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호]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에게 공동체에 대해 묻다!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 연구보고서 소개

💌 뉴스레터 78호

📻인디&임팩트 78호에서는 최근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에서 진행한 작지만 소중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3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초부터 정식으로 방송 송출을 시작한 단원FM공동체라디오에서는 음악방송에서부터 인문학, 이주민, 세월호, 창작동화, 페미니즘까지 무려 30개 이상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연구는 이 과정에 참여한 다양한 방송참여자들에게 공동체에 관한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담고 있습니다.

아래 원고와 연구보고서를 통해 단원FM 공동체라디오활동가들이 말하는 공동체와 공동체미디어의 가치를 한껏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

공동체라디오활동가들에게 공동체에 대해 묻다!

-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 연구보고서 소개

사단법인 안산공동체미디어에서 운영하는 단원FM공동체라디오는 3년의 시간에 걸쳐 2024년 2월 88.7MHz 주파수를 통해 정식 개국하고 3월에 개국 행사를 했다. 우리는 이 기간에 라디오제작교육을 받으며 방송국 개국을 기다려왔고,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송출부터 함께 해온 방송진행자들이 공동체에 관한 인식에 변화를 경험했는지 알고 싶었다. 연구주제를 '공동체라디오 방송활동 참여가 공동체에 관한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로 정하고, 방송진행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결과물을 정리해 자료집을 만들어서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24년 9월 23일에 포럼을 개최했다.

경기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작은연구’ 지원금을 받아 진행된 연구는 아카데미 문법을 따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엄청난 분석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다. 다만 지난 3년을 함께 해온 방송진행자들의 진심을 통해 조금이나마 공동체에 관한 인식의 변화를 알고 싶었다.

인터뷰는 총 14개 팀 및 방송활동가들과 개별 또는 FGI로 진행했고 연구참여자들이 참여하는 방송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도 담았다. 참여 방송활동가들의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음악방송 진행을 하는 <정재민의 A-Song>, 라이브 음악방송으로 직접 가수가 트롯을 부르는 <박정열의 추억의 레코드>, 7080 노래를 중심으로 주제를 정해 방송하는 <테마가 있는 음악>, 알려진 드라마와 영화를 재해석하는 <드라마 천국>, 낭독극을 하는 <YOU, 혹하는 낭독극장>, 지역문화·예술을 다루는 <김태현의 문화랑 예술이랑>, 안산의 사람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이주의 안산>과 <천원석의 횡설수설 인문학>, 창작동화를 읽어 주는 <옛날옛적 갓날갓적>, 엄마와 사춘기 딸의 이야기를 담는 <모녀사이 ENFP>, 기후위기와 환경 이야기를 다루는 <얼쑤의 Earth>, 이주민의 네팔어 방송 <너마스떼 코리아>, 결혼이주여성의 한국 이야기 <한국이 좋습니다>, 반월·시화공단 50인 이하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에 관해 이야기하는 <월담 노동 it 수다>, 페미니스트들의 방송 <페미니즘은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세월호참사피해자 유가족이신 어머니 두 분이 진행하는 안산의 가슴 아픈 일이자, 기억하고 애도하며 진실규명을 해야만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끝나지 않은 세월호 이야기>가 있다. 현재 단원FM에서는 30개 이상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송출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우리 안에서 있었다. 그 마지막 결론을 공유한다.

첫째, 단원FM이라는 지역을 기반한 공동체라디오의 출현 자체가 그 자체로 안산이라는 지역에 공동체성의 긍정적 시그널을 던진다는 점이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공통으로 단원FM이 각각의 섬으로 존재하던 수많은 성격의 단체와 계층을 이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랐다. 이 안에서 집약된 에너지를 모아 소외당하고 가려진 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루는 전위의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을 기대하고 요청하는 것이다.

둘째, 공동체성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던 언어가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동체성이라는 기준으로 보았을 때 진행자들이 서 있는 위치와 처음 방송 시작의 의도와 목표는 다 달랐으며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상당 부분 섞여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횟수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안산이라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확장되었으며, 다른 진행자들의 모습과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으며 자신들의 좌표를 조금씩 조정해나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진행자 한 명 한 명이 단원FM의 자발적 송신탑의 역할을 자임하게 되었다.

셋째, 안산의 주민으로서 그 관념 안에 잘 포착되지 않았던, 이주민들이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기 위해 등장하면서, 선주민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느새 같은 주민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라디오제작교육이나 워크숍 또는 송년회나 방송진행자들과 함께 한 파티에서 함께 하다 보니 동료로 인식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말 그대로 글로컬한 안산에 걸맞는 단원FM의 특성으로 보인다.

넷째, 단원FM이 가지고 있는 물적 토대에 대한 염려를 통해 우리가 처한 현실의 민낯을 확인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달리 보면 이는 진행자들의 단원FM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아가 재정자립을 위한 더 많은 후원자 모집과 함께 발아래 치이는 일들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하라는 요청이기도 하다. 앞으로 재정적인 이유로 상근자가 한 명 더 줄 예정이어서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민인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방송 진행자들은 더 많은 교류가 서로 간에 있기를 바랐고, 외부에 홍보를 더 열심히 해서 알리고, 지역사회와도 더 확장된 연결성을 가지기를 요청했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송출되기 시작하자, 사무국 활동가들의 할 일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유튜브만 내보내다 어플과 주파수 실시간 송출은 급급한 방송편성 업로드로 인해 여유가 사라진 것이다. 더구나 수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늘어난 것도 힘들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존 방송진행자들과 신규 방송진행자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거리감이 있어서 해소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잘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역의 곳곳을 원하는 만큼 다니지 못한다. 공동체 활성화를 지향하는 단원FM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연구보고서 다운로드

👩‍🦳글쓴이. 정혜실

이주민방송 MWTV에서 2016년부터 대표로 활동해왔다. 2021년 대표 사임을 하고, 현재 사단법인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공동체라디오에서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인류학 연구자로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는 다국어방송과 사회적 이슈이자 지역적 이슈를 공동체라디오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