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경쟁으로 모두가 불행한 나라. 해법은 무엇일지? 경쟁보다는 믿음이 바탕인 세상, '같이 해보자'는 윤리적 가치가 우선인 세상?
- 그가 보기에 한국인의 불행은 사회 시스템과 개인의 의식 양쪽에서 비롯한다.
- 작은 텃밭을 가꿔 봄마다 싹이 트는 행복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20분쯤 가면 지리산도 있고 바닷가도 있다. 돈이나 친구보다 이런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 비유하자면 자전거를 사고, 스쿠터를 사고, 경차를 사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다. 대형차를 몰다가 스포츠카를 사는 게 어렵다.
- 한국의 경쟁은 의자 5개를 놓고 10명이 앉으려는 게임이다. 신호에 맞춰 재빨리 의자에 앉으려고 눈치를 본다. 이 게임에서 불행한 사람은 10명이다. 자리를 못 잡은 5명은 당연히 행복하지 않다. 그런데 의자에 앉아 있는 나머지 5명도 두려움에 떤다. 자리를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앉자마자 불안해하는 것이다.
- 자리는 충분하다. 대기업·의사·공무원처럼 한국 사람 모두가 선망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자리가 잘 살펴보면 있다. 한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사람에 따라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 물론 정부가 할 일도 많다. 우선 사회적 소수자 지원이다. 여전히 한국 사회는 여성이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 청년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자들의 법적 권리도 제약이 많다. 이민정책도 새로 검토해야 한다.
- 교육은 정부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독일 교육과 한국 교육은 180도 다르다. 독일은 잘 배우기 위해 시험을 보는데 한국은 시험을 잘 보려고 배운다.
- 독일에서도 모든 사람이 의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1등이 아니었어도 정말 의사가 되고 싶다면 의대에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 점수가 좀 모자라더라도 시간을 들여 계속 도전하면 입학은 불가능하지 않다. 대신 독일 대학은 졸업하기가 어렵다.
- ‘좋은 의사’ ‘좋은 변호사’인지 평가하려면 입학보다 졸업 성적을 봐야 하지 않을까? 입학 이전에는 전공 지식을 전혀 모르니까. 독일 시스템은 모든 사람에게 ‘너, 이 공부 하고 싶어? 해봐, 해봐!’라고 권장한다. 열정 있는 전문가를 배출하는 체계다.
- 마음에 안 드는 의견은 그냥 없애버리는 문화가 퍼져가는 것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의견이 양극화되고 가운데 아무것도 없는 건 최근 미국 사회의 방향인데, 내게 미국은 결코 좋은 모델이 아니다.
- 최저임금 제도를 두고 내게 연락해오는 한국 사람이 많았다. 이들이 ‘독일은 최저임금 제도 잘되잖아요?’라고 물어오면 나는 늘 ‘네. 독일에서는 잘돼요. 그건 독일이니까’라고 답한다.
- 독일만큼 서로 믿는 사회가 아닌 곳에 독일식 교육제도를 도입하긴 어렵다.
- 요새는 한국인의 사고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우리’보다 ‘나’를 더 생각하고, 돈에 너무 집착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살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구성원들이 믿을 수 있는 윤리적 가치가 깔려 있어야 한다. ‘같이 해보자’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보자’라는 의식이 요즘 한국에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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