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호] 독립영화 지원을 위한 상상력 – 영국, 미국의 독립영화·미디어 지원 사례

5월 1주 (2024)

2024.05.10 | 조회 8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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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앤임팩트 미디어 뉴스레터

국내외 독립미디어 동향과 의제 브리핑

💌 뉴스레터 61호

61번째 인디&임팩트는 영국과 미국의 독립영화 및 미디어 지원 소식을 전합니다! 🤩

최근 영국에서는 지출 공제 확대를 통해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비롯한 많은 영국의 영화계 인사들이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 민간 재단은 비영리조직에 대한 대규모 지원 소식을 알렸고, 볼티모어의 청소년 대상 미디어센터가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독립영화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덤! 독립영화미디어 지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61번째 인디&임팩트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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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호] 독립영화 지원을 위한 상상력 - 영국, 미국의 독립영화·미디어 지원 사례

 

영화발전기금 고갈 위기

독립영화 등 공공성을 가진 영화 및 미디어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가능할까? 최근 정부가 영화발전기금의 중요한 재원인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영화발전기금 고갈과 영화계 지원 축소를 우려하는 영화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발전기금은 영화계 전반과 예술・독립영화를 지원해 왔기에, 기금의 고갈이 독립미디어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립영화・공공미디어에 대한 공적 지원은 왜 필요하며, 어떤 지원이 가능할까? 우리의 상상력을 넓혀줄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의 독립영화 및 미디어 지원 사례 2건을 소개한다.

 

영국영화협회 BFI가 지출공제를 통해 독립영화를 지원하다.

2024년 3월 영국 정부는 15만 파운드 이하 예산의 영화에 53%까지 지출 크레딧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약 40%의 세금 감면에 해당한다. 이번 세금 공제 정책의 변경은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 영역의 지원을 위해 마련된 조치다. 팬데믹과 온라인 OTT 시장으로의 전환 속에서 독립영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영화협회(이후 BFI)는 2022년 독립영화 경제 분석 보고서(An Economic Review of UK Independent Film)를 통해 독립영화의 현황을 파악하고 지원 대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독립영화는 제작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수익은 감소하는 상황으로, 지속가능성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BFI는 이 보고서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독립영화는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영상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강력한 기여자’이며 독립영화의 위기에 맞서 적절한 정책 개입을 통해 모두가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영화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더불어 독립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몇 가지 지원 방향을 발표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지출공제 확대 방안 역시 독립영화 제작 및 배급 관련 세금 감면의 유효성을 검토한 이 보고서에서 제안된 바 있다.

▲ <An Economic Review of U.K. Independent Film> 보고서 표지
▲ <An Economic Review of U.K. Independent Film> 보고서 표지

 

[An Economic Review of U.K. Independent Film] 보고서 원문

 

‘독립영화는 우리가 시작한 곳’

오펜하우어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비롯한 100명이 넘는 영국 영화계 인사가 이번 정책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독립영화의 의미를 강조하고 지원 확대를 환영하는 메시지다. 영화인들은 자기 뿌리가 독립영화에 있으며, 독립영화는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사회적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각각의 목소리로 선언하고 있다. 그중 일부 환영 메시지를 소개한다.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은 우리가 시작한 곳이며, 전체 산업에 필수적인 새로운 목소리와 혁신이 태어나는 곳입니다. 이번 강화된 세금 감면은 이미 영국 영화 제작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놀라운 작업에 기반을 두고, 향후 수년간 영국 크루, 영화 제작자 및 출연진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엠마 토마스, 영화감독, <오펜하이머>

 

“오늘 총리와 재무장관이 발표한 독립영화 제작 지원은 게임 체인저입니다. 이 지원은 영화 산업이 화면 안팎에서 다양한 새로운 재능을 가진 인재에게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차세대 영화 제작자들이 계속 번창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바바라 브로콜리 CBE , 프로듀서, Eon Productions, <Film Stars Don't Die In Liverpool>, <Ear For Eye>, Bond 시리즈

 

“저는 저예산 독립영화에 대한 강화된 세금 감면 제안을 강력히 지지합니다. 독립영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스티브 맥퀸, 작가/감독, <Hunger>, <노예 12년>, <Widows>

 

“독립영화는 영국에서 표현의 자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창작자들이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추구하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소수집단이 새로운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는 우리가 다양한 영국적 서사를 탐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독립영화 자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에, 이 추가 지원은 영국 예술가들이 국제 무대에서 역동성과 영향력을 펼치는 데 필수적일 것입니다.”

리즈 아메드, 배우/작가, <Sound of Metal, Fingernails>, <The Night Of>, <The Long Goodbye>

 

“우리는 내일의 창조적인 영화 제작자들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예산 수준에서 영국에서 영화를 자금 조달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성과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가능하게 하는 추가 지원을 환영합니다.”

조나단 글레이저, 작가/감독, 최우수영화 및 최우수 감독 포함 다섯 개의 오스카 후보에 오른 <The Zone of Interest>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영국 독립영화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힘든 환경에서 이 지원은 정말 중요합니다. 창의성을 ‘The Zone of Interest’가 보여주듯이 위험을 감수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세금 크레딧을 통해) 성공적으로 영국 및 국제 관객과 연결되고 도달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짐 윌슨, 프로듀서, <The Zone of Interest>

 

자선가 맥켄지 스콧, 미국 비영리조직에 6억 4천만 달러 규모 지원 발표

▲ 맥켄지 스콧(MacKenzie Scott) (사진 출처: Getty Images)
▲ 맥켄지 스콧(MacKenzie Scott) (사진 출처: Getty Images)

 

올해 자선가 맥켄지 스콧은 미국 전역의 비영리 조직 361개 조직에 100만 달러, 혹은 2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총 6억 4천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다. 멕켄지 스콧은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스콧의 전 부인으로 이혼 후 Yield Giving을 창립하고 사회적 기여를 하는 비영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초기에는 비영리단체의 부담을 줄이고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목표로 조용한 리서치를 통해 지원 기관을 선정하였으나, 올해는 공개 공모를 추가하여, 더 많은 비영리 단체에 지원받을 수 있는 문이 열렸다.

▲ Yield Giving
▲ Yield Giving

Yield Giving의 지원단체 데이터베이스 보러가기

 

볼티모어 지역 청소년 미디어 센터 지원 선정

올해 공모에는 총 6,353개의 지원서가 도착했는데, 그중 볼티모어 지역의 커뮤니티/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아트센터인 Wide Angle Youth Media가 선정되어 눈길을 끈다. 지역사회 청소년에게 영화, 사진, 그래픽 등 미디어아트 교육을 통해 사회적 격차를 넘어 참여를 끌어내는 것을 사명으로 한 기관이다.

이 센터는 지역공동체, 고등학교, 중학교 대상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중심으로, 청(소)년 인턴을 고용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지원하여 커리어와 연결될 수 있는 길도 제공한다. 미디어 교육에는 반인종주의, 커뮤니티와의 연대, 사회적 격차 해소 등에 대한 방향성이 중요한 미션으로 녹아있다.

▲ Wide Angle Youth Media 의 2023년 임팩트 보고서. 센터의 활동, 성과, 기금 분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Wide Angle Youth Media 의 2023년 임팩트 보고서. 센터의 활동, 성과, 기금 분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Wide Angle Youth Media 의 2023년 임팩트 보고서

 

이번 지원은 지역사회를 연결하고 청년에게 창의성과 직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미디어센터의 역할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 반갑다. 한국에서도 공적 영역에 대한 민간의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독립영화・미디어 지원을 위한 혁신적 상상이 필요한 때

한국에서도 총선 전에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이 발표되었는데, 정부는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하고, 중소 중견기업이 영상콘텐츠 문화산업전문회사에 투자한 금액에 대한 세제 혜택 3%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지원은 공공영역보다 산업적 관점이 부각되어 있어, 정작 지원이 필요한 독립영화나 공공미디어의 지원 정책은 미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독립영화·미디어의 사회적 가치를 확인하고 다양한 지원 방식을 도입해야한다. BFI는 위 의견서에서 세금 공제 방안과 더불어 스트리밍 사업자의 독립 제작자 지원을 통해 독립영화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업계 주도 정책 솔루션을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BFI 기술 검토 보고서 2022에서 업계가 생산 지출의 1%를 교육 및 인력 개발에 투자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도 영화관 부과금 폐지의 대안으로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부과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나, 사업자-정부-지원대상 간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세금 공제, 민간 지원, 새로운 재원의 조달 등, 독립 미디어/영화에 대한 지원 방식을 창의적으로 고민하고 제안할 때이다.

 

관련 글 [22호] 영국 BFI 독립영화 경제 리뷰 : 시장 실패와 대안

 

🌈 글쓴이. 권세미

연극, 공동체미디어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오다 현재는 기술과 문화가 융합된 뉴미디어로 영역 확장을 위한 도움닫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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