 선택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게 될 세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제안은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소득과 자산이 세계 안에서 어느 위치인지를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자.

나의 소득 및 자산 수준 체크하기 (세계 불평등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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