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운영자 Beomkie의 개인적인 생각, 자동차라는 제품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보세요!
1886년 1월, 세계 최초의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이 특허를 받은 지 내년이면 어느덧 139년이 됩니다. 내연기관 엔진을 기반으로 시작된 자동차는 지난 세월 동안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그 결과 우리는 수많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현대 자동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두고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우주 로켓(80년대에 대부분 기술이 정체)보다 고도화된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우리는 몇 천만 원만 지불하면 구매할 수 있다. 자동차가 얼마나 엄청나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의 기술적 도약을 상징하는 발명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단단하고 견고해 보였던 자동차 산업에도 이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닥쳐왔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시장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이 갑작스럽게 이러한 큰 변화를 겪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배경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정해져 있었던 시장
내연기관 엔진은 오랜 시간 동안 고도화된 성장을 이루며 자동차 산업의 중심 축이 되어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방대한 생태계가 형성되었고, 내연기관 엔진의 연구와 기술 개발을 선도해 온 완성차 기업들은 방대한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동차 산업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높은 장벽을 구축했습니다. 이 장벽은 웬만한 대기업조차 쉽게 뛰어들기 어려울 만큼 견고하고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견고하게 구축된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는 오랫동안 기존 완성차 기업들 간의 경쟁만이 이루어졌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혁신적인 기술보다는 내부 경쟁자 간의 우위를 가리기 위한 사소한 발전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여겼던 이러한 모습이 거시적으로는 기존 자동차 시장의 고착화된 관습이자 가장 큰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산업은 그 거대한 규모로 인해 시장의 판도가 단기간에 변화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자동차는 안전과 직결되는 특성을 지닌 만큼, 산업 전반에서 항상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왔습니다.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한 시도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며 신중한 선택을 해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의 진보는 기계의 진보
기존 자동차 산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동차 기술은 주로 자동차 시장 내에서 발전하며 고도화되었습니다. 이는 자동차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춘 기술 개발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이 외부 기술, 특히 IT와 컴퓨터 기술과의 융합에 소극적이었던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오랫동안 내연기관 엔진, 재료 공학, 가공 기술 등 자체적인 혁신에 집중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은 대부분 자동차 시장 내부에서만 이루어졌으며, IT나 컴퓨터 기술과 같은 외부 산업의 혁신이 자동차 시장에 스며들기에는 높은 장벽이 존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기술은 외부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더 큰 혁신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의 패러다임 안에서 경쟁과 발전을 반복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점은 자동차 산업의 보수적 성향과 폐쇄적인 생태계가 한몫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융합을 시도했더라도, 기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 특성상 그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시대가 바뀌고 균열이 일어났습니다.
뉴 플레이어가 들어오다.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점차 소형화되면서,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과 소형화는 단순히 “컴퓨터가 어디든 융합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이들은 하드웨어 제품과 생산 공정 자체를 보다 효율적으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드웨어의 구조와 설계는 더 나은 소프트웨어와 결합하기 위해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것입니다.
테슬라가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테슬라를 단순히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초기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반이 실리콘 밸리의 혁신 DNA를 갖고 있는 회사의 특징이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Model S에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것으로 테슬라는 당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틀을 깨고,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신호탄이었습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의 혁신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기존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의 방식을 따라가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만의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라면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며 그 생태계에 적응해야 했겠지만, 테슬라는 자동차라는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적 구조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치 IT 기업이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들어 나가듯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결합을 통해 자동차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자동차의 새로운 정의는 명확했습니다.그 생태계에 적응해야 했겠지만, 테슬라는 자동차라는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테슬라는 자동차를 단순한 기계적 구조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치 IT 기업이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들어 나가듯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결합을 통해 자동차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창조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자동차의 새로운 정의는 명확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추구하며,
높은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
이것이 바로 테슬라가 쌓아올린,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정의된 자동차입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전기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바꿔놓았고, 이는 컴퓨터와 IT 서비스 기술이 완벽히 융합된 자동차가 아닌 새로운 디바이스였습니다.
새로운 챕터의 시작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 혁신을 이루며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동화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성능의 기준을 평준화시키며, 하드웨어 중심의 차별화 요소는 점차 흐려지고 있습니다. 과거 내연기관 시대에는 엔진 성능과 출력, 주행 능력이 주요 경쟁 요소였지만, 전동화된 자동차에서는 이러한 하드웨어적 요소들이 상향 평준화되어, 이제는 시간 문제로 해결될 분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동화로 인한 하드웨어 기술의 상향 평준화는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며,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이 새로운 차별화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변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사의 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되는 구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AI의 융합은 자동차의 사용자 경험을 완전히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기능과 성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AI는 운전 보조 시스템부터 완전 자율주행까지 자동차의 지능화된 진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편의성을 넘어서, 안전성, 효율성,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와 AI의 차별화 요소는 고객의 선택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차량 내부에서 제공되는 사용자 중심의 경험,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 그리고 AI 기반의 자율주행 기능은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경쟁은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의 혁신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전기차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시작
테슬라가 문을 연 전기자동차 시장은 많은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제도 발생시켰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배터리로 인한 가격 상승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자동차는 값비싼 배터리로 인해 차량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는 기존 레거시 제조사들이 따르던 방식을 거부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생산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산방식은 또 다시 기존 레거시 업체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Unboxed Process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생산 방식을 부정하며 더 효율적인 생산 방식으로 Unboxed Process를 도입했습니다.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은 차량이 모든 공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는 전통적인 방식이었지만, 테슬라의 프로세스는 차량을 6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제작한 뒤, 최종 단계에서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수직 통합과 내재화
테슬라는 배터리 셀 생산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내부에서 처리하는 수직 통합 전략을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개선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테슬라가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단 번에 찍어내기, 기가캐스트
테슬라의 기가캐스트(Giga Cast)는 일론 머스크가 자동차 모형을 보며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방식은 알루미늄을 틀에 녹여 넣어 한 번에 주조하는 방식으로, 마치 붕어빵처럼 자동차 부품을 제작하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초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회의적이었지만, 기가캐스트는 비용을 40% 절감하고, 무게를 30% 가볍게 만드는 데 성공하며, 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단순히 부품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며 구조적 강도를 높이고 불량률을 감소시키는 등 혁신적인 생산 효율을 만들어냈습니다.
테슬라의 이러한 생산 방식은 레거시 업체들로 하여금 이를 따르도록 만들었고,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도달하지 못했던 약 30%에 달하는 높은 마진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인 생산 시스템의 비용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자동차 제조의 미래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혁신이 필요할 때
혁신이 필요한 대상은 바로 레거시 제조사들입니다.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균열을 일으키며, 자동차 산업은 한 단계 성숙해지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기존 레거시 제조사들이 만들어온 장벽은 전동화로 이미 상당 부분 허물어졌고, 이제는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때로는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갈아엎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테슬라는 처음부터 새로운 관점으로 자신들만의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차곡차곡 쌓아올린 반면, 레거시 제조사들은 오랜 시간 동안 복잡하게 얽힌 기존의 이해관계와 구조적 제약 때문에 제조 공정을 혁신하는 일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면 기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며, 이는 시간과 자원의 막대한 투자를 요구합니다.
최근 컴퓨터 성능의 비약적인 향상과 그로 인한 AI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와 요구사항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그 변화는 더욱 두드러질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소프트웨어를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자동차를 평가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으며, 점점 더 높은 기준으로 소프트웨어의 품질과 가치를 요구할 것입니다.
레거시 제조사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사고방식과 관행을 완전히 혁신해야 합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유리한 키(Key)는 뉴 플레이어들에게 쥐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느냐, 누가 더 좋은 소프트웨어 파워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레거시 제조사들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이제는 과감히 도전해야 할 시점입니다.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혁신이 필요할 때 입니다.
Written by @beom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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